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딸기 > 로즈마리님을 위한 교양과학서 안내 (2)

여러분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2탄을 쏩니다.

★ 생명과학 분야

이 쪽은요, 매트 리들리 책으로 기초를 깔아놓은 뒤에 이것저것 골라 읽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디까지나 교양 & 재미 차원에서 읽는 분들을 위한 안내임을 다시 말씀드립니다)

생명과학은 요사이는 윤리 문제랑 직결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일반인들의 관심도 많고 또 학자들도 입장에 따라 첨예하게 갈라지는 것이 이 분야이거든요. 미리 일러드리자면 매트 리들리는 과학자이자 저널리스트여서 전반적으로 '상황을 요약해주는' 글을 쓰는데에 능합니다. 이 사람 책은 우선 재미도 있고요. 책을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리들리는 생명과학계의 양갈래 논쟁에 대해 대략 '종합적'인 입장을 취합니다. 하지만 단순 중립 내지는 소개라고 보시면 좀 곤란하고요. 분명 리들리는 과학기술 낙관론 쪽입니다. 본성-양육 논쟁이나 복제기술 논쟁, 환원론 논쟁 등에서 리들리는 윤리학자들보다는 역시 과학자들 편입니다. (저는 리들리 의견에 동의하기 때문에;; 이 사람 책을 좋아합니다)

굳이 편을 갈라보자면(극히 도식적인 구분입니다만)

과학기술 낙관론(혹은 환원주의적 입장)으로는 리처드 도킨스와 에드워드 윌슨 등의 논자들을 들 수 있습니다. 정작 저는 이들의 책을 별로 못 읽어봤습니다만. ^^;; 반대편에는 스티븐 제이 굴드(몇해전 돌아가셨어요 ㅠ.ㅠ)와 리처드 르원틴 등이 있습니다. 이상 언급한 사람들은 이쪽 책을 읽다보면 골백번도 더 듣게 될 이름들이거든요. 복잡하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지만, 이 구도를 알고 읽으면 세간에 나와 있는 '유명하다'는 책들에 대해서는 대체로 감이 잡힐 거예요.

생명공학의 아버지인 왓슨(DNA 이중나선구조를 발견한 사람)의 책은 한번쯤 읽어주셔야 합니다. 필수코스인데다가 재미까지 있거든요.
리처드 도킨스와 스티븐 제이 굴드의 책도 아주 재미있습니다. 이들의 책을 피해가긴 힘들 거고요. 하지만 르원틴은-- 재미 없으니깐 건너 뛰셔요.

1단계: 들어가는 문

게놈 - 23장에 담긴 인간의 자서전
매트 리들리 지음, 하영미 외 옮김 / 김영사

물리학 쪽에선 보더니스의 'E=mc2'를 반드시 읽어보시라고 했는데,
생명과학 쪽에선 이 책을 우선 읽어보세요.

* 왓슨의 책들

20세기 유전학의 역사를 바꾼 초파리
마틴 브룩스 지음, 이충호 옮김 / 이마고

제목에 초파리 따위...가 나온다고 무시하지 마십시오. 굉장히 재밌어요.
초파리라는 소재를 가지고 20세기 이후 생물학의 흐름을 소개한 책입니다.

 

클론 and 클론 - 당신도 복제될 수 있다
스티븐 제이 굴드 외 지음, 마르타 C. 누스바움 외 엮음, 이한음 옮김 / 그린비

나온지 좀 오래된 책입니다만, 내용은 꽤 알찬 편입니다. 생명공학, 하면 인간복제를 생각하시는데, 그에 대한 찬반 양론을 총망라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복제논쟁' 요약정리본이랄까요.


DNA를 향한 열정 - DNA 구조의 발견자 제임스 왓슨의 삶과 생각
제임스 왓슨 지음, 이한음 옮김 / 사이언스북스

왓슨의 책은 일단 한 권 읽어주셔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 책 꽤 재밌어요. 왓슨이란 작자가 워낙 재미있는 인간이기도 하고요.
 


