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숲에 남산제비꽃이 피었어요 아이세움 자연학교 2
김순한 지음, 백은희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애국가 2절 '남산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에 나오는 남산은, 서울 남산도 아니고 경주 남산도 아닌 우리들 저마다의 마음속에 있는 ‘고향의 앞산’이다.

‘철갑을 두른 듯’이란 표현처럼 어린 시절에 뛰어 놀던 고향 앞산에는 소나무가 참 많았었다.

우리 조상들은 어떤 나무보다 소나무를 좋아했고 소나무를 즐겨 심었다. 그래서 천연 기념물 중에는 소나무가 유난히 많다. 이렇다보니 어느 산에나 소나무가 많아 마치 철갑을 두른 듯 울창하여 애국가에도 이렇게 표현했으리라.

소나무는 한국인의 DNA에 특별한 코드로 각인되어 있다고 한다. 힘들거나 서러울 때 아리랑을 부르며 살아갈 힘을 얻는 것처럼, 소나무를 통하여 정신적인 안정은 물론 상처까지 치유되는 것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소나무에는 살균성분이 많다.)

아무래도 애국가 2절 첫 소절을 떠올릴 때면 남산타워와 함께 서울 남산이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다면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수도였던 서울(한양)의 대표적인 숲인 남산 숲과 민족수인 소나무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것도 좋으리라.

도시사람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도시숲 '남산'

지금 남산에는 참나무와 아까시나무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일제침략기 이전에는 소나무가 마치 철갑을 두른 듯 울창했었다고 한다. 조선 600년 동안 남산솔숲 가꾸기에 우리 조상들은 각별한 정성을 쏟았기 때문이다.

조선 태종 때는 남산에 소나무를 심기 위해 3천명을 20일 동안 동원했으며 소나무를 훼손하는 사람들에게는 엄중한 벌을 내렸다고 한다. 이렇게 특별한 정성을 기울인 남산솔숲이 황폐해지기 시작한 것은 일제침략기.

일제는 우리 민족의 정기를 말살시키기 위해 남산에 있는 국사당을 훼손하고 없애는가 하면, 소나무를 마구 잘라 전쟁물자로 쓰게 된다. 그러다가 6.25전쟁 직후, 남은 소나무를 잘라 땔감으로 쓰면서 남산솔숲은 더욱 황폐해져만 갔다.

1960년대, 헐벗은 남산솔숲에 아까시나무를 많이 심었다. 더디 자라는 소나무보다 빨리 자라는 아까시나무를 심어서라도 남산 숲을 살려야했기 때문이다. 이후 1991년부터 2000년까지 소나무 2만 그루를 심어 가꾸고 현재 자손나무 보는 것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또한 불필요한 철책을 없애 야생동물이 살기 좋은 여건으로 바꾸고 있으며, 옹달샘 14곳을 만들어 개구리가 자랄 수 있게 하는 등의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올챙이는 물론 가재까지 살 수 있는 남산 숲이라니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

“도시사람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도시숲-남산처럼 도시에 있거나 도시 가까이에 있는 숲을 도시숲이라고 불러. 도시가 점점 커지고 발달할수록 도시숲은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베풀어. 소음이나 자동차 배기가스, 먼지 등 여러 가지 오염물질을 걸러주고, 온도나 바람, 습도 등을 조절하기도 해. 무엇보다 도시숲은 메마르고 바쁜 도시 사람들에게 휴식과 자연의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는 곳이야”-책속에서

남산의 소나무가 어서 자라 철갑을 두른 듯 울창해지고, 오염된 공기에 찌든 서울시민의 폐를 맑게 걸러주었으면 좋겠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 솔숲에 가면 스트레스로 인한 병까지 기적처럼 치유된다고 하니 어서 빨리 소나무가 울창해지기를 기대해볼만 하지 않을까.

"남산, 얼마나 아세요? 아이들과 남산솔숲 산책해보세요!"

<남산숲에 남산제비꽃이 피었어요>는 남산숲의 생태계이야기. 아이와 함께 남산숲을 산책하면서 남산에 대해 알아가는 형식의 내용이다. 아이들이 알기 쉽도록 쉽고 친근감 있게 설명하고 있어서 설득력이 높다.

한때는 호랑이가 살았던 남산 숲에 이제는 고양이가 왕으로 군림한다고 한다. 남산의 야생동물과 남산의 역사, 남산의 사계절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설명한다. 남산숲을 산책하며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해볼 수 있는 것은

▲남산과 남산솔숲은 어떤 길을 걸어 왔는가?▲숲의 구조와 식물의 천이 ▲ 참나무종류와 구분해보기▲소나무, 잣나무의 구별과 소나무에 대해 알아보기▲남산숲에 야생 동물들이 살지 못하는 이유는?▲숲과 도시숲의 역할은 무엇인가?▲남산숲에 살고 있는 토착식물과 외래 식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남산제비꽃은 어떤꽃?▲남산이 서울시민에게 왜 중요한가?

페이지마다 정성이 느껴지는 책이다. 선택하고 있는 단어나 표현 하나하나가 오염되지 않고 맑고 밝다. 내용도 워낙 충실하고 관련정보도 알차다. 아이들 눈높이에 기준을 맞추었지만 어른들도 꼭 알아야 하는 남산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남산숲에 남산제비꽃이 피었어요>는 남산타워와 남산식물원으로만 남산을 바라보던 내게 아이들 손잡고 남산솔숲 산책을 꼭 해보라고 권하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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