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출처: http://zine.media.daum.net/mega/ladykh/200602/15/ladykh/v11712619.html

“지난 20년간 1백만원의 투자로 큰 수익을 올린 것은 주식이 아닌 예금”

우리나라도 산업재편의 중심에 서 있다. 이제는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보다는 금융자산의 가치를 주목하고 금융자산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금리에 대한 공부다. 금리에 대한 이해와 운용 능력이야말로 미래를 대비하는 재테크의 기본이 될 것이다.

인구의 급증, 가족 분화로 택지가격 상승

재테크의 기본은 먼저 부가가치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 부의 가치란 ‘특정 재화에 대한 기회비용의 크기’를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땅이란 제한적이고 더 이상 생산이 불가능한 재화이므로 땅은 항상 특정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때 땅의 가치는 현재 시점에서 그 땅을 활용해서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땅의 가치는 항상 인간의 활동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 예를 들면 유목민에게 땅의 가치란 그저 말에게 풀을 뜯게 하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 그들에게 최고의 부가가치는 땅이 아니라 말이나, 양이 될 것이다. 그러나 농경사회에서는 다르다. 농경사회에서 모든 부가가치의 원천은 작물을 생산하는 땅이 중심이 되고, 땅에서 얻어진 생산물의 양이 부의 가치를 결정한다. 따라서 농경사회에서 가장 유용한 부가가치는 곧 농사를 지을 땅이고, 거주지의 분산으로 인해 택지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되는 것이다.

근대에 들어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부의 중심은 공산품으로 이전되었다. 이때 토지란 기본적으로 공장을 지어서 얻을 수 있는 기회비용만큼의 가치만을 가지게 된다.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거주가 집단화되고 상업활동이 증가하면서 도시가 형성된다. 생산시설이나 상업시설에 근접할수록 거주용 토지의 부가가치는 덩달아 상승하지만 상대적으로 농지의 가치는 하락한다.

이러한 토지가격의 결정구조는 현대에 들어 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맞물리면서 그 무게중심을 택지로 이전시켰다. 과거에는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살며 농토에서 일했지만, 현재는 훨씬 좁은 땅에 고밀도의 공장을 짓는다. 밀도의 증가는 곧 집단거주가 가능한 주거용 택지가격의 상승을 불러왔다. 지금은 공장 근로자 1천 명이 1천 평의 공장에서 일하지만 과거에는 1천 평의 땅에서 두 명의 농부가 농사를 지었다. 지금은 생산시설에 기반한 토지가격보다는 거주의 집단화로 인한 주변 택지의 가치가 상승한 것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가족의 분화가 가속화되면서 택지의 필요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생산시설의 집중화가 아니더라도 한 집에 보통 20여 명이 거주하던 과거 농경시대의 관행에서 한 집에 4명 정도가 거주하는 형태가 되면서 주택 수요의 증가가 일어난 것이다. 따라서 택지가격의 상승은 필연적이다.

불과 몇 년 후, 부동산 가치는 급격히 하락할 것

최근 부동산 가격의 상승도 이런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한 쌍의 부부가 3명의 자녀를 출산할 때 부모에게서 집을 물려받을 수 있는 자녀는 셋 중 한 명 뿐이다. 나머지 두 사람은 주택을 구입해야 한다. 이것을 우리나라 인구구조와 대입해보면 10년 전부터 한 해 50여만 명의 신규주택 수요가 발생하였지만, 외환위기 직후 주택 공급은 한 해 20~30만 가구로 제한되었다.

이것은 경제적 여건상 독립을 늦추었던 세대가 최소 4년간 한해 30만 호 이상이 누적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후 주택가격의 급등으로 이어졌다. 이때 누적된 부족량을 해소하는 데 이후부터 한 해 최소 70만 가구씩 최소 6년 이상을 공급해야 하는 규모인 셈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결국 현재의 부동산 가격 역시 아직 정점은 아니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주택 공급부족이 해소되는 향후 3~5년 후에 있다. 인구구조는 10년 후부터 독립 세대의 급격한 감소를 가져오는데 종전에 공급된 주택은 그대로 남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굳이 그때가 아니더라도 불과 몇 년 후면 두 명의 부모에게서 겨우 1.3명의 자녀가 독립하게 된다. 이때부터는 한 해 결혼하는 세쌍의 부부 중에서 최소 다섯 쌍은 각자의 부모로부터 집을 물려받게 될 것이다.