DNA : 생명의 비밀
제임스 왓슨 외 지음, 이한음 옮김 / 까치글방

위의 책이든 이 책이든, 둘 중의 한 권만 읽으면 될 겁니다


DNA 구조의 발견과 왓슨.크릭 - 옥스퍼드 위대한 과학자 시리즈
에드워드 에델슨 지음, 이한음 옮김 / 바다출판사

책 자체는 별로입니다만, 왓슨의 책에 직접 뛰어들기 전에 읽어보면 좋을듯.

2단계: 논쟁의 주인공들


이기적 유전자 - 개정판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 옮김 / 을유문화사

이 책은 반드시! 읽어주시고요.

매트 리들리의 본성과 양육 - 인간은 태어나는가 만들어지는가
매트 리들리 지음, 김한영 옮김, 이인식 해설 / 김영사


풀하우스
스티븐 제이 굴드 지음, 이명희 옮김 / 사이언스북스

한마디로 '멋진 책'입니다.

3단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또다른 책들


핀치의 부리 - 갈라파고스에서 보내온 '생명과 진화에 대한 보고서'
조너던 와이너 지음, 이한음 옮김, 최재천 추천 / 이끌리오

이 책에 대한 저의 애정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랍니다. ^^;;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 최재천의 동물과 인간 이야기
최재천 지음 / 효형출판

역시 훌륭한 책입니다. 재밌어요. 신문 기고 모음집이지만 생각할 거리들을 많이 던져주거든요.

인간에 대한 오해
스티븐 제이 굴드 지음, 김동광 옮김 / 사회평론

'풀하우스'가 '멋진 책'이라면, 이 책은 그야말로 '굴드적인 책'입니다.
판다의 엄지라든가, 굴드의 딴 책을 좀더 읽었더라면 좋았으련만 저도 그리 많이 읽지는 못했거든요. 이 책은 꽤 논쟁적인데, 문장은 '풀하우스'만 못하지만 내용은 재미있어요.
매트 리들리의 붉은 여왕
매트 리들리 지음, 김윤택 옮김 / 김영사

안타깝게도... 이 재미난 책이 절판됐네요 ^^;;


이타적 유전자
매트 리들리 지음, 신좌섭 옮김 / 사이언스북스

실은, 콘라트 로렌츠를 비롯해서 에드워드 윌슨이나 스티븐 핑커, 스티븐 제이 굴드 같은 사람들의 제대로 된 저작을 읽어봤어야 하는 건데 저도 못 읽었거든요. 그래서 알맹이 없는 리스트가 돼버렸네요. ^^;;

** 이쪽 분야에 대해 좀더 잘 된 리스트를 보시려면

http://my.dreamwiz.com/korean93/Database/books.htm

여기에 한번 들어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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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불복종 - 저항과 자유의 길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35
오현철 지음 / 책세상 / 200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에리히 프롬, 헨리 데이비드 소로, 롤스, 코헨, 조지 카치아피카스, 위르겐 하버마스 등을 읽을 여유가 전혀 없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 1 민주주의와 시민불복종”, “ 2 시민불복종의 성격”, “ 3 세계사 속의 시민불복종”, “ 4 시민불복종의 정당화와 재정의”, “ 5 시민불복종의 정당성 비판에 대한 반론”, “ 6 미래의 시민불복종”. 1장부터 5 1 이론적 비판과 반론까지의 내용은 위에 언급한 사람들이 책을 요약했다고 있다. 시민불복종의 정의, 유형, 세계사 속에서 나타난 형태, 시민불복종을 정당화하는 논리 등을 이책 저책에서 뽑아내 이리저리 짜깁기해 놓았다. 무수히 달려있는 각주를 찾아 뒷장을 펼치면 이름들 뿐이다. (, 저자는 무정부주의자가 아니라는 내용주가 하나 기억나긴 한다.) 글쎄, 유명한 사람들이 자기 책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는 있어도, 책의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뭔지 도무지 수가 없다.

