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역 어쩌구도 나오고 해서 대충 번역에 관련된 책이겠거니 하고 ([번역의 탄생]을 쓴 번역자 출신의 저자를 믿고) 펴들었는데 ...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약간의 사기(?)를 당했다는 것을 곧 알게 된다.
물론 개념의 번역에서 시작하지만, 인식의 틀(프레임)을 다루고, 더 나아가 세계를 그렇게 인식하게 만드는 세력의 실체를 드러내는 것이 이 책의 주제이다. (굳이 유사한 책들을 꼽자면 [거꾸로 읽는 세계사], [세계사 편력], 그리고 [화폐전쟁] 등이 되겠다. 이런 주제에 익숙한 독자라면 한번쯤 들어는 봤을 이야기일 수도 있고.)
SOAS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는 저자의 근황에서 짐작되듯, 평소 잘 몰랐고 관심도 그닥 없었던 아시아와 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역사와 당대의 시사 속사정에 대한 새로운 시각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