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삼성전기 등 2류기업 경영 맡겨 성공신화 만들기
삼성구조본 ‘이재용팀’ 비밀 가동 후계구도 정리 전력투구최근 일련의 ‘삼성 죽이기’에는 원 오브 뎀
(one of them)이 아닌 온리(only)로 커버린 삼성의 영향력에 대한 견제가 가장 크다.
그러나 ‘삼성 죽이기’가 마냥 비상식적인 것은 아니다. 분명히 삼성에서 단초를 제공한 측면이 있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계열사간 순환출자다. 이는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삼성전자 이재용 상무의 후계자 만들기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더욱이 이 상무는 이 회장이 증여한 종잣돈 40여억 원을 수백 배로 불리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것이 이 상무의 개인적인 역량으로 보는 사람은 없다. 삼성그룹 전체의 지원 때문이라는 것이 ‘국민정서법’의 판결이다. 또 이는 실정법에 의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판결 내용이 ‘국민정서법’과 같을지는 두고봐야 한다. 문제는 실정법이 ‘혐의없음’으로 판결이 나더라도 ‘국민정서법’의 판결을 뒤집지 못한다는 점이다. 또 국민의 뇌리에서 사라질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삼성은 오랜 기간 짊어지고 갈 원죄(?)를 잉태한 셈이다. 삼성이 대한민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이런 삼성의 차기 총수로 내정된 이재용 상무를 해부한다.
〈특별취재팀〉지난 9월 13일 정·재계는 긴박하게 돌아갔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미국 휴스턴 MD앤더슨 암센터로 치료를 받으러 도미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 다시 이 회장의 중병설이 돌았다. 후계자로 내정된 삼성전자 이재용 상무도 서둘러 아버지에게 갔다.
이 상무가 곧 대권을 물려받을 것이란 성급한 시나리오가 떠돌았다. 이건희 회장이 두 형을 제치고 처음으로 후계자로 지목된 것이 1976년 9월 중순, 고(故)
이병철 회장이 암 수술을 받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날이었다. 그때를 떠올리면서 삼성측에서 뭔가 구체적인 결정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하지만 이 회장이 특별한 건강 이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런 시나리오는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제 이재용 상무의 후계 승계에 대해 삼성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삼성 내부에서는 ‘차기 회장=이재용’이란 등식이 성립되고 있다. 삼성 계열사의 한 간부급 직원은 “왜 안되느냐”고 반문하며 후계 승계를 당연시했다. 이 직원은 “대부분의 직원들은 전문경영인은 단기목표에만 급급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오너 경영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상무가 경영권을 이어받는 것에 대해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는 얘기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시민단체나 정치권도 경영승계는 인정하되 세금을 더 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삼성 밖에서도 ‘차기 회장=이재용’을 받아들인다는 얘기다.
이 상무의 경영 승계는 오래 전부터 진행돼왔다. 이건희 회장이 1976년 36살에 큰형인 맹희씨, 작은형인 창희씨를 제치고 후계자로 낙점된 데 비해 외동아들인 이재용 상무는 사실상 태어날 때부터 낙점된 것이나 다름 없다. 대학교 때부터 후계자로 키워지기 시작했다고 봐야 한다.
이건희 회장 건강 이상으로 급부상이재용 상무의 후계자 만들기가 구체적으로 시작된 것은 1995년이다. 이건희 회장이 증여한 돈 40여억원으로
삼성에버랜드(옛 중앙개발)의 전환사채(CB)를 헐값에 매입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생명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일종의 지주회사다. 먼저 인프라(지분)부터 건설해 기반을 닦아놓은 것이다.
다음으로 착수한 것이 구체적인 경영능력 확보였다. 인터넷 붐을 타고 e삼성을 만든 것. 이 상무는 e삼성을 통해 도약을 시도했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엄청난 손해를 보고 e삼성은 모두 정리됐다. 이후 이재용 상무의 후계 승계와 관련한 내용이 자취를 감췄다.
