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기업의 조건 - 위대한 기업이 극복해야 할 8가지 위기
케빈 케네디, 메리 무어 지음, 이진원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인하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이신 손동원님의 서평인데요...

어디서 카피해놨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좋은 내용이라 여기에 옮겨놓습니다.

프로필에서부터 풍부한 기업현장 경험을 자랑하는 이 책의 저자들은 기업이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조건으로서 ‘지배구조’와 ‘경영’이라는 두 기준에 주목할 것을 제안한다. 이 두 개념을 100년 장수의 비결로, 동시에 무시할 경우 실패의 원인으로 보았다는 것은 기업의 실패는 한 가지 사건이나 원인 때문에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셈이다. 오히려 각 사건이나 원인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도록 하는 시스템적 오류에서 기업이 실패한다고 본 것이다. 시스템의 개선(혹은 혁신) 없이는 도처에 산재한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실패위험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주장인데, 이 주장은 특히 시스템적 준비가 취약한 우리 기업들이 주의 깊게 경청해야할 대목으로 판단된다.

저자들은 경영상의 위기를 부를 수 있는 4개의 조건, 그리고 지배구조 측면에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4개의 조건들을 지목하고 있다. 이 8가지 위기들을 초래하는 조건들을 잘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면 그만큼 장수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이 8가지의 위기들은 8가지의 기회일 수도 있다.

저자들이 지목하는 ‘경영’ 측면의 위기 조건들은 혁신, 제품교체, 전략, 얼라인먼트 등이며, ‘지배구조’ 측면의 위기 조건들은 학습문화, 리더십 DNA, 기업지배 시스템, 이사회의 감시 등이다. 이들 각 조건들은 하나하나 독자적인 의미도 크지만, 각 조건들이 체계적으로 연계되고 조율되었을 때 그 효과가 최대화한다는 전제를 놓칠 수 없다. 즉 각 조건들의 의미와 그것에 대처하는 방법을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조건이 어떻게 상호보완적으로 기업의 성장과 생존에 연동되는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 책의 특징을 지목할 때, 100년을 생존할 기업조건을 말하면서 갓 태어난 탄생 초기의 기업들에 주는 교훈 중심으로 썼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오래 사는 비결도 어느 연령대의 사람인가에 따라 다르고 또 다르게 해석될 것이다. 장년층에게 설득력이 높은 장수에 관한 교훈이 있고, 유아 혹은 청소년들에게 설득력을 가질 장수에 대한 교훈이 따로 있을 것이다. 기업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창업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기업들에 주목하면서 글을 썼다는 것은 저자들의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하이테크 벤처 분야에서 오랜 현장경험을 축적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첨단 벤처기업들이 그 짧은 생애에도 불구하고 처절한 승부와 경쟁을 겨루며 명멸을 거듭하는 현장을 지켜보면서 ‘장수하는 기업’의 의미를 정리하고 싶었을 것이라는 추론도 해본다. 이 책에서 사례로서 자주 등장하는 시스코, 아마존닷컴 등 첨단기술로 시장의 벽을 돌파하고 시장교란을 통해 이득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들을 주로 언급하는 것도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기업의 건강상태를 감시하는 바이탈 사인(vital sign)을 장수기업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지목하는 것도 흥미롭다. 기업규모가 커질수록 관심을 기울여야 할 요소들이 많고 특히 위험신호를 잘 파악해야 할 것이다. 기업을 위기에 빠뜨릴 요인들은 쉽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건강을 점검해야 하듯, 기업 또한 건강을 진단하는 법이 중요할 것이다. 이 책이 전달하는 중요한 메시지 중의 하나가 바로 기업들도 건강을 정기적으로 진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을 위협하는 예상 가능한 위기 상황과 그 위기들의 원천 그리고 회사 내부의 건강상태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바이탈 사인의 측정방법에 대해 지면을 상당히 할애했다. 기업이 100년 정도 장수하려면 이러한 바이탈 사인을 점검할 수 있어야 하고 미래를 대처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쉽게 수긍이 간다. 기업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너무 당연한 얘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 당연한 것을 정말로 잘 실행에 옮기는지를 점검하고 진단하는 것은 중요하다. 각 개인의 건강이 어떻게 얻어지는지를 생각하면 바로 답이 나온다. 조기 진단을 통해 암이 크게 번지기 전 즉 치료 가능한 시기에 암을 찾아내면 오래 살 수 있는 것과 같이, 기업을 사망으로 이끄는 병인을 적시에 발견한다는 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을 것이다.

저자들은 특히 ‘글레어’라는 바이탈 사인을 중요하게 언급하고 있는데, 당신이 어디로 가고 있으며 조직 내 당신 주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보는 능력이 점차 감소하는 현상을 ‘글레어’ 현상으로 칭한다. 글레어가 생기면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한 능력이 사라진다. 글레어는 보통 천천히 발전하기 때문에 기업은 글레어가 생기는 것을 잘 포착하지 못해 그것을 해결하기보다는 보통의 경우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글레어는 특히 기업내 조직들이 서로 다른 목적에 전념하고 있을 때 발생한다는 지적은 귀 기울일만하다.

예를 들어 제품 매니저들은 제품의 특징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엔지니어들은 작업공정에만 관심을 쏟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저마다 자기의 관심에만 집중하게 되면 각자 근시안적인 시각을 갖게 되어 회사 내 누구도 장기적이면서 기업전체에 중요한 목표 달성에 집중하지 못한다. 이는 먼 나라 화성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이웃의 성장기업에게서 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 이러한 글레어를 정확히 진단하여 건강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리더의 역할이면서 동시에 시스템의 얼라인먼트의 기능임을 잘 지적하고 있다.

기업전략과 경쟁력에 대해 던지는 구체적인 한 메시지도 독특한 편이다. 저자들은 기업의 복잡성을 잘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3차원 모형을 제안하는데, 그 3차원이란 기술/제품, 유통, 규모의 경제로 구성된다. 저자들의 주장은 이 3차원 가운데 2차원에서 경쟁사를 앞설 경우 차별화가 이루어진다고 본다. 한편 3차원 중 1개 차원에서 혁신을 이룰 경우 경쟁적인 차별성을 이룰 수는 있지만 이것 하나만으로 첨단 기술처럼 경쟁이 치열하고 빠르데 변화하는 시장에서 장기적인 성공을 이루기는 힘든 것으로 전망한다. 만약 3개 차원에서 동시에 차별화를 이룬 기업은 독점적 지위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저자들이 ‘위대한 기업’이라고 정의하는, 즉 5년에서 10년동안 시장을 독점한 기업은 최소 2개 차원에서 지속적인 차별화를 이룬다고 하는데, 이 시각은 위대한 기업에 대한 독특한 접근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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