 

절반쯤 읽다가 그만 덮어버릴까 싶었지만 책이 얇은 관계로 참고 보자 했는데, 역시 그러길 잘했다. 저자가 책을 썼는지를 5 2부에 가서야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133쪽부터 139쪽까지의 5 2부는 경험적 비판과 반론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시민불복종이 민주주의를 훼손한다는 일부의 비판에 대해 현실에서의 경험을 통해 반론을 제기한다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2000 총선에서 등장한 낙천낙선운동 예로 들어 설명한다. 당시 선거법 위반이라 하여 이래저래 말이 많았던 시민단체들의 낙천낙선운동 민주주의 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시민불복종 형태이므로 정당하다는 주장이다. 그렇군, 말을 하고 싶은 거였군, 이라는 깨달음. 그래서 프롬과 소로와 롤스와 등등의 권위가 필요했던 것인가.

 

마지막 장에 이르면 저자는 시민사회단체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시민불복종의 자기제한을 조절하고 통제할 주체로서도 시민사회단체가 적합하며 현실적으로 이를 대신할 주체는 없다. […] 파편화된 개인을 대신하여 국가의 거대한 정치체계와 경제체계에 맞서기 위해서는, 사회적 역량을 시민사회단체에 꾸준히 모아야 것이다.”

 

2000 총선 당시에 나는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을 찬성했었다. 시민사회단체가 우리 사회에서 일정 정도의 역할을 한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렇지만, 그걸 학문적으로 정당화하겠다고 온갖 학자들의 이름을 들먹여가며 이렇게 방대한(!) 책을 써야 하는지 의문이 생기는 어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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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n 2005-04-30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전에, 읽고 있던 책이 재미 없다고 하시더니, 그게 이 책이군요.
요즘 소설은 안 읽으시나봐요. urblue님의 소설리뷰 꽤 좋아하는데.

마냐 2005-04-30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정말 재밌슴다. (음, 왜 읽다보니 웃음만 나는지, 원...-,.-)

클리오 2005-04-30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책세상 문고 한권도 이와 비슷했다는.. 으으~ (책세상문고는 왠만하면 괜찮은데 말입니다. ^^)

urblue 2005-04-30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단님, 요즘 소설에 영 관심이 안 가네요. 불가꼬프 새 책이 도착하면 읽어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리뷰 좋아한다고 말씀해주시니...민망+감사.

마냐님, 흠..좀 웃기죠. -_-;

클리오님, 지금 읽고 있는 다른 책은 제법 재미있습니다. 선택을 잘 해야겠어요.
 

 

 

 

 

 

이번에는 남한사회주의노동자연맹 (이하 사노맹) 사건으로 복역하고 출소한 이은경, 정명섭 씨 부부의 경우를 보자. 법무부가 이들에게 보안관찰처분을 내리면서 내세운 이유는, 현재까지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 출소 후 기간이 일천하다, 젊고 활동 능력이 왕성하다, 같은 사노맹 조직원이자 보안관찰처분 대상자들이 동거 중이다, 복역 중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요구하며 수차례 단식한 사실이 있다, 함께 소규모 일식집을 운영하나 불안정한 생활을 하고있다, 장기간에 걸쳐 사회주의 혁명사상에 물들었던 자들로서 여건이 조성될 경우 재범의 우려 있다는 것 등이었다.1) 또 2000년 법무부가 현정덕 씨(당시 인권실천시민연대 간사)에게 내린 보안관찰처분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제출한 문서는 황당하기까지 하다. 여기서 법무부는 남한에서 겉으로는 통일이니 민주화니 외치며 노동운동이나 재야운동을 하면서도 속으로는 북한을 이롭게 하는 간첩활동을 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 재야운동을 하고 있는 원고(현정덕)는 보안관찰의 지속적인 실시로 재범을 사전에 방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2)



1) 인권운동사랑방, <인권하루소식> (1999. 4. 10). 1999년 4월 8일 서울고등법원 특별10부(재판장 이종욱 부장판사)는 이은경, 정명섭 씨 부부가 제기한 보안관찰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2) 인권운동사랑방, <인권하루소식> (2000. 3. 1). 이후 현씨는 보안관찰처분 취소소송을 내고 승소한다.

