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의 날'이다. 유엔은 올해 테마를 `면죄부를 없애자(ENDING IMPUNITY)'는 것으로 정했다.
많은 나라가 성폭력 등에 대한 처벌규정을 만들어놓고 있지만 실제로 여성을 상대로 한 폭력의 상당수는 여전히 가려져 있고, 범죄자들은 처벌을 받지 않은채 빠져나간다. 여성에 대한 폭력이 처벌받지 않은채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사회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여성의 날 주제인 셈이다. 특히 올해는 전쟁, 분쟁지역 여성들에 대한 집단적 폭력 문제가 심각한 화두로 제기되고 있다.
여성 폭력 `면죄부' 이제는 없애자
올 여성의 날을 전후해서도 세계 곳곳에서는 성차별과 폭력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과 행사들이 벌어진다.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는 지난 1일 여성지위에 관한 위원회(CSW) 회의가 개막됐다. 13일에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아부다비에서 전쟁돚분쟁 지역 여성들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국제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스페인에서는 소피아 왕비가 주최하는 아프리카 여성 인권 포럼이 7일 개막된다. 이 회의에는 아프리카 최초의 여성대통령인 라이베리아의 엘렌 존슨설리프 대통령과 모잠비크의 루이사 디오고 총리, 스페인의 마리아 테레사 페르난데스 드 라 베가 제1부총리 등 여성 정치인들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전쟁의 포연이 가시지 않고 있는 이라크에서도 8일 바그다드 그린존(안전지대)에서 `여성들의 목소리'라는 이름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이벤트가 계획돼 있다. 레바논에서는 같은 날 유엔 팔레스타인구호기구(UNWRA) 주최로 난민촌 여성들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이밖에 국제앰네스티(AI) 등이 주관하는 여성의날 행사들이 세계 곳곳에서 열린다.
전쟁·분쟁지역 심각한 여성 문제
지구상 인구의 3%에 가까운 여성들은 `실종'상태이고, 세계 여성의 3분의1 가량은 자의로든 타의로든 자기 나라를 떠나 타향살이를 하고 있다. 해마다 중동, 북아프리카, 아시아 등지에서 잔인한 할례를 당하는 소녀들이 200만명에 이르며 인신매매돼 팔려다니는 여성들이 수십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코피 아난 당시 유엔 사무총장이 발표했던 `여성에 대한 폭력에 관한 심층보고서'에 따르면 성매매를 강요당하는 여성들이 해마다 많게는 400만명씩 새로 발생하며, `성 노예산업'의 인신매매 시장이 연간 120억 달러(약 11조원)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성에 대한 성적, 신체적 폭력은 21세기가 되어서도 사라지기는커녕 분쟁, 극단주의의 발흥과 함께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제인권기구들에 따르면 1990년대 중반 아프리카 르완다 내전 당시 여성 25만∼50만명이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이베리아, 동티모르, 시에라리온 등 분쟁지역에서는 ‘페미사이드(여성 학살)’와 집단 성폭행이 반군과 군벌들의 `작전'으로 종종 일어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부룬디, 차드, 콜롬비아, 라이베리아, 러시아 연방 내 체첸공화국, 옛 유고연방 지역 등 무장세력의 군사행동이 벌어지고 있는 여러 지역에서 여성들에 대한 조직적, 집단적 폭력이 자행되고 있다.
여성을 상대로 한 폭력의 실태
▶ 전세계 여성 1억1300만∼2억명 ‘실종’ 상태
▶ 성매매를 강요당하는 여성 매년 70만∼400만명씩 새로 발생
▶ 할례를 당하는 여성 연간 200만명
▶ ‘명예살인’ 희생자 연간 5000명 이상
▶ 가정폭력·성폭력 치료비 개도국 의료비용의 5% 추산
▶ 내전·분쟁지역 ‘여성 학살’ 빈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