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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크다! ㅣ 웅진 세계그림책 91
제즈 앨버로우 글 그림 / 웅진주니어 / 2005년 6월
평점 :
절판
이 작가의 또다른 작품 '안아 줘'를 아이와 함께 참 많이 봤더랬다. 이 책도 역시 명작이다. 아이마다 엄마마다 '명작'의 기준이 있겠지만 나는 내 아이가 갖고 있는 숱한 그림책들 중에 이 작가의 책 두 권을 명작으로 꼽고 싶다.
짧은 그림책의 줄거리를 나열하기는 좀 뭣하지만- 주인공은 ‘안아줘’에서와 마찬가지로 새끼고릴라 보보다. 작은 보보는 바위 위에 올라서서 조금 커지고, 도마뱀 위에 올라타서 또 조금 커진다. 표범이 나타나면 어쩐지 자신이 초라해보였다가(“난 작아”) 친절한 표범이 등에 태워주면 우쭐해지는(“난 크다!‘) 어린 보보.
보보는 내 아이와 똑같다. 내 아이가 자기보다 큰 언니오빠들 앞에선 아기가 되었다가 더 어린 아기를 만나면 ‘언니’가 되었다고 좋아하는 것처럼, 보보는 커졌다 작아졌다, 즐거웠다 실망했다를 반복한다.
하지만 작으면 어때? 크고 따뜻한 엄마 품에 안기면 작은 보보는 언제 그랬냐는 듯 행복해지는 걸. 네 살배기 딸아이는 보보를 보면서 조그맣게 “난 작아” 했다가, 보보가 커지면 덩달아 신나서 “난 크다!”하고 외치며 즐거워한다. 기린 머리에서 떨어질뻔한 보보가 “엄마아”하고 부를 때엔 자기도 “엄마아~” 부른다. 그러면 나도 그림책 속 엄마처럼, 우리집 아기고릴라를 꼭 껴안아준다. 우리 아이는 그렇게 ‘보보놀이’를 하곤 한다. 보보 놀이를 끝내면 내 딸은 나에게 약속한다. “엄마 내가 엄마만큼 커지면 꽃신 사줄께”. 이 작가의 다른 책들을 좀더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