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한 작가의 생소한 작품인데, 나름 영화화(국내에는 [욕망의 코스프레]라는 제목으로 소개)까지 된 모양.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R-18 문학상' 대상 수상작인데다, 어느 다독가께서 "진짜 어마어마하게 야하다"라고 평하셔서 약간의 기대(?)를 가지고 보게 되었는데, 평자께서는 "포르노도 보지 않고 야시시한 콘텐츠를 전혀 소비하지 않"는 분이시라는 점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사춘기 소년 시절에 그 무렵의 남학생들이 다 그러하듯 교실 뒷편에서 몰래 돌려보던 몇몇 '남성에 의한 남성을 위한' 작품을 접했던 입장에서는 전혀 ... 야하지 않더라고. (이게 결국은 야하다, 선정적이다의 기준이 무엇인가 라는 문제로 넘어가야 하는데 ... 자세한 사항은 생략한다!)
오히려 함께 수록된 다른 작품들이 꽤나 흥미로웠는데, 소외된 지역의 아이들에게 애정을 갖고 동기부여를 해주는 학원 선생을 그린 <세이타카의 하늘>은 그 아이들이 자라는 이후의 과정을 연작으로 발표하게 되면 일종의 사회파 소설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게 했고 ...
앞부분의 단편에 등장했던 타쿠미가 어머니가 운영하는 조산소 일을 도와주면서 생명 탄생의 의미 등을 깨달으며 조금씩 성장하고, 상처받은 자아를 치유하는 <꽃가루와 꿀벌>은 단편집 중에서는 가장 문학성을 높이 평가하고픈 작품이었다. 중간에 중국에서 일본으로 건너와 중의학 클리닉을 운영하는 중국인 의사에 관련된 소재가 나와 재미있기도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