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n in der Kunst des Bogenschiessens 

 

von  Eugen Herrigel

 

 

 

 

 

 

 

 

 

 

 

 

 

 

 

 

 

선불교와 궁도 양쪽에 걸친 유명한 책인데, 한참 절판이다가 출판사가 바뀌면서 표지도 바꾸고 제목도 바꿔서 새로 나왔다.

 

제일 왼쪽의 초판도 나쁘지 않았는데, 굳이 표지를 바꿨어야 했나 싶었는데...

새 출판사에서는 독특한 표지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아 왜 책등을 사진으로 찍어놓고 있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책표지였다니.

뭔가 바우하우스 느낌이 나지 않는가?

 

그나저나 새 제목에 사람들이 익숙해지려나...

 

 

 

 

 

 

젊은 시절 신비주의 전통에 경도된 적이 있던 독일 신칸트학파 철학교수가,

일본 東北帝國大學에 부임해 와서 활쏘기를 배워가며 선의 정신에 도달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

몸의 모든 행위(와 무위)를 연마하는 기예와,

그 수련을 통한 깨달음의 경지를 현대적 개념으로 서술했다.

이성적인 관점에서의 이해와 궁리의 시도가 포기되자 비로소 스스로를 드러내는 '그것'.

 

좋은 책이다!

 

(번역에 있어서는 글쎄, 일본의 한자 개념어를 독일어로 번역한 것을

다시 한국어로 옮기는 것이 과연 최선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번역 과정에서 일본어 번역본을 좀더 참조하는 것이 좋았을 듯)

 

 

 

 

 

 

 

아래는 본문 중 일부. 띄어쓰기는 임의로 다시 하였다. 

 

3. 올바른 호흡법

맨 처음의 시도에서 이미 나는 중간 강도의 연습용 활을 당기기 위해서도

안간힘을 , 다시 말해 온몸의 힘을 다 쏟아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이 목표에 고집스럽게 집착하면서 연습을 계속했다.

선생은 주의 깊게 나의 노력을 지켜보고,

조용히 나의 어색한 자세를 교정했으며,

열심히 한다고 칭찬했고, 너무 힘을 쓴다고 나무랐지만,

내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위대한 명인은 동시에 위대한 스승입니다.

우리에게 이 두 가지가 한데 속한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만약 수업을 호흡법에서 시작했다면,

아마도 호흡에 결정적인 것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납득시킬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당신은 먼저 스스로의 거듭된 시도를 통해서 좌절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 후에야 비로소 던져주는 구명 튜브를 움켜쥘 준비가 되었던 것입니다."

 

 

5. 연습 또 연습

정신은 아무런 특정한 장소에 매여 있지 않기 때문에 모든 곳에 현존한다.

또한 정신은 이것 또는 저것과 관계하지만 그에 얽매이지 않으며,

동시에 근원적인 운동성을 결코 잃어버리지 않기 때문에 현존한다.

 

마치 연못을 채우고 있으나 언제라도 흘러나올 준비가 되어 있는 물과도 같이,

정신은 자유롭기 때문에 매 수난 고갈되지 않는 힘을 발휘하고,

또 비어 있기 때문에 만물에 스스로를 개방한다.

이 상태가 진정 근원적인 상태로서, 이는 텅 빈 원으로 상징되는 바,

텅 빈 원은 그러나 그 속에 있는 자에게는 모종의 의미로서 다가온다.

 

모든 구속에서 벗어난 궁사는 어떠한 숨겨진 의도에 교란되지 않고,

오로지 정신의 현존의 충만 속에서 기예를 수련해야 한다.

그러나 그가 자기 자신을 잊고 창조적인 과정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역으로 기예를 수련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자신 속에 침잠한 자가 본능적으로 뛰어들 수는 없는 상황에

대면하고 있음을 깨닫는다면, 

먼저 그 상황을 의식으로 가져가야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는 이전에 벗어던졌던 저 모든 관계로 다시 들어서야 할 것이다.

 

그는 잠에서 깨어나 그날의 일정을 살펴보는 사람에 비유할 수 있겠지만,

깨달음을 얻어 근원적인 상태에 살면서

거기에 몸을 맡기고 있는 사람에게 비유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행위 과정의 각 마디가 신의 섭리를 통해서

비로소 그의 손에서 이루어진다는 생각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8. 어둠 속의 표적

나는 대답했다.

"도대체 아무 것도 이해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가장 단순 명로한 것조차 혼란스럽게 느껴지는군요.

 

제가 활을 당기는 것인지,

아니면 활이 저를 최대의 긴장으로 당기는 것인지.

 

제가 목표를 명중시키는지,

아니면 목표가 저를 맞추는 것인지.

 

'그것'은 육신의 눈으로 보면 정신적이고,

정신의 눈으로 보면 육체적인지,

또는 둘 다인지.

그도 아니면 둘 중 아무 것도 아닌지.

 

활, 화살, 목표, 그리고 저 자신,

이 모든 것이 서로 얽혀 있어서 더 이상 분리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분리하려는 욕구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활을 잡고 쏘는 순간 모든 것이 너무도 맑고 명료하며,

그저 우습게 느껴지기..."

 

 때 나의 말을 끊으며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방금

마침내

활시위가

당신의 한가운데를

꿰뚫고

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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