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숲에서 놀자 - 숲 체험 교육의 모든 것, 109가지 숲 체험놀이 완전 수록
남효창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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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 7월말과 8월 초에 무주구천동 백련사에서 며칠을 보낸 적이 있다. 1년 중 가장 덥다는 그 즈음에 무주구천동 숲속의 백련사는 얼마나 서늘하던지. 불을 때고 이불을 덮고 잤고, 물이 너무 차가워 한낮에야 비로소 머리를 감을 정도였다. 무더운 여름날이면 마음 시리도록 생각나는 서늘한 숲에 대한 행복한 추억이다. 깊은 숲 속이 아니었다면 어찌 가능하랴.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찾을 수 있는 숲이 있음은 얼마나 행복한가! 숲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큰 은혜이자 소중한 선물이다. 숲과 계곡을 좋아하여 여름휴가를 숲과 계곡에서 보내려고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단비처럼 반가운 책이 있다. '숲 박사' 남효창의 <얘들아 숲에서 놀자>다.

<얘들아 숲에서 놀자>라는 제목처럼 아이들과 숲에서 제대로 놀기 위한 책이다. '건물과 컴퓨터, 책을 벗어나 숲이라는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놀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숲에서 어떻게, 무엇을 하며 놀아야 할까?' '숲은 우리에게 무엇일까?'에 대한 답을 잘 알려주고 있는 책이다.

놀아보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닭!

3부에서 109가지 '숲 체험 놀이'를 소개하고 있는데 나처럼 자녀를 둔 부모들이라면 이 3부를 특별히 탐내보았으면 싶다. 아이들의 놀이는 성장과 학습의 중요한 활동 영역이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109가지 놀이들은 놀이에 참여한 아이들이 생태계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알아가게 하는 것들이다

놀이지만 노는 것이 전부가 아닌, 인성과 정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학습과도 자연히 연결되고 있다.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얻을 수 있는 생태관련 지식을 놀이 끝의 '참조하세요'에서 얻을 수 있다. 숲박사 남효창이 해박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닭!'이란 놀이는 우리가 어렸을 때 자주 하고 놀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를 생태계와 연관시켜 응용한 놀이로 숲으로 향하는 동안에도 해볼 수 있는 것이다. 인원 15명 단체놀이지만 가족끼리 오붓하게 해보는 것도 좋겠다.

놀이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다. 그러나 술래는 마지막 글자 '다'대신 '닭'을 넣어 말하고 술래 나머지 사람들은 닭 흉내를 내면서 움직인다. '다'자 대신 동물과 식물이름들을 번갈아 넣는데, 닭은 동물이니까 움직일 수 있다. 그러나 식물은 움직일 수 없으니 술래가 식물이름을 대면 움직이면 안 된다.

먹이를 찾아 이동하면서 살아가는 동물과 한곳에서 광합성을 하면서 양분을 섭취하는 식물의 특성을 이해하는 놀이이니 동물과 식물을 번갈아 부르기로 규칙을 세운다.

▲진행 방법 중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 참나무!(움직이면 안 된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 오리(오리소리까지 흉내 내며 움직인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 소!나무!(소 흉내를 내려다가 소나무 하면 움직일 수 없다)

▲이런 질문 어때요?
①동물과 식물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②생태계에는 동물과 식물이외에 어떤 생물이 있을까요? -책 속에서


소, 개, 원숭이, 참나무… 이름을 외칠 때 '뒤집어진 거북' '썩어가는 소나무' 등 수식어를 붙여보면 훨씬 재미있지 않을까? 또 어떤 놀이들이 있을까?

놀면서 배우는 생태체험놀이 109가지

큰 나무 그늘에서 더디 자라면서 큰 나무가 쓰러지고 햇빛을 독점할 기회를 기다릴 줄 아는 전나무와 큰 나무 그늘에서는 절대로 자라지 못하는 소나무의 특성을 비교해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의 특성을 햇빛과 그늘에 맞추어 알아보는 '나무피구놀이'는 어른들끼리 해보아도 좋은 놀이다.

책에서 가르쳐 주는 방법대로 '나만의 나무 도감 만들기'도 시도해볼만 하다. 고양이와 쥐처럼 잡고 잡히는 관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먹이사슬과 공생, 천적, 등은 무엇이며 이에 속하는 동식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뿐이랴. 생태계전반에 대한 다양한 체험과 응용을, 누구나 참여하기 쉬운 놀이형태로 자연스럽게 알아가게 한다.

숲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응용해도 좋을 실질적인 놀이들이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나 캠프 등의 단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놀이들이 많다.

모든 놀이에는 '무엇을 배우나?(주제)'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진행하는가?(방법)''이런 질문은 어때요?(학습)''참조 하세요(관련생태계이야기)'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놀이의 주제, 계절, 대상연령, 참여인원. 진행시간, 장소 등을 알려주는 길잡이도 있어서 계획 잡기에도 좋다.

숲과 계곡으로의 휴가에 들고 가면 요긴하게 쓸 책

"아이들과 숲으로 가보자. 그들은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숲에 누워 숲을 느끼고 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 시작은 숲과 친해지는 것이지만 아이들은 우리 눈에 보이는 것보다 많은 것을 얻고 많은 것을 내놓는다. 조금씩 천천히 알아 가면 된다. 열 번 듣는 것보다는 한 번 보는 시간이 짧지 않을까? 세상에 이보다 효과적인 교육이 있을까?' -남효창

최근 몇 년 전부터 아이들의 감성을 중요시하며 현장체험학습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학부모로서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 그러나 아이들과 함께 찾은 자연과 숲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며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줄 수 있을까?

나무이름? 나무들의 다른 점 비교? 서로 다른 모양의 이파리나 침엽수 활엽수 같은 단순한 비교? 아이들이 나무이름 등을 많이 아는 것도 좋겠지만 우선은 나무나 자연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먼저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런 전문적인 숲 체험 책 한권은 꼭 필요하겠다 싶다. 이런 책 한권 들고 아이들과 숲을 찾아 마음껏 뛰놀다 와보자.

마음과 몸에 찌들어있던 공해의 군더더기들이 쑥~ 빠져나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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