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재미있는 대학 학부 과정이다.

고전을 읽고 토론한다. 끝.

물론 이는 시카고 대학에서 주창한 Great Books Program 의 영향으로 이루어진 교육과정.
(reference: Great Books of the Western World, Britannica)

 

 

(아래는 대표적인 주창자인 모티머 아들러의 번역서들.

대개 "How to Read a Book"이라는 같은 책의 번역서다.

[개념어 해석]은 아마도 "Six Great Ideas"의 역서로 보이고,

[토론식 강의 기술은 "How to Speak, How to Listen"의 번역.)

 



 

 

 

 

 

 

 

 

 

 

 

 

 

 

 

 

 

 

 

 

 

 

 

 

 

 

 

 

1696년에 윌리엄 왕 학교로 처음 세워진 성 요한 대학 은 1937년부터 고전 읽기 과정으로 전환했다. 메릴랜드 주 아나폴리스와 뉴멕시코 주 산타페에 캠퍼스를 두고 있는데, 후자는 동양 고전 과정도 운영한다고.

따로 과가 나뉘지 않고, 전교생이 4년간 고전어와 프랑스어를 배우고 고전들을 읽고 토론하고, 문리학사 학위를 받고 졸업.

미국에 많이 있는 탄탄한 학부 과정 중심의 소규모 문리대(college of liberal arts)의 전범을 보여준다.

 

 



 

 

 

 

 

 

 

 

 

 

 

 

(이번에 이런 책이 나왔다고 해서 하는 블로그 포스팅이다.

20여 년 전에 무슨 유학기 하나가 나와서 베스트셀러가 되더니

너도나도 조기유학 열풍이 불어 약간의 부수적 사회문제가 생긴 바 있는데,

이런 바람직한 유학기라면 대환영이다.)

 

우리도 이런 대학 하나 만들자!

아니 사실 이런 취지 하에 비슷한 시늉들은 하고 있다.

(0. 굳이 따지자면 조선시대 성균관 뭐 이런 데도 ...^^)
1. 원래 동숭동 시절의 서울대는 문리대였다. 물론 전공별로 나뉘긴 했지만.
2. 90년대 중반에 본고사가 부활하면서 서울대 등등에서 필독 고전 목록을 제시하고 뭐 그랬는데, 사실 본고사 논술 대비용이라기보다는 학부 과정 필독서 정도의 성격이 짙었다. 아니나다를까, 몇년 뒤부터는 학부 교양수업에 고전읽기 강좌도 개설하고 그랬다.
3. 법학전문대학원이란 걸 만들면서, 기존의 법대 학부는 폐과를 해야 했는데, 대체로 자유전공학부라는 정체불명의 학부들을 만들었다. (저런 미국식 교양 학부보다는 옥스포드 PPE 정도를 꿈꾸며 만들었을 것이다.)
일부 대학은 없앨 법대도, 만들 법전원도 없으면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역시 아무 생각 없는 학생들을 일단 받고 보자는 생각으로 유사한 과정을 만들었고. 얼마 뒤 인기가 시들해지자 폐과 수순.

(4. 위키페디아 관련 항목을 보니, 언더우드 국제대학 이란 곳이 한국 최초이자 유일한 문리대학으로 소개-"It is the first and only liberal arts college in the country"-되고 있던데 ... 어떤 허언증 환자가 이거 썼냐.)

자유전공. 자유학예. LIBERAL ARTS.
여기가 원래 이런 거 하는 데구만.

선진국에서는 융합형 인재니 뭐니 하여 인문학이 재조명을 받는다지만, 인구론과 문송합니다가 당연시되는 우리로선 저런 대학의 모습은 너무 머나먼 이야긴가?

(아참, 6년 동안 고전어도 배우고 동양고전도 주구장창 읽고-토론 수업은 없다, 아쉽게도- 논어 맹자 정도는 기본으로 암송하고 하는 과정은 우리나라에도 있는거로 안다. 12간지에 맞춰서 12개 학교가 있다던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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