즉 다섯 집 중 세 집은 두 채의 집을 물려받게 되어 오히려 한 채의 집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의 주택 중에서 절반은 슬럼화하거나 빈집으로 남게 될 것이다. 새로 지어지는 주택은 그만큼의 기존주택의 잉여를 촉발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인구가 고령화하고 생산시설을 운영할 청년층이 감소하면 기존의 생산시설 역시 더욱 감축되거나 인력이 풍부한 해외로 이전하게 된다. 그 결과 주택뿐 아니라 공장부지마저도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전체적인 부동산의 부가가치가 급락하는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더구나 기성세대의 자산이 급속히 연금화 혹은 기금화되면서 금융자산은 증가하지만 부동자산의 가치는 급격히 하락하게 된다. 산업구조도 1·2·3차 산업에서 4차 산업, 즉 투자금융산업이 급팽창하는 구조를 초래하게 될 것이고, 이것은 산업의 속성상 다시 인력이나 토지이용의 필요성을 감소시킬 것이다.

우리는 이미 이러한 산업구조와 인구구조의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부터 출산율을 맹렬히 높인다 하더라도 최소 30년간은 생산인구의 감소와 노령인구의 증가에 시달릴 것이다. 지금 우리가 이러한 변화에 수긍하지 않고 기존의 토지나 인력에 의존하는 시스템에 투자한다면 그 결과는 참담한 것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미래산업지식기반산업과 금융산업을 중심으로 재편

미래산업은 생산시설을 필요로 하지 않는 지식기반산업(바이오·나노 실업 등)과 금융산업을 중심으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 만약 이 대열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은 사회의 주류에서 이탈하게 될 것이다.

특히 지금 노령화에 대비한 연금과 보험의 급격한 증가에서 알 수 있듯이 개인의 자산은 금융위주로 재편된다. 퇴직연금, 국민연금, 공적자금 등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공공부문에서도 금융투자가 본격화된다. 또 이러한 부가가치의 창출에 대한 욕구는 유동성의 급격한 증가를 부르고 이렇게 부풀려진 유동성은 다시 국내에서 해외로 투자의 시선을 돌리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향후 10년이면 국내 금융자본은 그동안 적립된 금융자산의 규모가 국내에서만 운용하기에는 어려워지게 되고 이것은 곧 해외투자로 이어진다. 지금처럼 후발경제에 속한 우리나라 금융투자는 안전한 미국이나 기타 선진국에 대한 국채 투자나 소규모의 펀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의 산업자본들은 국내에서 공장을 짓기보다는 해외의 생산시설에 지분을 참여하는 형식으로 전개 될 공산이 크다. 현재 우리나라 유가증권 시장의 40%를 외국인이 장악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미국의 경우 산업시설은 거의 초토화되고 무역부문에서 엄청난 재정적자를 보고 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삼성전자, POSCO, 국민은행과 같은 기업들의 주인은 자본의 관점에서 볼 때 미국이다. 즉 미국은 현재 국내 산업의 급격한 경쟁력 저하에도 불구하고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힘과, 전 세계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의 자산가치만으로도 건재하고 있다. 공장 하나 없이 엄청난 양의 산업시설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국수주의적 시각으로 본다면 외국자본의 침탈이나 공격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것은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필연적 변화 과정의 하나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사례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금리에 대한 투자는 언제나 무위험 투자

이제 우리나라도 이런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따라서 이제는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의 가치보다는 금융자산의 가치에 주목하고 금융자산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금리에 대한 이해다. 땅의 가격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가치가 그 땅이 가지는 부가가치라면, 금리 역시 그 돈이 가진 부가가치의 가능성에 비례한다. 일례로 돈을 빌려서 이자를 지출해도 평균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라면 금리는 상승한다. 하지만 돈을 빌려서 사업을 했을 때 손해를 보기 쉬운 상황이라면 금리는 하락한다.

