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데우스 - 미래의 역사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김명주 옮김 / 김영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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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3 호모데우스 읽기 끝 

매일 인증 프로젝트 네 번째 책이자 유발 하라리 읽기 첫 번째 책인 <호모데우스>를 30일만에 다 읽었다. 책을 읽는 동안에도 다 읽은 후에도 든 첫 번째 생각은 나의 호불호와 상관없이 이 책은 필독서구나 하는 것이다. 왜 다들 '하라리, 하라리' 하는지 이유를 알겠더라. 

기아, 역병, 전쟁이 물러난(크게 보았을 때) 시대에 인류의 다음 목표는 무엇이 될 것인라는 질문에서 이 책은 시작되었다고 하라리는 말한다. 

"이 책은 21세기에 인간이 불멸, 행복, 신성을 추구할 거라는 예측으로 시작되었다. 이 예측은 그리 독창적인 것도 대단한 선견지명도 아니다. 그저 자유주의적 인본주의의 전통적 이상들을 반영한 것일 뿐이다."(381)

이것은 하라리가 자신의 글에 내린 냉정한 평가이다. 자기와의 거리 두기가 가능한 저자인 만큼 그의 글은 감상은 배제하고 사실에 근거한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서술로 일관한다. 이 부분은 정말 탁월하다. 

"하라리는 탁월한 이야기꾼이며 편집의 힘을 아는 영리한 작가다."(옮긴이의 말 중) 


그렇다. 이 책을 읽으면 느껴진다. 유발 하라리가 탁월하고 영리한 저자라는 것이. 방대한 인류사를 옆으로 새지도 않고 어쩜 이리도 반듯반듯하게 잘도 길을 닦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나는 하라리라 "탁월한 이야기꾼"이라는 데는 선뜻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는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분명 의미가 있었지만 솔직히 나로서는 겁나 재미있지는 않았다. 첫 번째 이유는 하라리 말대로 크게 새롭지 않았기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머리를 쾅쾅 쳐주는 도끼질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별 하나를 빼는 것은 이것 때문이다.

그럼에도 하라리의 책은 읽어볼 필요성만큼은 엄지 척이다. 일단 글이 어렵지 않다. 시원시원하다. 일목요연하다. 술술 읽힌다. 한 권으로 읽는 인류세 이야기로 짱이다. 어디서든 역사 좀 아는 척하기 좋다. 물론 머리에 저장을 해두어야 가능한 일이지만. ^^

하라리는 이 책의 마지막에 다음과 같은 소망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당신들이 이 책을 덮은 뒤에도 이 질문들이 오랫동안 당신의 마음속에 남아 있기를 바란다.

1. 유기체는 단지 알고리즘이고, 생명은 실제로 데이터 처리 과정에 불과할까? 

2. 지능과 의식 중에 무엇이 더 가치 있을까? 

3. 의식은 없지만 지능이 매우 높은 알고리즘이 우리보다 우리 자신을 더 잘 알게 되면 사회, 정치, 일상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544쪽) 

그의 소망은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 

"신은 인간 상상력의 산물이지만, 인간 상상력은 생화학적 알고리즘의 산물이다." 18세기에 인본주의는 신 중심적 세계관에서 인간 중심적 세계관으로 이동함으로써 신을 밀어냈다. 21세기에 데이터교는 인간 중심적 세계관에서 데이터 중심적 세계관으로 이동함으로써 인간을 밀어낼 것이다. - P534

인본주의의 계명이 "네 감정에 귀 기울여라!" 였다면, 데이터교의 계명은 "알고리즘에 귀 기울여라!"이다. - P537

세계는 전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고,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데이터, 개념, 약속, 위협이 밀려들고 있다. 인간이 자유시장, 집단지성, 외부 알고리즘에 권한을 양도하는 것은 우리가 데이터의 홍수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 검열은 정보의 흐름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그런데 21세기의 검열은 사람들에게 관계 없는 정보들을 쏟아붓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사람들은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모르고, 그래서 중요하지 않은 쟁점에 대해 조사하고 논쟁하느라 시간을 보내기 일쑤이다. 고대에는 힘이 있다는 것은 곧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오늘날 힘이 있다는 것은 무엇을 무시해도 되는지 안다는 뜻이다. 그러면 이 혼돈의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 가운데 우리는 무엇에 초점을 맞춰야 할까? - P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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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4-13 11: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30일만에 완독하셨다니 고생하셨습니다^^ 유명한 책인데 안읽어봐서 이번기회에 읽어볼까? 생각이드네요ㅎㅎ

행복한책읽기 2021-04-13 11:50   좋아요 4 | URL
네에. 하라리는 한 권은 읽어봄이 좋다는 느낌이 들게 한 작가였어요. 저는 내쳐 사피엔스도 읽을라구요 ㅋ

scott 2021-04-13 11: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책읽기님 말씀에 동감~
머리를 꽝 때리는 한방이 없음 ㅎㅎ
코로나 시기에 하라리에 시각 논리도 그다지 먹히질 않는것 같네요.

행복한책읽기 2021-04-13 11:51   좋아요 4 | URL
아. 이 공감에 기분 으쓱. ‘쾅‘ 한방 없음 ㅋㅋ

청아 2021-04-13 11: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사피엔스>가 저는 이런 느낌이었어요.ㅋㅋㅋ<총균쇠>먼저 읽고 얼마뒤에 바로 봐서 그런지 그저 ‘인류사에 관해 심플하게 잘 정리했다‘는 정도? 여성문제에 관한 시각은 그래도 의미있어 보였고 암튼 <총균쇠>가 더 디테일하고 놀랍다는 생각.
이 책 그래도 저번 올리신 글 때문에 궁금해요. ‘영혼이 없다던‘
부분. 어떤 내용이 담겼을지!🧐🤔

행복한책읽기 2021-04-13 11:56   좋아요 3 | URL
아. 총균쇠. 글쿤요. 어떡하나. 사피엔스 같이 읽기로 했는데, 총균쇠 읽자고 할걸 하는 후회가 ^^;;;; 영혼이 없다는 . . . 뇌도 결국 알고리즘으로 돌아간다는 얘긴데. 전 영혼은 몰겠고, 인간의 자의식은 알고리즘만으로 설명이 안 된다고 여겨져요.^^

희선 2021-04-15 0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피엔스》를 좀 더 재미있게 봤습니다 다른 책은 거의 본 적 없어서 유발 하라리가 쓴 사피엔스 역사 재미있었습니다 생각해 본 적 없는 것도 있기도 했어요 이 책은 보기는 했는데 그것보다 잘 못 봤네요 유발 하라리 책은 두권밖에 못 봤습니다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04-15 11:41   좋아요 0 | URL
하라리 책 두 권은 다른 책 대여섯 건 수준이잖아요. 사피엔스를 좀 더 잼나게 보셨다니 오호, 오늘부터 읽기 시작하는데 참고가 됩니다. 고마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