 

 

 

 

은행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책을 읽다가 소리내어 푸핫 웃고 말았다.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는 뻘쭘한 상황...-_-; 법무부가 이런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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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2005-04-29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이런 상황에 항의한다는 이유만으로도 보안감찰처분이 연장되고 있는 상황이랍니다.

urblue 2005-04-29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까지..인가요?
이 책, 2001년에 나온거던데, 그 사이 뭔가 바뀌었을까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2005-04-29 18: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구두 2005-04-29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까지랍니다.
불행히도 조직은 아주 천천히 변하거든요.
게다가 조직논리란 끈질긴 생명력을 지녔기에...

클리오 2005-05-01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우... 어떤 한 사람도 떠오르는군요...

urblue 2005-05-01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가... 떠오르는 걸까요? ^^

클리오 2005-05-02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들에 비해 너무나 잘 살고 있는 듯한 박기평씨요... ('노해'씨요..) --; 물론 최근 소식은 모릅니다만...
 
 전출처 : 딸기 > 로즈마리님을 위한 교양과학서 안내 (1)

알라딘에서 내가 세번째로 좋아하는 로즈마리님이 마이리스트에 코멘트 남겨주신 것을 뒤늦게 발견.
과학서적 중에서 중학생 정도가 볼만한 재미있고 쉬운 책을 골라달라고 하셨는데, 저는 로즈마리님이 중학생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답니다. ^^

제가 읽은 많지 않은(이걸 꼭 유념해주세요 제가 읽은 것들 중에서 재밌었단 겁니다) 과학책들 중에서, 과학동네 분위기를 엿보는데 도움이 될만한, 그러면서도 재미있고 쉬운 책들을 몇권 골라볼께요. 로즈마리님께 보탬이 됐음 좋겠네요.

물리학 분야 

이 쪽은요, 결국 아인슈타인 이야기로 시작해서 아인슈타인으로 끝난다고 해도 될 겁니다. 정확히 말하면 아인슈타인에서 끝나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인슈타인이 던져놓은 과제들을 그 후예들이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가, 그것이 아인슈타인 이후의 물리학이라고 해도 될 것 같아요.

1단계: 과학동네 분위기 엿보기- 맛뵈기용 책들

E=mc2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민희 옮김 / 생각의나무

이 책이 탁월합니다. 과학책들 읽으시려면, 무조건 이 책으로 시작하셔도 좋다고 봅니다.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1
리처드 파인만 지음, 김희봉 옮김 / 사이언스북스

물리학 교양서적이 그나마 우리 출판계에서 이정도라도 독자 층을 넓힐 수 있게 된 공은 사실 파인만 박사에게 돌려야 합니다. '파인만 열풍'을 불러일으킨 바로 그 책입니다. 이 책을 교양과학서로 반드시 읽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책 자체가 재미있어요.


신의 방정식
아미르 D.액설 지음, 김희봉 옮김 / 지호

물리학계의 최근 성과까지 포괄하고 있어서, 역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E=mc2 를 읽고 나서 이 책을 보시면 내용이 술술 읽힐 거예요.


발견하는 즐거움
리처드 파인만 지음, 승영조 외 옮김 / 승산

파인만의 강연록입니다. 어떤 부분은 사실 좀 어렵게 느껴질 겁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의 마인드' 혹은 '탐구하는 정신'이 어떤 건지에 대해서 감이 잡힌달까요.

2단계: 맛뵈기를 넘어선 교양을 쌓자


일반인을 위한 파인만의 QED 강의
리처드 파인만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1단계 책들을 읽었는데 영 재미가 없더라, 하시면 2단계는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실 우리 모두가 물리학에 대해 알아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1단계에서 '꽤 재미있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주셨으면...


엘러건트 유니버스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아예 용기를 내서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책이 꽤 두껍고 값도 비싸지요. '초끈이론'이란 말에 지레 기죽지 마세요.
앞부분, 상대성 이론에 대한 설명이 굉장히 잘 되어있고, 찬찬히 읽어보면 재밌습니다.

