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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영혼과 해
닐 도날드 월쉬 지음, 프랭크 리치오 그림, 이현주 옮김 / 두레 / 2004년 2월
평점 :
절판
명저 [신과 나눈 이야기]가 국내에 처음 소개되면서부터 저자의 책을 빼놓지 않고 본 열혈독자이자, 심지어 영화판까지 섭렵한 나름 매니아로서... 이 동화까지 찾아 보게 되었는데...
영화를 보고 난 뒤의 허탈감의 열 배 쯤 되는 감정이 스믈거리며 올라옴은 왜 일까?
[신과 나눈 이야기]에서 나온 주제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참 쉽고 아름답게 풀어쓴 점은 좋으나, 이 좋은 주제를 전달할 이야기는 시작되려다가 말아버린다. 뭔가 전개가 더 되어야지, 아마 이렇게 흘러가겠지 (하늘나라에 있던 주인공들이 땅에 내려와서 무슨 역경도 겪고, 배신도 하고, 그러다가 아, 이게 아니구나 하는 것도 깨닫고... 뭐 그런 스토리라인 있쟎은가) 싶은 지점에서 그냥 끝이다.
내가 너무 때묻은 어른의 시각으로 바라봐서 그러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래서는 대상으로 상정한 아동 독자층으로부터조차도 무슨 대단한 감동을 불러일으킬까 싶다. [해리 포터] 수준의 기이하고 신비로운 모험까지는 아니더라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한 마디로, 작품성이 많이 떨어진다. 위대한 주제를 가지고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변주했다고 할까. 좋은 주제를, 그냥 선언만 해서는 아포리즘일 뿐이지 않은가.
말 나온 김에, 위에서 잠깐 언급한 [신과 나눈 이야기] 영화에 대해서도 짧게 언급하고 넘어가자. 당신이 아직 [신과 나눈 이야기]와 동명인 이 영화를 몰랐다면, 웬만하면 더 이상 알려 하지 마시라. [신과 나눈 이야기] 책 시리즈를 읽고 깊은 감동을 받았고, 영화가 있다는 사실에 궁금증이 동한다면, 그래도 웬만하면 보지 마시라.
[신과 나눈 이야기] 시리즈를 꾸준히 국내에 소개해 온 아름드리나, 중간에 시리즈 몇 권을 가로채어(?) 소개한 한문화 등에서 이 열 몇 쪽 분량의 아름다운 동화책을 굳이 소개하지 않았는지 대충 짐작이 가기도 하고, 그걸 굳이 떠맡아서 소개한 두레의 기획력은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