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1. 장강명, 표백, 한겨레출판
제 1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이다.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로 그치지 않고 제목에서부터 문제의식을 표출하고 있다. 모든 틀이 다 짜여 있는 세계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표백 세대'로 정의하며,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 사회에 표백되어가는 것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그것은 자신의 존재는 희석되고 사회에서의 부품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젊은이들의 초상이다. 이러한 발상과 표현은 매력적이지만 이 주제를 어떻게 장편 분량의 소설로 뽑아내었을지 궁금하다. 더군다나 이미 읽어본 분들의 서평을 보면 그 흡입력도 대단한 것 같으니. 매년 훌륭한 소설들을 당선시켜온 한겨레 문학상 수상작이기에 더 믿음이 간다.
2. 김중혁, 미스터 모노레일, 문학동네
'펭귄뉴스', '좀비들'의 작가 김중혁의 신작 장편이다. 국내 순수문학판에 좀비를 끌어들인 작가 김중혁이 이번에는 게임판을 벌인 모양이다. 책의 설명만 봐서는 도통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지 감이 오지 않는다. 다만 이번에도 전작과 같은 기발한 상상력들을 펼쳐놓았길 기대할 뿐이다.
3. 전석순, 철수 사용 설명서, 민음사
소설의 형식은 어디까지 파괴될 수 있을까. 이 소설은 그 물음에 한 대답을 제시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정말 어떤 제품의 사용 설명서처럼 제시된 편집은 그간 일률적으로 제시되었던 소설 서술 방식을 바꿔버렸다. 주인공 철수는 가전제품이라도 된 듯이 도표로 사양이 표시된다. 주의사항, 사용후기들도 소설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이 신인 작가의 기발함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길 기원하며, 한 번쯤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다.
맘에 드는 국내 문학들이 쏟아진 달이었다. 이외에도 구병모의 소설집 '고의는 아니지만', 백가흠의 소설집 '힌트는 도련님', 권지예의 장편 '유혹'(전 3권), 조정래의 장편 '비탈진 음지' 등이 눈길을 끌었다. 가장 눈에 띈 소설은 위에 제시된 표백과, 미스터 모노레일 두 편이었으나, 철수 사용 설명서를 미리보기로 본 순간 엄청나게 호기심이 동해서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