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목:  왕의 남자

감독:  이준익

주연:  감우성,정진영,강성연,이준기…등

제작사:  이글픽쳐스,씨네월드.

배급사:  시네마 서비스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19분

개봉일:  2005년 12월 29일

 








 

우아하고 강렬하게,.우리 이제 한 판 신명나게 놀아보자!

오늘 친구랑 드디어 '왕의 남자'를 봤다. 그런데,버스가 꽤나 안오더라. 하필이면 오늘 같은 날.그래서 전화 예매 한 거 카드 할인도 못받고,(친구는 일찍와서 받긴 했는데 나는 못 받았음,ㅜㅜ)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영화관으로 들어갔다. 이거이거,왕의 남자 졸라 기대했는데 재미없기만 해봐. 단지 이준기 얼굴 보는 것만으로 만족했다는 소리 듣게만 해봐,라면서 친구랑 입장하는 내내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에서 꽥 소리를 질러댔다. 6500원 값 못하기만 해봐! 스크린을 죄다 찢어놓고 오고 말테다. 그렇게 해서 들어갔는데 흥겨운 풍물놀이 음악 들려오면서 영화가 시작됐다.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모처럼만에 영화 보는데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는 건 오랜만이었던 것 같다.

아직 못 보신 분들도 많고 알라딘에서는 스포일러와 그 비스무리한 것도 금지하는 차원에 있기 때문에 내용을 굳이 쓰지는 않으려고 한다. 어차피,안보려고 하는 분들도 내용 쯤이야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떠돌아다니는 것들이 무지 많아서 굳이 부족한 이 글을 보지 않으셔도 염려는 없을테니까. 또한 예고편하고 뮤직비디오 몇 번 돌려보면 내용이 대충 추론된다. 그래서 내가 예고편하고 뮤직비디오의 유혹을 애써 안보려고 한건데 어제 그 유혹을 깨버리고 텔레비젼에서 돌려주는 예고편을 보고 오늘 영화를 보러 들어갔다. 뭐,그다지 큰 영향은 없었지만-혹시 보는데 분위기 깨지나 않을까 해서 내심 조마조마 했다.

영화는 연극을 원작으로,화려한 배경과 웅장하면서도 신명나는 사운드를 재현한다. 이게 바로 영화의 좋은 점이다. 연극보다 더 현실적이고,연극보다 더 환상적일 수 있는. 그래서 더욱 더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올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왕의 남자'를 보면서 뼈저리게 느낀 영화의 좋은 점이다. 항상 말로만 듣고,내가 그렇게 영화관을 수십 번씩 드나들었어도 그다지 못느꼈던 내가 오늘 '왕의 남자'의 색채에서,사운드에서 그걸 비로소 느끼게 됐다. 고맙다,'왕의 남자'.

'왕의 남자'는 천민들의 삶과 궁중 왕실의 삶을 대비적으로 다룬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혈의 누','황산벌'을 잇는 사극 영화라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보기엔 약간 그것들과 다른 영화라고 느낀다. 두 개의 상이한 계층. 그것을 이렇게 매끄럽게 다룬 영화는 지금까지 찾아 보기 어려웠는데,이 영화가 그것을 제대로 재현해내고 있다. 광대들의 걸쭉한 음담패설,거기에 대비되는 조정 중신들의 딱딱한 말투. 첫 장면이 시작되고 얼마 안되서 보면 장생(감우성)과 공길(이준기)이 광대패를 이끌고 놀이판을 벌이는 걸 볼 수 있다. 계집처럼 알량대며 허리를 드러내고 치마를 펄럭 들어올려 엉덩이를 실룩거리는 공길이 왕(연산군)으로 분한 장생에게 말한다. 아랫입이 좋으니,윗입이 좋으니. 보기 좋게 장녹수와 연산군을 밑바닥으로 깔아뭉개며 서민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멘트다. 그리고 섹스와 유흥에 한껏 익숙해보이는 현대인에게도 그 멘트는 낯이 뜨거워질만큼 도발을 내뿜는다. 어쨌든,장생은 껄껄 웃으며 공길에게 대답한다. 아,당연히 아랫입이 좋지!(근데 아랫입이라고 했는지,윗입이라고 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오늘 봤는데도 기억력이.....)한번 맛이나 볼까! 하면서 공길에게 슬슬 다가서고 공길은 요염하게 깔깔대며,그럼 어디 아랫입 맛 좀 봐라! 하며 물구나무 서기를 번개같이 하며 장생의 얼굴을 두 다리 사이에 끼워넣는다. 어찌나 솔직하고,어찌나 유쾌하던지. 그만큼 통쾌한풍자는 아마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몇 백년 후에 보는 나도 이렇게 속이 후련한데,그 시대에 박수쳐대며 웃고 있는 서민들에게는 얼마나 시원했으련지.

또 하나의 수확. 감우성의 연기력을 다시 한번 재검증받을 수 있었고,스물 넷의 이쁘디 이쁘장한 신인 이준기를 제대로 건져냈다. 얼굴만 이쁜 게 아니고 연기도 정말 제대로 하더라. 이준기는 영화 중에서 우는 장면이 많은데 그 때마다 가슴이 다 찡하더라.ㅜㅜ아이고.......그리고,강성연. 영화 데뷔는 늦게 했어도 장녹수의 표독스러운 매력과 또한 한 남자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영낙없는 여인네의 상반되는 이미지를 잘 표현해냈다. 그런데,정진영이 연기한 연산군은 나는 왠지 모르게 가엾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 정진영의 말투 때문에...ㅋㅋ아마,영화를 보신 분들은 다들 아실 것이다.ㅋㅋ

쓸데없는 여담인데.......난 요즘에 너무 좋은 남자들이 많다.ㅜㅜ동방신기 너무 좋고,조인성 좋고,이준기 좋고,ㅜㅜ라이언 필립도 좋고,ㅜㅜ.........지금 텔레비젼에서 동방신기 나왔는데 아오!!!너무 좋아!!!!!!나한테는 사춘기가 너무 늦게 찾아온 듯 하다,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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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12-31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너무 보고 싶게 쓰셨어요!

야간비행 2005-12-31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 님도 한번 보세요,어찌나 재밌던지,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