다시 후계 승계 시나리오가 나온 것은 2004년 초다. 이 상무가 둘째 아이를 얻은 것. 이 상무가 어엿한 중년 가장이 된 것이다. 가뜩이나 건강이 좋지 않은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어야 하기에 이 상무의 후계구도 가시화를 서둘러야 할 판이다. 여기에 걸림돌은 있다. 이건희 회장 등 삼성의 최고경영자(CEO)로부터 경영수업을 받았다고 이 상무가 뛰어난 경영실력을 발휘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그렇기에 삼성 구조본은 이재용 후계 구축에 지속적인 힘을 쏟고 있다. 대표적인 시나리오가 그를 삼성그룹 내 2류기업인 삼성화재나 삼성전기에 보낸 뒤 그룹의 지원으로 1류기업으로 발돋움시켜 그의 CEO 경력을 관리해주자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재계에서는 이 상무가 삼성전기·삼성화재의 CEO로 갈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삼성전기는 10년 전만 해도
삼성SDI(옛 삼성전관)와 비슷한 주가를 기록하는 등 한때 삼성의 대표적인 기업이었지만 현재는 부진한 상태다. 삼성화재도 삼성생명에 가려 그다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기업에서 이 상무가 성공적인 CEO를 해낼 경우 입지가 충분히 다져지게 된다. 득실을 따져볼 때 득이 더 많다는 것이다. 이후 이 상무의 삼성전기·삼성화재 CEO 소문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주주들도 이재용 상무의 후계 승계에 대해 드러내놓고 반대한 적이 없다. 물론 이재용 상무가 공식적으로 그룹 경영권을 승계한다고 발표한 적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언론에 보도되는데도 별다른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심각한 반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기에는 전제가 깔려 있다. 주주들이 삼성의 오너경영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다. 당연히 A다. 삼성전자의 순익은 연간 1조원이 넘는데다 배당금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어서다. 삼성이 현재의 위치에 있는 것은 그 중심에 이건희 회장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다.
삼성은 현재 그 중심에 이재용 상무를 끼워 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전문경영인을 그 자리에 넣었을 경우 이 회장 수준의 카리스마를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재용팀’ 금융감독원 인사 스카우트그렇다면 이재용 상무가 언제쯤 총수 자리를 이어받을까. 삼성 구조본에는 ‘이재용팀’이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구조본에서 공식적으로 부인한 이 팀은 철저하게 베일에 싸여 있다. 직원의 면면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 것. 그만큼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뉴스메이커’ 취재팀은 한 가지 단서를 잡아냈다. 삼성 구조본은 올해 초 금융감독원의 ㅇ팀장을 상무로 스카우트했다. 그에게는 억대의 연봉과 사택으로
타워팰리스가 제공됐다. 물론 차도 주었다. ㅇ상무는 외국박사(회계학) 출신이다. 그는 ‘이재용팀’에서 계열사 지분 관리와 그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일을 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삼성 지배구조, 즉 순환출자방식(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부진·서현·윤형씨 등 여동생들의 지분정리도 있어야 하기에 이런 부분도 검토 대상이다. ㅇ상무가 과거에 쓴 보고서가 삼성의 정서와 일치한다고 본 이건희 회장이 스카우트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이학수 부회장이 직접 ㅇ상무를 만나 스카우트 제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정도로 삼성은 이재용 상무의 후계 구도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결국 ‘이재용팀’이 가동되고 있다는 것은 머지않은 장래에 후계구도를 가시화할 것이란 예측을 낳는다. 이를 서두를 수밖에 없는 것은 이건희 회장의 건강 때문이다. 그 시점은 2007년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이재용 상무 이력
*1968년 6월 23일 서울 출생
*1984년 2월 청운중 졸
*1987년 2월 경복고 졸
*1991년 12월 삼성전자 입사
*1992년 2월 서울대 동양사학과 졸(학사)
*1995년 3월 일본 게이오대 비즈니스스쿨 MBA 졸업(석사)
*1997년 8월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석사과정 이수
*2001년 3월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DBA 수료
*2001년 3월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
*2002년 삼성이건희장학재단 이사(현)
*2003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현)
*2004년 S-LCD 등기이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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