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먹고 맴맴 - 우리 식탁 지키기 프로젝트 2
도래미 지음, 이우영 그림 / 애니북스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햄만 먹지 말고 김치 좀 먹으라니까 기어코 안 먹었네!… 너처럼 김치나 야채는 안 먹고 인스턴트만 좋아하니까 감기가 잘 낫지 않는 거야…. 팍팍 씹어서 먹어, 좀! … 아~해! 어서! 어서 입 벌리지 못해!"

김치가 맵다고 눈물이 글썽글썽하던 삼순이는, 엄마가 억지로 입에 넣어준 김치를 모두 토해내고 말았다. 이렇다보니 오늘도 삼순이 엄마의 잔소리는 끝이 없다. 삼식이와 삼순이가 인스턴트와 패스트푸드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다.

<고추 먹고 맴맴>에 나오는 삼식, 삼순이는 이란성 쌍둥이로 초등학교 4학년이다. 요즘 우리 아이들이 인스턴트와 패스트푸드를 좋아한다지만, 이 정도라면 아무래도 좀 지나친 것 같다. 하지만 삼순이네 밥상 풍경은 우리에게 결코 낯선 풍경이 아니다.

사실 많은 엄마의 고민이기도 하다. “햄만 먹지 말고 김치 좀 먹어라. 콩만 밥에서 골라내면 어떡해….” 이렇게 잔소리도 해보고 야단도 쳐보지만, 아니 삼순이 엄마처럼 입을 벌려 억지로 김치를 먹여 보지만 잠시 그때뿐.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삼식이와 삼순이를 패스트푸드 지뢰밭에서 구출해 내자!

삼순이 엄마, 아빠도 그래서 고민이 많다. 그런데 어느 날 이들 앞에 재치 만점 세숫대야 도사와 애교 만점 처녀귀신이 나타나 우리 전통음식을 좋아하는 아이들로 만들어주겠다고 호언장담한다. 글쎄? 그게 가능할까?

재치 만점 세숫대야 도사와 애교 만점 처녀귀신. 패스트푸드의 지뢰밭(?)에서 삼식이와 삼순이를 과연 구출해낼 수 있을까? 구출해 낸다면 그 방법은?

<고추 먹고 맴맴>은 ‘우리식탁 지키기 프로젝트 시리즈’로 나온 책이다. ‘농림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삼순이처럼 김치보다 인스턴트와 패스트푸드를 더 좋아하는 아이들을 겨냥해 기획한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우리식탁 지키기 프로젝트 시리즈’ 첫 번째 책 <아이들이 돼지로 변했어요>(김미영)는 다래와 머루라는 주인공이 우리 농산물 나라를 파괴하는 흑마왕 일당과 싸우는 이야기. 우리 농산물의 우수성을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책이다.

얼핏 보면 교훈성이 강한, 부모의 잔소리 같은 책이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형식에, 아이들이 좋아 할만한 캐릭터를 등장시켜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그 때문인지 초등학교 도서관 대출순위가 무척 높은 편이다. <고추 먹고 맴맴>도 같은 형식의 책이다.

세숫대야 도사와 처녀귀신이 삼식, 삼순이를 데리고 다니는 곳은 우리의 전통 음식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조상이 살던 과거, 전통음식을 먹으라고 잔소리하는 아빠의 몸속, 그리고 김치와 된장의 발효세계 등 그 속에서 몸에 유익한 발효균과 무해한 균들을 만난다.

책 내용은 김치와 된장을 싫어하는 삼식이와 삼순이가 세숫대야 도사와 처녀귀신을 따라다니면서 김치를 비롯한 우리 전통음식의 우수성을 알아간다는 단순한 설정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태어나면서 만났던 김치의 역사와 김치의 우수성을 쉽게 알려주는 책이다.

게다가 세숫대야 도사와 처녀귀신이란 흥미로운 캐릭터 때문인지 책을 읽은 아이들의 반응도 좋다.

“내 친구 ○○이는 김치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급식시간마다 고민이 많은데 그 친구가 꼭 읽었으면 좋겠어요!”
“세숫대야 도사가 김치에 대해 쉽게 알려주어서 내용이 쏙쏙 들어와요.”
“된장만 먹고 명식(삼식이 사촌)이처럼 그렇게 키가 클 수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벨기에에서는 시골의 작은 슈퍼에서도 우리 김치를 살 수 있대요.”
“엄마, 아빠가 김치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라고 하는 이유를 이제 알 것 같아요.”
“김치에도 역사가 있다는 것을 몰랐어요!”
“햄버거와 피자보다 김치와 된장을 더 많이 먹어야겠어요.”

- 고양시 덕양구 삼송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만난 아이들(2006년 9월)


삼식이와 삼순이처럼 김치를 못 먹는(안 먹는) 아이들에게 날마다 밥상에서 되풀이하던 잔소리 대신 이런 책을 권해주면 어떨까? 사실 인스턴트와 패스트푸드는 어른들도 쉽게 물리칠 수 없는 식품들이다. 그래서 이 책은 어른들과 아이들이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면 좋다.

이 책을 읽은 후 아이들과 함께 해볼 수 있는 이야기들은 ▲김치의 역사, 김치가 우리 몸에 왜 좋은가? ▲간에 좋은 갓김치? 종류별 김치들의 효능?▲된장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우리 몸에 왜 좋은가? ▲발효식품은 무엇? 종류는? 우리 몸에 좋은 이유 ▲우리 몸에 유익한 균은?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는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남기며 왜 멀리해야 하는가? ▲정크식품이란? ▲패스트푸드 대신 좋아해야 하는 채소와 과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등이다.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에 병든 아이의 처방전 <고추 먹고 맴맴>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를 ‘정크푸드(junk food)’라고 한다. 영양은 없고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쓰레기라는 뜻. 요즘에는 한 술 더 떠 지뢰밭에 비유하여 정크푸드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한다. 항생제와 식품첨가물이 다량으로 함유되었기 때문이다.

패스트푸드의 대표격인 한국맥도널드가 1988년 3월 압구정동에 1호점을 개점하던 그해 매출액은 19억원이었다. 그러나 2000년에는 2300억여원의 매출을 기록하였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에 우리의 건강을 담보하고 있는지 쉽게 가늠되는 수치다.

이런 식품들이 몸에 해롭다는 것이 속속 밝혀지면서 많은 방송매체가 보도를 했기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어떤 음식이 몸에 좋고 나쁜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패스푸드만으로 주식을 삼는 어린이들이 많다. 청소년들도 마찬가지. 그 이유는 무엇일까?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는 어른들도 쉽게 뿌리칠 수 없는 음식들이다. 인스턴트와 패스트푸드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염려하고 잔소리하면서 우선 편한 마음에 인스턴트 일색의 밥상을 차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신도 패스트푸드의 맛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지 스스로 자신을 돌아볼 일이다.

<고추 먹고 맴맴>은 인스턴트와 패스트푸드로 병든 몸과 마음에 내릴 수 있는 처방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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