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 디자인'이 부가가치의 원천

2004.7.14 자료

 
유니버설 디자인을 제품 개발에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경영자가 직접 나서서 사내의 의식을 높이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어린이용 상품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성인용 상품에 응용하는 식의 진화된 모습도 보이고 있다.

[닛케이(日經) 디자인]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설문조사 등을 바탕으로 한 '유니버설 디자인(이하 UD) 도입 순위'를 작성했다. 금년에는 작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TOTO와 1위였던 도요타자동차의 순위가 바뀌었고, 마쓰시타(松下)전기산업이 단숨에 3위에 진입하는 등 순위 변동을 볼 수 있었다. 3개사는 종합 점수로 볼 때 4위 이하와 크게 거리를 두고 있어 UD를 활용한 시장의 견인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순위는 닛케이디자인에서 보낸 설문조사 용지(자가진단 설문지)에 응답한 기업을 대상으로 소비자 이미지 조사와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청취 조사 등을 가미하여 집계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닛케이디자인 7월호를 보면 알 수 있다.

 

사장이 직접 리더로 나선 TOTO

TOTO의 기세 시장은 금년도의 연두 훈시에서 UD를 사업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선언했다. 3월에 발표된 2006년도까지의 新중기 경영계획에서는 온리원(only one) 상품 개발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UD를 꼽았다. 경영자가 직접 나서서 전사적으로 UD를 추진하는 자세를 보여 준 것이다.

TOTO가 6월에 출시한 욕실제품인 [레스트팔(RESTPAL) DX]는 업계 최초의 UD를 활용한 화장실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보기 쉽게 디자인한 최신 리모콘이다.

TOTO는 지금까지 품질관리나 기본 성능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이른바 하의상달(BOTTOM-UP)식으로 UD를 도입했다. 그러나 UD추진본부 UD기획부의 도무라 부장은 "UD만큼은 상의하달식(TOP-DOWN)으로 바꾸었다. 개발품의서 등을 검토한느 경영회의에서는 사장이 던지는 질문이 가장 날카롭다"고 설명한다.

UD에 대한 대응이 상의하달 형태로 전환됨에 따라 TOTO의 UD제품 개발이 가속화되었다. 또한 제품을 통해 UD에 대한 대응을 시장에 적극적으로 어필하려는 자세도 강화되었다. 도무라 부장은 "지금까지는 상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써보면 안다는 식의 자세였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더욱 적극적으로 이용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려는 사고방식으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TOTO의 새로운 자세를 반영한 제품이 바로 올 6월에 출시된 욕실제품인 [레스트팔(RESTPAL) DX]이다. 변기나 세면대와 같은 부품을 UD화 했을 뿐만 아니라, 제품 전체의 레이아웃이나 치수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에 걸친 연구 성과를 반영했다. 그들은 이 제품을 '업계 최초로 유니버설 디자인을 형상화한 화장실'이라고 주장한다.

 

TOTO만이 아니라, UD를 테마로 한 연구개발에 착수해 온 많은 업체들이 최근 들어 UD 정보를 이용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제공하게 되었다. 그 계기가 된 것은 바로 도요타자동차의 UD를 앞세운 PR전략이다. 도요타자동차는 자사 최초의 UD자동차인 [라움(RAUM)]DMF 2003년도 5월에 출시한 후 텔레비젼 등을 통해 '탑승자 모두가 편안한 차! 자동차의 유니버설 디자인'이라는 TOTO만이 아니라, UD를 테마로 한 연구개발에 착수해 온 많은 업체들이 최근 들어 UD 정보를 이용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제공하게 되었다. 그 계기가 된 것은 바로 도요타자동차의 UD를 앞세운 PR전략이다. 도요타자동차는 자사 최초의 UD자동차인를 명확하게 어필해왔다.

또한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4월, 도쿄 임해부 도심에 있는 쇼룸인 '메가웹(MEGA WEB)' 내에 UD를 테마로 한 전시장인 '도요타 유니버설 디자인 쇼케이스'를 개설했다. 이업종이나 자치단체와 협력해 UD에 대한 사고방식이나 성과를 시장에 침투시키려는 전략이다. 즉 환경 다음은 UD라는 것이다.

 

도요타 자동차를 계기로 '환경에서 UD로'

이러한 도요타의 적극적인 PR로 말은 물론, UD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시장에 침투되기 시작했다. 또한 특정 이용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특별한 디자인이나 제품들이라는 식의 오해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UD에 대응하는 많은 제조업체들이 이러한 변화를 알아차리고 자사의 PR전략을 다시 짜고 있는 것이다.

도요타자동차의 경차 [팟소]도 UD를 활용한 자동차다. 운전석의 조작부 외에 뒷좌석의 쿠션을 새롭게 디자인해 사용 편리성을 높였다. 뒷부분의 좌석 사진은 같은 모델의 [분](다이하쓰공업]이다.