인류가 절멸하는 시기가 될 때까지 사회는 진보할 것이다. 이 진보의 양만큼 부가가치는 어떤 곳에서건 늘어나기 마련이다. 반복되지만 야생 과일을 따먹다가 농사를 짓는 단계에서는 땅으로 부가가치가 집중된다. 돈을 빌려서 집을 사면 집값이 오르는 시기에는 주택에 부가가치가 몰린다. 그러나 돈을 굴려서 이익을 얻는 구조에서는 부가가치는 돈으로 집중된다,

이렇게 인류가 진보하는 한 부가가치는 어딘가로 배분되어지는데 앞으로 돈을 굴려서 이익을 얻는 단계에서는 이 부가가치에 대한 권리투쟁이 시작된다. 즉, 땅을 사서 이익을 얻자면(불가측 변수를 배제한다면) 결국 그만큼 열심히 농사를 짓거나 생산시설을 유지하는 사람에게만 이익이 주어질 것이다. 하지만 돈을 굴려서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노동력이나 성실성이 아닌 금융에 대한 이해와 금융자산을 다루는 능력에 따라 부가가치가 분배된다.



예를 들어 소극적인 관점에서 볼 때 10억의 자산을 가지고 금고에 넣어두는 사람은 금리(돈으로 할 수 있는 부가가치 창출의 가능성의 크기)만큼의 기회비용을 상실하는 것이다. 하지만 3%의 금리로 다른 사람의 돈을 활용해서 10%의 이익을 내는 사람은 순수한 이익만 7%를 올리게 되는 것이고, 그 돈을 빌려준 사람은 3%의 이익을 얻게 된다.

이것을 다시 금리와 상호 관계에 있는 물가와 관련지어 생각해보자. 금리를 획득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자산이 고정되고, 금고에 넣어둔 사람은 손해를 보게 되며, 7%의 이익을 올린 사람 역시 사실은 4%의 수익을 올린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금리를 만만하게 보아서는 곤란하다. 250년 전 미국 뉴욕의 맨해튼을 인디언으로부터 단돈 6달러에 산 네덜란드 상인의 선택은 어떤 것이었을까? 당시 헐값에 땅을 팔아버린 인디언들은 지금 그들의 조상을 원망하고 있겠지만 실제 6달러를 미국연방 평균금리 기준으로 복리예금을 했을 경우 그 돈은 지금 현재 맨하튼 부동산가격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한 것보다 두 배나 많다. 또 지난 20년간 우리나라에서 1백만원을 투자해서 가장 큰 수익률을 올려준 투자수단 역시 예금, 채권, 부동산, 주식의 순이다.

이것은 우리들의 상식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가장 좋은 돈벌이는 부동산이고 지금 가장 좋은 재테크 수단은 주식 같은데 20년간의 누적 수익률을 기준으로 평가하면 결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이것은 앞서 말한 금고를 지킨 사람과 돈을 빌려준 사람(예금), 빌려서 투자한 사람의 관점과도 괴리가 있다.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행위란 곧 그만큼의 위험을 안게 된다는 것이다. 3%의 금리로 돈을 빌려서 10%의 이익을 지속적으로 내기란 그야말로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물가상승률을 소폭 상회하는 금리에 대한 투자는 언제나 무위험 투자로서 복리이익을 안겨주었고, 이 복리 예금의 힘이 바로 맨해튼이나 국내 투자시장에서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그만큼 투자라는 것이 어렵고 위험하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도 여전히 금리에 투자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다음에는 이 부분에 대해 좀더 깊이 생각해 보기로 하자.

연재를 시작한 ‘시골의사’ 박경철씨는…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경철씨(42)는 현직 의사로는 드물게 주식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의대 재학 중 재미 삼아 주식에 투자했다가 실패한 후 오기가 발동해 동료들과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주식 공부를 시작했다. 10년간의 도전 끝에 큰돈을 벌게 됐고, 증권사 게시판과 경제 신문 등에서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1년 MKS(매경증권방송)의 ‘고수 대 고수’에 출연해 솔직하고 뼈 있는 이야기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1년에 50여 차례 이상 기업 연수원과 공공기관에서 강연을 하고, 얼마 전에는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책을 출간해 뜨거운 사랑을 받은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현재 고향 안동에서 신세계연합의원을 운영하고 있고, MBN에서 ‘머니 레볼류션’도 진행하고 있다.

기획 / 최영진 기자 글 / 박경철 사진 / 박형주·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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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제공 ]  레이디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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