천자문의 대안교과서로 기획된 아학편 같은 한자 학습서들도 많이 만들어졌지만, 천자문을 제대로 읽어본 사람도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나만 해도 중고등학생 때부터 동양 고전에 심취했지만 정작 기초가 되는 동몽선습이나 천자문 등으로 시작한 게 아니라 제자백가부터 봤으니 ...












대충 훑어보면 천자문에 간단한 뜻풀이나 고사성어, 겉다리 이야기 등을 늘어놓은 해설류가 위주인데, 천자문을 문자학적으로 사상적으로 본격적으로 천착한 책이라면 김근 선생의 역작인 [욕망하는 천자문]이 있는 정도. 이 책은 다른 기회에 많이 추천했으니 이번에는 넘어가자. 


임동석 선생의 중국사상 총서 [천자문]은 각종 판본을 충실히 잘 모은 사료로서의 가치에 충실해서 기회가 되면 곁에 두고픈 책이다.


헌데 이 책은 알고 보면 꽤 괜찮은데, 그닥 많이는 안 알려졌더라. 

[說文에 의한 新釋 千字文]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천자문의 글자 하나하나를 설문해자로 풀어주고 자구 풀이를 한 책이다. 천자문 책인 줄 알고 집어들었다가 설문해자를 읽게 되는 셈인데 ... 초입자보다는 어느 정도 문자학에 관심 있는 학습자가 설문해자 입문서로 보기에 참 좋은 듯. (물론 갑골학의 연구성과는 당연히 반영이 안되었다.)

단점이라면 1972년에 나온 초판의 판형을 그대로 쓰는지 상당히 흐릿하고 빽빽한 인쇄상태가 문제. 새로 산뜻하게 조판해서 펴내주면 천자문 독서시장에서 꽤 지분을 차지할 법도 한데 ... 출판사가 명문당 ...

털썩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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