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님이 올 가을 이벤트 당첨 선물인가 생일선물로 보내준 별님이와 바우 커플. 먼지는 좀 뒤집어썼지만 전망 (?)좋은 곳에 잘 있답니다. 블루님, 이렇게 보니 반갑죠?
절친한 친구가 일본으로 시집가기 전 내 주문에 따라 그려주고 간 조그만 판넬 그림. 내 친구의 아이디가 울트라마린이었다.
이벤트를 빙자하여 밑도끝도 없는 이야기를 블루님께 들려주고 싶다.
저 그림을 내게 그려주고 2001년도에 결혼, 지금은 일본에 가 있는 내 친구.
그 전 해 일본에 사는 선배의 소개로 한국에 출장나온 남자를 만나러 나갔는데......약속장소는 이대앞 빵집 그린하우스. 나이 마흔을 바라보는 여자와 마흔을 훌쩍 넘긴 남자가 처음으로 만나는 장소가 그린하우스라니, 조금 웃기지 않는가.
둘은 서로 얼굴도 아무것도 몰랐다. 그린하우스로 약속장소를 잡은 것도 거기는 젊은아이들이 주로 만나는 곳이니 팻말에 상대의 이름을 써서 짤랑짤랑 종을 울리며 웨이트리스가 돌아다니는 호텔커피숍의 접선 방식보다는 낫지 않겠나 해서였다. 그런데 약속장소로 발걸음을 옮기던 친구는 어느 건널목 앞에 서있는 남자를 본 순간 걸음을 멈췄는데......"아, 저이구나! " 했단다. 결혼을 절대 하지 않을 것 같던 수줍고 수줍은 내 친구. 그런 그녀가 생전 처음 보는 남자가 건널목을 건너오기를 기다려 웃으며 어깨를 살짝 쳤다던가, 손을 내밀었다던가!
청첩장을 가지고 집에 온 친구에게서 그 말을 전해들었을 때 전율이 흘렀다. 내 친구는 무명의 화가였고 그 남자는 종군 사진기자 생활을 오래 한 가난뱅이로 그 당시는 용케 일본 유수의 신문사에 근무하고 있었지만 결혼에는 뜻이 없었다 한다. 그런 두 사람이 두 사람을 각각 잘 아는 일본의 한 지인의 소개로 그 건널목에서 만난 것이다.
그런데 결혼식장에서 그 남자를 보니 나라도 그 건널목에서 그이를 봤다면 그렇게 했을 것 같았다. "저, 제 친구 울트라마린을 기다리는 분이시죠?"라고.
그냥, 이벤트 마감 시간도 다가오고 뭐라고 한 자 적고 싶고 하여 할머니 속곳에서 나오는 지전 한 장처럼 꼬깃꼬깃한 이야기를 꺼내오. 내가 아껴뒀던 이야기.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라느니 마라느니 그런 이야기는 절대 아니고, 그냥 느긋하게 생긴 대로 자기 페이스대로 살자는 이야기. 꼭 만나야 할 사람들은 인생의 어느 구비에선가 꼭 만나고, 이루어져야 할 일은 언젠가 꼭 이루어진다는 사실. 아니면 말고! 지금 유아블루님처럼 딱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