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unaway Jury (Mass Market Paperback)
존 그리샴 지음 / Island Books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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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어웨이>, 대중주의의 문제점을 생각한다
 

의견이 엇갈릴 때, 우리는 흔히 '다수결'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다수결은 손쉬운 해결 방법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다수결은 손쉬운 문제 해결 방법이긴 하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따른다. 생각해 보라. 한 사람의 병을 진단한다고 했을 때, 어떤 사람은 위염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장염이라고 할 때, 어떤 쪽의 견해가 더 많은 지지를 받는가에 따라서 환자의 병을 판가름한다면 얼마나 우습겠는가. 그러나 이런 우스운 일이 우리의 일상에서는 종종 벌어지곤 한다. 물론 음식을 하나로 통일해서 주문해야 하는 문제는 다수결로 해결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한 나라의 국운이 달린 문제를 대중들의 판단에 맡기는 것은 위험한 발상임에 틀림이 없다.
 
중요한 것은 상황에 대한 냉정한 판단력이다. 그러나 대중들은 곧잘 감정에 동요되기 마련이다. 정치인들은 흔히 미디어를 이용해 자신의 이미지를 조작하기도 한다. 여론 조사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비친 자신의 이미지가 냉정하다고 판단되면 미디어를 통해 얼마든지 자신의 이미지를 조작할 수 있다. 가령 고아원을 방문해서 아이들을 품어주고, 노인정에 물품을 기증하며 노인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고, 이를 TV를 통해 연속적으로 방영한다면 유권자들의 견해는 달리질 수 있는 것이다. 얼마든지 이미지 조작이 가능한 현실에서 대중은 합리적 이성에 따라 사태를 결정하기보다는 조작된 이미지에 휘둘리기 쉽다.
 
합리적 판단은 가능한 한 충분한 정보가 주어질 때 가능한 것이므로 정보가 일부에게 독점될 때도 군중들에게서 합리적 판단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다수의 생각이 제일이라는 견해를 지지한다. 더구나 유권자들로부터 많은 표를 얻어야 하는 정치인들은 더욱 다수의 견해에 동조한다. 이를 흔히 '대중주의'라고 이름한다. 대중들의 견해를 정책 결정에 반영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그러나 대중들의 견해가 만능은 아니다.
 
어느 날, 한 사나이가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이 사건으로 남편을 잃은 미망인은 무기회사를 상대로 소송으로 제기한다, 그러나 이는 무모한 싸움이다. 무기회사는 랜킨 피츠(진 핵크만)를 위시한 법률전문가들에게 천문학적 금액을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랜킨 피츠는 재판의 승부를 조작한다. 배심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이들을 매수하는 작전에 나선다는 것이 영화 <런어웨이>의 대략적인 줄거리다.
 
한 지방자치단체는 '음식물 자원화 시설' 건립 여부를 배심원제를 통해 결정하기로 주민들과 합의했다고 한다. 주민들로 구성된 배심원들은 자신의 이익을 강화하는 쪽으로 판단할 것이 분명하다. 그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행정 정책은 독단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의견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데에 문제의 복잡성과 심각성이 있다.
 
법률에 대한 지식이 전문가에 비해 떨어지는 일반인들이 감정에 의거해 즉흥적인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는 것이 배심원 제도의 문제점이다. 반면에 판사 한 명의 독단과 편견을 저지할 수 있다는 것이 배심원 제도의 장점이기도 하다. 배심원제도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려나갈 수는 없을까,  영화 <런어웨이>를 보며 고민해볼 일이다.
 
감독 : 게리 플레더
주연 : 존 쿠삭, 진 핵크만, 더스틴 호프만.
제작 :  2004년
 
      Dire  Straits        Why  Wo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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