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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쿳시 지음, 조규형 옮김 / 책세상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누구누구님의 서평을 재미있게 읽고서 구입한 책. 그러니까 나는 '해몽'부터 듣고 나서 꿈을 꾸었던 셈이다. 결과는? 별로 재미없었다.
뭐가 불만이냐... 이 작가가 대단히 유명한 문학상을 받은 사람인 모양인데, 이 책 자체만 놓고 보자면 대단치는 않다. 저자는 '화자(話者)' 와 '언술'의 문제 같은 것에 초점을 두고 로빈슨을 다시 쓰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하필 로빈슨? 굳이 로빈슨을 골라 다시 쓸 이유가 있었는지, 저자는 늙은 로빈슨에게서 무슨 '새로움'을 끄집어낸 것인지. 무식한 독자인 나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밖에. 뭐야, 소설은 재미가 있어야 할 것 아냐.
저자는 '화자' 혹은 '말(言)의 효과' 같은 것을 얘기하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너무 직접적으로 그런 얘기를 소설에 끄집어낸다. 그런데도 정작 나는 잘 못알아듣겠다. 저자는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한 걸까? 말하는 사람에 따라 얘기는 다르게 들린다? 혹은, '이야기'가 없으면 '존재'도 없는 것이다? 그런 얘기인가?
'말'의 문제를 다뤄야만 한다, 독자들에게 이해시켜야만 한다는 작가의 강박관념 때문에 재미있을 수도 있었을 이야기에서 재미가 깎여나간 것 같은 느낌. 심지어 이해도 잘 되지 않으니. 더우기 페미니즘 어쩌구하고 연관시킨 선전은 너무나 과도한 해석이었기에 별로 언급할 필요를 못 느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