3단계: 물리학과 문학, 철학의 아름다운 만남
물리학 자체에 대해선 저도 아는 바가 없고 이해도 못 합니다. 하지만 인문학쪽으로 경도된 마인드를 좀 수정해야겠다 싶을 때에, 이 동네 책을 읽으면 기분이 정말 상쾌해집니다(뭐... 가끔씩 머리가 어지러울 때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3단계에서 소개해드리는 책들은, 제가 읽으면서 '정말 어렵다'고 느꼈던, 그러나 느무느무 멋졌던 책들입니다. 완전히 이해하지 않으면, 아니 15%만 이해하면 어떻습니까. 켐브리지나 옥스퍼드의 물리학자들은 그야말로 전인적인 교양인들인가봅디다. 문학책도 이렇게 멋지기 힘들 거예요.


우주 양자 마음
로저 펜로즈 외 3인 지음, 김성원.최경희 옮김 / 사이언스북스

이렇게 어려운 책은 살다살다 첨이었다... 고 해도 과장은 아닙니다마는.
후까시 팍팍, 폼 팍팍 납니다, 이거 읽으면.


無○眞空 - 철학, 수학, 물리학을 관통하는 Nothing에 관한 우주론적 사유
존 배로우 지음, 고중숙 옮김 / 해나무

로즈마리님이라면, 특히 이 책을 절대적으로! 읽으실 것을 권합니다.

4단계: 다른 각도에서 세상을 보게 해주는 책들
'사고방식' 말그대로 '생각하는 방법'이란 측면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책들입니다.


숨겨진 질서 - 복잡계는 어떻게 진화하는가
존 홀런드 지음, 김희봉 옮김 / 사이언스북스

링크 -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 과학
알버트 라즐로 바라바시 지음, 강병남 외 옮김 /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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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기행 - 나는 이런 여행을 해 왔다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규원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4월
평점 :
절판


일본에서 이 책이 나온 게 작년(2004년)이다. 그는 이제 '책이 나오면 바로 번역에 들어가는' 급의 작가군에 속하게 된 모양이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은 알라딘에만 총 11권(등재는 12권인데, 1991년에 번역된 <우주비행사, 그들의 이야기>는 2002년에 <우주로부터의 귀환>으로 다시 번역된 것 같다)이 올라있다. 한국에 소개된 것은 1991년부터. 하지만 다치바나 다카시란 이름이 널리 알려진 건 2001년에 번역된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일 것이다. 나 역시 그를 처음 접한 건 이 책에서였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에서의 다치바나 다카시의 이미지는 무엇보다 먼저 '뻔뻔하고 당당하다' 였다. 아, 이 사람은 마초다. 하지만 그냥 무시하기에는 뭔가 있는 게 아닐까. 듣기에 따라서는 상당히 뻔뻔한 얘기를 잘도 하고 있지만, 그대로 듣다 보면 또 그런대로 제법 그럴듯하다. 이를테면 마초이기는 한데, 만만치 않은, 밉지만은 않은 마초랄까. 아무튼 뻔뻔함도 이만하면 일가를 이뤘다.

 

<사색기행>은 이런 저자의 '여행기'다. 하지만 스스로 "판에 박힌" 기행문은 아니라고 한다. "여행에 얽힌 글이라고 해도 여행기나 기행문 같은 글은 아니다. […] 오히려 여행을 계기로 펼쳤던 다양한 생각을 기록한 글이라고 해야 옳을지 모른다. […] 그래서 '사색기행'인 것이다(10쪽)." 어디에 가서 무엇을 보았다가 아니다. 거기에서 무엇을 생각했다가 더 중요한 기행문이라는 말이겠다. 물론 그렇다고 사상서 풍의 묵직하고 현학적인 기행문은 아니다. 그의 여행이 대부분 언론 쪽의 의뢰와 관계된 취재 여행이었고 보면, 이 책은 실은 일종의 취재기와 취재 후일담, 르포르타쥬 등을 묶은 것이다. 그걸 6개의 부로 나누고, 주제에 따라 몇 편씩 모두 14편의 에세이를 실었다. 각각의 부는 다음과 같다 "1부 무인도의 사색", "2부 '가르강튀아 풍'의 폭음폭식 여행", "3부 기독교 예술 여행", "4부 유럽으로 반핵 무전여행을 떠나다", "5부 팔레스타인 보고", "6부 뉴욕연구". 그래서 분량도 586쪽으로 꽤 두툼하다.