이에 따라 도요타는 그보다 한발 더 앞서 나아가고자 한다. 도요타자동차는 지난 6월에 다이하쓰공업과 공동 개발한 경차 [팟소(PASSO)](다이하쓰공업의 자동차명는 [분(BOON)]를 출시했다. 핸들을 상하로 조절하면 속도계와 액정 디스플레이가 언제든 잘 보이는 위치로 이동하는 '컬럼 미터(COLUMN METER)'나, 뒷좌석의 시트 쿠션을 앞쪽으로 밀어서 편평하게 함으로써 뒷좌석에 놓아둔 짐이 발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롱 쿠션 모드' 등은 이용자 조사 결과에서 나온 그야말로 확실한 UD 아이템이다.

그런데 팟소 광고 등에서는 UD라는 말이 특별히 강조되고 있지 않다. 그것은 토요타가 'UD를 통해 실현된 기쁨이나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UD를 알리는 도요타의 자세나 방법이 미묘하게 바뀌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마쓰시타, 'UD야말로 부가가치다'

마쓰시타전기사업의 UD전략에서 2003년 가을은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다. 마쓰시타는 우선 2003년 10월에 유니버설 디자인 기본 규정을 정했다. 몇가지 기본 규정은 마쓰시타의 '헌법'에 해당하는 규칙이다. 이러한 기본 규정에 UD에 대한 대응을 명문화함으로써 모든 사원들이 일상적인 업무 속에서 UD를 더욱 강하게 의식하게 되었다.

비스듬한 드럼세탁기 [NA-V80]의 히트가 마쓰시타전기산업의 UD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더 나아가, 그 직후인 11월에는 마쓰시타전기산업의 대표적인 UD제품인 브스듬한 드럼 세탁기 [NA-V80]이 출시되었다. 판매 가격이 경쟁 제품에 비해 비교적 비싼데도 불구하고 NA-V80은 절찬리에 판매되었다. 이 결과를 보고 '비싸더라도 이용자들에게 명확한 가치를 보여주는 상품은 잘 팔린다'는 의식이 경영층에도 확산되었다.

그 결과, 마쓰시타전기에서는 UD를 도입한 제품 개발은 이제는 당연한 프로세스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1년도 채 안되어 마쓰시타의 일반 소비자용 제품 238개 아이템 중 약 16%에 해당하는 38개 아이템이 UD제품으로 탄생했다.

마쓰시타 내에서 UD의식의 침투는 주변 영역으로도 확산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취급설명서를 재검토할 때에도 UD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취급설명서의 경우, 우선 요점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정리했다. 아울러 조작 방법을 구체적인 이미지로 떠올릴 수 있도록 큰 삽화를 많이 사용하고 설명문은 간결하게 바꾸었다.

마쓰시타전기산업의 UD의식은 개봉하고 나면 쓸모없는 물건이 되고 말았던 가전제품 포장에도 반영되고 있다. 디지털 캠코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제품 박스를 수납용 케이스로 활용하고 있는 이용자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새로운 포장은 수납용 케이스로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마쓰시타전기는 자사 제품과 이용자들의 접점에 UD를 도입해 고객 만족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무기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고쿠요의 모서리 지우개, 100만개 돌파

1997년, 비교적 일찍부터 UD를 도입했던 고쿠요(KOKUYO)는 문구나 OA기기를 중심으로 약 580개 아이템의 UD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상품 개수를 하나의 성과로 평가할 때 매우 월등한 존재인데, 그럼에도 이 수는 고쿠요의 전체 아이템의 5%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일단 전 제품의 50%를 UD화한다는 목표를 세운 고쿠요의 입장에서 본다면 아직도 한참 멀었다.

코쿠요는 제품발매 후에도 사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UD제품의 저변을 확대했다. 왼쪽은 컬러 모서리 지우개. 오른쪽은 UD를 활용한 수정 테이프이다.

고큐요의 사무용품부문은 시장에 투입한 UD제품에 대해 실제로 이용자들로부터 평가를 받아 그로부터 새로운 방향을 찾는 활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즉, 평판이 좋은 UD제품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개를 통해 아이템 수를 늘리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선택의 폭을 넓힘으로써 시장의 만족도를 향상시키고자 한다.

그러한 활동의 무대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2003년 8월에 개설한 모니터 사이트인 コクヨの使って(고쿠요를 사용해 보세요)이다.

예를 들어 고쿠요는 이 사이트를 통해 자사의 인기 상품인 '모서리 지우개'라는 지우개 모니터 요원을 일반인들 중에서 모집했다. 모니터는 5개 항목으로 구성된 만족도 체크를 5단계로 평가했다.

