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타깝게도 준결승 결승 한 셋트씩 밖에 못 봤지만 정말 대단하다. 어째서 사람들이 페더러, 페더러 하는지 단박에 알아버렸다. 윔블던 결승에서 그렇게 냉정할 수 있다니. 준결승 휴잇과의 경기에서 휴잇의 쌔끈쌈박한 얼굴과 신경질적인 플레이, 담담하고 평온해보이기까지 하는 페더러의 표정과 냉정하고 차분한 플레이. 실력에서 큰 격차가 났기 때문에 이 둘의 승부를 ‘성격’ 내지는 ‘스타일’로 설명하는 것은 맞지 않을 것 같고.
결승전 페더러와 로딕의 경기에 앞서- 로딕과 요한손의 준결승은, 2셋트까지 보다가 자버렸다. 금요일 밤~토요일 새벽에 모처럼 맘잡고 봐주려고 했는데 그넘의 윔블던, 장소를 바꾸든지 해야지 -_-;; 비가 와서 경기 중단! 밤 새워 기다려볼까 하다가 포기하고 잤다.
당근 로딕이 올라갔겠거니, 하고서 인터넷도 안 뒤져봤는데 어제 밤에 스포츠채널을 켜니깐 역시나 페더러-로딕 경기. 아쉽게도 벌써 2셋트 끝나가고 타이브레이크 진행 중. 역시 중간에 비가 와서 잠시 중단됐다가 재개됐는데, 월요일 새벽출근을 해야하는 처지 때문에 포기하고 잤다.
오늘 아침 외신들에 페더러의 얼굴이 눈부시다(반짝반짝). 뭐, 휴잇 뿐 아니라 로딕도 어차피 페더러하고는 실력 격차가 꽤 크기 때문에 외신기사들도 그다지 감격적인 포맷은 아니었지만.
테니스 경기는 본 적도 거의 없고 룰도 모르지만, 룰을 몰라도 TV로 테니스 경기를 보면서 즐거워하는 데에는 아무 지장 없다. 서브가 강한지 약한지, 어떤 위치로 공을 보내는지는 두 눈으로 볼 수 있으니깐. 실은 나는 로딕 때문에 이번 윔블던을 챙겨볼까 했던 거였다. 내 평생 유일하게 풀 셋트 지켜봤던 것은 역사적인 로딕-엘 아나위 2003 호주오픈 8강전이었다. 테니스 처음 보는데 하필이면 그 경기를! 5시간 넘는 사투, 그야말로 사투였다. 사실 나는 그때 로딕보다는 엘아나위 쪽에 한 표 주고 싶었지만 로딕이 이겼고 로딕 또한 대단히 인상적이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번에 로딕을 보니까-- 준결승 요한손과의 경기에서는 로딕의 기량이 확실히 뛰어나 보였지만, 페더러에게는 역시나 안 된다는 걸 확인.
여자 경기에서는 자꾸만 샤라포바를 비춰주는데, 괴성;; 밖에는 별로 기억에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