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D의 개념이 확립된 것은 지난 90년초 미국에서다. 장애를 가진 미국인들을 위한 보호법인 ADA(Americans with Disadilities Act)법이 제정됐다. 식당, 호텔, 미술관, 스포츠 시설 등 공공시설과 서비스를 누구나 차별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법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건물이나 시설 제작에 들어가면서 UD가 이론화됐다. 미국에서는 UD의 7가지 원칙이 만들어진다.당시 영국, 스웨덴, 독일 등 유럽에서도 ‘디자인포올(Design for All)’을 내걸고 디자인이 갖는 의미와 가치를 재인식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UD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의 UD의 선두자인 트라이포드디자인의 나카가와 사장은 “인간은 석기시대부터 머릿속의 이미지를 만들어 사회를 형성해왔다”며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을 깨닫는 UD의 원점”이라고 말했다. 이런점에서 UD와 배리어프리(Barrierfree)는 다르다. 배리어프리는 장애(배리어)라는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지만, UD는 장애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것이다.

일본의 한 조사에서, 현재 디자인에 불편함이나 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87%나 된 것으로 나왔다. 상당수 사람들이 디자인 불편하지만 참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령화 사회가 급진전되면 소비자들이 디자인의 불편함을 참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장애자, 고령자, 어린이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마인드가 생기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의 귀담아 새겨 들을 대목이다.

[UD의 7가치 원칙 ]

1. 누구나 공평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2. 사용하는데 자유도가 높을 것

3. 사용법이 간단해서 바로 알 수 있을 것

4. 필요한 정보를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것

5. 실수나 위험으로 이어지지 않을 디자인일 것

6. 무리한 자세를 취하지 않고 작은 힘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

7. 접근하기 쉬운 공간과 크기가 공간이 확보돼 있을 것

임영모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유니버설 디자인의 진정한 의미는 특정한 계층을 위한 것이 아닌 사용자의 연령이나 능력에 관계없이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과 사용 환경을 설계하는데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소비자의 사용상 불편한 점과 니즈를 파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트렌드와 미적인 요소를 강조했던 지금까지의 제품 디자인과는 달리 유니버설 디자인은 소비자의 사용편의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제품에 대한 반응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를 디자인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유니버설 디자인을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는 일본기업들은 사용자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이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디자인에 반영하고 있다. 또한 유니버설 디자인 기법을 제품 디자인뿐만 아니라 제품설명서, 포장 등 다른 영역으로 확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제품설명서를 만들 때 유니버설 디자인 기법을 활용하여 우선 요점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정리한 다음 조작 방법을 구체적인 이미지로 떠올릴 수 있도록 큰 삽화를 많이 사용하고 설명문은 간결하게 작성하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최고경영진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단순한 제품 디자인이 아니라 소비자 존중이라는 철학이 전체 직원에 뿌리 내릴 때 유니버설 디자인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사회가 발전할수록 노약자나 장애인에 대한 성숙될수록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전자신문 김익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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