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쿳시 지음, 조규형 옮김 / 책세상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누구누구님의 서평을 재미있게 읽고서 구입한 책. 그러니까 나는 '해몽'부터 듣고 나서 꿈을 꾸었던 셈이다. 결과는? 별로 재미없었다. 
뭐가 불만이냐... 이 작가가 대단히 유명한 문학상을 받은 사람인 모양인데, 이 책 자체만 놓고 보자면 대단치는 않다.  저자는 '화자(話者)' 와 '언술'의 문제 같은 것에 초점을 두고 로빈슨을 다시 쓰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하필 로빈슨? 굳이 로빈슨을 골라 다시 쓸 이유가 있었는지, 저자는 늙은 로빈슨에게서 무슨 '새로움'을 끄집어낸 것인지. 무식한 독자인 나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밖에. 뭐야, 소설은 재미가 있어야 할 것 아냐. 
저자는 '화자' 혹은 '말(言)의 효과' 같은 것을 얘기하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너무 직접적으로 그런 얘기를 소설에 끄집어낸다. 그런데도 정작 나는 잘 못알아듣겠다. 저자는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한 걸까? 말하는 사람에 따라 얘기는 다르게 들린다? 혹은, '이야기'가 없으면 '존재'도 없는 것이다? 그런 얘기인가?
'말'의 문제를 다뤄야만 한다, 독자들에게 이해시켜야만 한다는 작가의 강박관념 때문에 재미있을 수도 있었을 이야기에서 재미가 깎여나간 것 같은 느낌. 심지어 이해도 잘 되지 않으니. 더우기 페미니즘 어쩌구하고 연관시킨 선전은 너무나 과도한 해석이었기에 별로 언급할 필요를 못 느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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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3-03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가 쓴 여자 로빈슨 얘기. 척하는 것 같아서 밥맛떨어졌던 기억만 남아 있는 소설이네요. -_-a

딸기 2005-03-04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피듕포듕 2010-01-05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굳이 로빈슨 크루소를 택한 이유는 소설의 시작을 다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라고 보고 있고, 작가인 존 맥스웰 쿳시는 소설의 새로운 시작의 기점으로 소설의 처음으로 돌아간 것이고요. 음.. 나름 괜찮았던 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moonpalace 2012-11-19 0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소설은 재미있어야 한다 여기서부터 님이 쿳시의 소설을 좋아할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는 재미를 위해 글을 쓰지도 않지만 소설이 재미를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쿳시의 소설이 별로 와닿지 않은게 안타깝습니다.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기대하신다면 실망하실만 하죠..실재로 이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그의 책들을 더 읽어보신다면 조금은 더 이해가 가실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굳이 로빈슨 쿠르소의 이야기를 차용하게 된 이유도 있지만 그걸 여기에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하기는 그렇습니다. 쿳시는 제가 제일 존경하는 소설가이지만 솔직히 누군가에게 쉽게 추천하기는 그런책입니다. 기회가 되시면 나중에 한번 더 읽어보세요. 그럼 조금은 다른 생각이나 사유가 가능할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