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파친코 1~2 세트 - 전2권
이민진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사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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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때는 부드러웠던 이마가 울퉁불퉁해져 있었다. 처녀 시절에 땋아 내렸던 반짝거리는 검은 머리는 이제 짧은 머리가 되었고, 그것도 대부분이 희끗하게 변해버렸다. 허리도 두툼해졌다. 한수는 선자의 풍만했던 가슴과 사랑스러운 분홍색 젖꼭지를 떠올렸다. 두 사람은 몇 시간 이상을 함께 보낸 적이 없었다. 한수는 늘 하루에 한 번 이상 선자와 사랑을 나누고 싶었다. 많은 여자들과 소녀들을 만난 한수였지만, 무엇이든 다하겠다고 달려드는 창녀들의 섹시한 자태보다 자신을 신뢰하는 선자의 순진한 몸짓에 더욱 흥분되었다.
선자의 예쁜 눈동자는 여전히 옛날과 똑같았다. 강가의 돌처럼굳건하고 밝은 빛이 그 눈동자에서 반짝거렸다. 한수는 젊음과 활기를 되찾아줄 수 있는 젊은 소녀를 사랑하는 노인 마냥 선자를 열렬하게 사랑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녀를 사랑했다. 자신이 그 어떤 여자보다 선자를 사랑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선자는 더 이상 아름답지 않았지만 한수는 여전히 선자를 원했다. 선자를 숲으로 데려갔던 일을 떠올리면 종종 아랫도리가 딱딱해졌다. 자동차에 혼자 있었더라면 흔치 않은 몸의 반응을 반기며 자위를 했을 것이다.
한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선자를 생각했다. 지금 선자는 뭘 하고있을까? 잘 지내고 있을까? 나를 생각하고 있을까? 한수의 마음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는 것만큼 자주 선자에게 달려갔다. 선자가 노아의 행방을 알아내려고 자신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선자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던 것은 자신도 노아에 대해 아는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선자를 실망시키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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