 

하지만 책은 꽤 빨리 읽힌다. 호오, 그랬구나 감탄도 하고, 이건 너무 뻔뻔한 거 아냐 하며 키득거리고 읽다 보면 586쪽도 어느새 끝이다. 과연 저널리스트의 문체랄까. 상당한 속도로 읽을 수 있었다. 14편의 글은 각각, 대상에 대해 상세한 정보나 논리를 담고 있는 탄탄한 녀석들도 좀 있고, 그저 글을 쓰게 된 당시의 정황이나 심경을 쓴 엉성한 것들도 꽤 있다. 열 아홉살 때의 풋풋하고 귀여운 다카시군부터, 비교적 최근에 쓴 뻔뻔하고 기운 넘치는 다치바나 아저씨까지. 68혁명의 기운이 남아있는 유럽과 와인 및 치즈로 넘치는 유럽, AIDS 전의 뉴욕과 AIDS 이후의 뉴욕, 세계의 경계에 있는 몽골과 역사의 경계에 놓인 남미, 그리고 무엇보다 세계의 숨은 뇌관으로서의 팔레스타인. 이 책은 세계 곳곳에 대한 흥미로운 취재기인 동시에 다치바나 다카시는 어떻게 다치바나 다카시가 되었는가를 보여주는 보고서인 것이다.

 

<사색기행>은 부제가 "나는 이런 여행을 해왔다"다. 저자가 직접 붙인 부제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부제 덕분에 나는 <사색기행>을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의 짝패로 읽었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는 제목 그대로 저자의 독서 편력을 주제로 한 에세이다(알라딘의 책 소개를 보면 정확히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문예춘추, 1995)와 <내가 읽은 재미있는 책 · 재미없는 책 그리고 나의 대량독서술 · 경이의 속독술>(문예춘추, 2001) 두 권의 저술을 저자의 동의 아래 번역한 것"이라 한다). '책을 읽다'와 '여행을 한다'는 두 문장의 공통점이랄까. 책이라는 세계를 여행하기와 세계라는 책을 읽기. 그것은 타자를 만나는 것, 그럼으로써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를테면 다치바나 다카시는 타자로서의 책, 타자로서의 세계라는 자기의 바깥으로 자신을 이동시킴으로써 자신의 인식을 바꾸고 나아가 자신을 바꾸어 온 것. 이것이 자신의 삶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별 네 개. 좀 후한가? 확실히 사족이 많고 허술한 구석도 많아 좀 허풍 같은 책이지만, 책을 읽는 이틀 남짓 꽤 유쾌했으니 그 정도의 가치는 매겨주어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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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2005-04-28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urblue 2005-04-28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

마냐 2005-04-28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아깝네. 책이나 노려볼껄....이렇게 블루님을 즐겁게 한 책인줄 알았다면..추천.

urblue 2005-04-28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도 감사. ^^

비연 2005-04-28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 읽고 싶어지는군요^^

로드무비 2005-04-29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제일 먼저 쓰려 했더니!
블루님의 리뷰 읽고나니 빨리 해치워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perky 2005-04-29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허풍같은 책.^^ 사실 저는 다치나바 다카시라는 이름만 들어도 왠지 어려울 것 같아 손이 잘 안가더라구요. ^^;

히나 2005-05-02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을까 말까 묵하 고민중인데.. 아, 더 읽고싶어졌어요!

urblue 2005-05-02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얼른들 읽어보세요. 이틀도 안 걸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