그 결과 두가지 시장 니즈가 드러났다. 그것은 바로 다양한 컬러와 작은 모서리 지우개다. 지금까지는 이용자들의 요구샇을 알기 위해서는 많은 유통 경로를 거쳐야 했기 때문에 1년 이상이 걸렸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이용자와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방법을 도입함으로서 출시 후 몇개월 안에 새로운 니즈에 대응한 상품을 시장에 투입할 수 있게 되었다.

고쿠요는 2004년 2월에 4가지 색상의 '컬러 모서리 지우개' 24만개를 수량 한정으로 출시해 6월 현재 거의 다 팔았다고 한다. 이로써 모서리 지우개의 출하 개수는 100만개를 넘어섰다. 8월에는 소형 모서리 지우개도 추가로 출시할 것이라고  한다. UD도입이 보기 좋게 히트상품으로 이어진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식품 분야에서는 포장을 재검토

큐피(キューピー)는 2004년 1월에 발표한 주기 경영계획의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써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자'를 내걸고, 회사 전체가 나서서 UD에 대응하는 자세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큐피는 개발, 품질관리, 마케팅, 영업, 생산 부분 등의 부장, 과장이 중심이 되어 '고객의 목소리를 살린 상품 개선 회의'를 월2~3회 꼴로 개최해 문제점을 찾아내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벗기기 쉬운 포장은 채용한 '유키지루시 하이! 치즈'로 유키지루시유업은 어린이용 시장을 개척했다.

큐피의 포장을 시리즈별로 살펴보면, 보기에 편리하고 열기 쉽도록 디자인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큐피는 아이디어의 통일성과 표시 방법을 통일하려는 노력을 했다.

예를 들어 같은 냉동식품이라도 개봉 부위 표시가 어떤 제품에는 포장 앞면에 세로로 쓰여있는가 하면, 또 다른 제품에는 뒷면에 가로로 쓰여 있다. 문자 크기나 굵기도 각각 다르다. 이래서는 이용자들에게 어필하기가 어렵다. 큐피는 이러한 점을 통일해 이용자들에게 효율적으로 큐피의 방침을 홍보할 생각이다.

시대의 요구에 부응해 상품 단위나 개인 차원에서 UD에 착수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대응의 결과,  UD 자산이 기업 내에 산재되어 전체적으로 충분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따라서 큐피는 UD자산의 분산을 막고 정리, 통합함으로써 브랜드 파워의 향상을 꾀하고자 한다.

 

브랜드 파워 회복에 일조

2000년 3월부터 독자적으로 '유니버설 디자인을 도입한 포장 용기의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포장 디자인 개발에 활용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바로 유키지루시(雪印)유업이다. 유키지루시유업 기술연구소의 사사키 주임은 "실은 70년경부터 포장만 전문으로 하는 개발팀을 두어 안전위생, 환경에 대한 배려, 비용이나 생산성과 함께 사용의 편리성이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점을 항상 개발 조건으로 삼았다. 그러한 의미에서 본다면 모든 상품이 UD 대응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수많은 상품들 중에서 특히 UD로 특화해서 성공을 거둔 상품이라 하면 2002년 9월에 출시한 어린이용 프로세스치즈인 '유키지루시 하이! 치즈'를 들 수 있다. 일반적인 스틱 형태의 튜브가 아니라 2장의 필름 사이에 치즈를 넣은 제품으로 필름의 탭과 커다란 화살표 표시가 붙어있기 때문에 어린이라도 손쉽게 개봉할 수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도 한 몫 거들어 '하이! 치즈'의 한달 매출은 출시 당시에 비해 2배로 늘어났다. 또한 2004년 3월부터 추가된 자매품 '하이! 치즈케이크 바나나'와 '하이! 치즈케이크 딸기'는 당초 계획의 4배의 페이스로 팔리고 있다고 한다.

또한 현재는 일부 편의점에서만 시범 판매하고 있는 안주용 치즈인 '비루니 치즈!('맥주에 치즈'라는 뜻)도 같은 포장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앞으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상품도 더 많이 출시할 예정이다. 포장을 뜯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어린이들뿐만이 아니다. 고령자들은 물론, 건장한 어른들도 음주시에는 신체 능력이나 감각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UD 도입에 따른 하나의 성과를 다양한 제품에 전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폭넓은 이용자들의 사용 편리성을 향상시키게 된다. 이렇듯 착실한 활동을 계속해 나아가는 것이, 한번 잃었던 유키지루시 브랜드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에도 틀림없이 효과적일 것이다. 이제는 UD가 기업의 성쇠를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용어설명: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연령과 성별, 신체 장애유무 등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디자인.

프로세스 치즈(Processed Cheese)
자연치즈 한가지나 두가지 이상을 같이 간 후, 녹이고 다른 재료를 섞은 다음 다시 굳힌 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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