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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맨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7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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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디카프리오를 주연으로 영화화 한다고 해서 출간때부터 눈여겨보았던 소설이다. 뮤지션이자 저널리스트, 경제학자이자 소설가라는 작가의 이력도 특이했고 '눈사람'을 소재로 한 시놉도 흥미로웠다. 책의 앞뒤에 나열된 과도한 칭찬과 수식어, 수상이력에 비해서 작가 요 네스뵈는 우리나라에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는 작가다. '헤드헌터'라는 작품 한 편이 출간된 적이 있는데, 그것 또한 요 네스뵈의 대표작인 해리 홀레 스리즈와는 별개의 작품이다. 작품의 주인공 '해리 홀레'와 정반대의 캐릭터를 구축하려 쓴 작품이 '헤드헌터'라니 이 작가는, 혹은 이 작가의 작품들은 우리에게 상당히 낯설다.


독자는 작품을 읽기 전에 책의 앞 뒤를 살피며 소설의 전반적인 내용을 유추해보기 마련이다. 나도 또한 그랬다. 익숙하지 않은 작가의 작품이기에 더 조심스러웠다. 이 소설이 읽을만한 가치가 있을지, 소설에 대한 단편적인 정보가 흥미로운지 숙고했다. 결과적으로 이 소설은 나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증폭된 소설이었다. 단순히 '집 앞에 서 있는 눈사람'의 모티프보다 더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소설이었고 두꺼운 분량의 소설을 지치지 않고 밀어붙이는 힘을 가진 소설이었다.


소설은 스릴러의 뻔한 공식을 반복한다. 사건의 발생, 용의자의 추적, 범인을 확정, 범인의 죽음, 새로운 용의자의 등장. 이 패턴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계속해서 발견된 단서들과 부합하는 유력 용의자가 등장하고, 그 용의자가 범인이 아님이 밝혀지는 패턴이 반복되는 만큼 수많은 단서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표류하게 되는데, 소설의 마지막에 그 단서들을 깔끔하게 조합해내는 방식은 고전 추리소설과도 닮았다. 하지만 사건의 해결이나 수수께끼의 증폭보다는 스피드 있는 스토리나, 캐릭터들의 생동감에 더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작품이다. 전개 자체가 워낙 흥미진진하다보니 반전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불륜에 대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며 그 문제성을 이야기로 구축해내는 방식 또한 훌륭했고, 군데군데 배치해놓은 유머코드도 적절했다. 하지만 역시 계속 드는 생각은 이야기의 상투성이 아닐까 싶다. 다만 작가는 대단히 유능한 길잡이다. 작가는 자신의 뒤를 따르는 독자들에게 전혀 예상치 못한,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독자는 작가를 따라가다보면 항상 신선함을 놀라움을 느끼게 된다. 다만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그 길이 결코 새로운 길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선, 이 소설이 이렇게나 많은 상을 휩쓰는지 조금 의문이 든다. 요즘은 이런 소설을 찾아보기 힘들어서 그런 것일까.


무더운 여름에 선풍기 바람을 쐬면서 침대에 누워서 읽기에 안성맞춤인 소설이다. 눈 쌓인 북유럽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섬뜩한 살인들, 이보다 좋은 피서가 어디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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