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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인! 우리의 자랑 - 한국의 대표 과학기술자 47인이 전하는 과학자의 길, 인간과과학 총서 23
한국과학문화재단 엮음 / 양문 / 2006년 4월
평점 :
인류문명은 과학과 함께 발전해왔다. 사실 우리의 일상을 둘러보면 과학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다. 컴퓨터나 TV 같은 전기제품들은 물론 의약품, 옷, 집, 수많은 생필품들... 게다가 야생의 식물에서 인류에게 필요한 성분을 추출, 질병완치율까지 높이고 있는 실정 아닌가!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과학이다.
21세기를 불확실성의 시대, 불연속성과 다양성의 시대라고 말한다. 이런 때, 지식과 정보창출의 첨병역할을 하는 과학기술은 개인과 기업, 나아가 국가를 위한 가장 강력한 생존무기가 될 수 있다. 앞으로 문명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과학기술에 인류가 의존하는 비중은 그만큼 커질 것이며 앞선 기술을 많이 보유할수록 경쟁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남보다 1초라도 앞선 기술과 특허, 이 모든 것들이 과학의 힘이요, 과학기술의 세계다. 따라서 과학기술을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들에게 과학은 딱딱하고 어렵다. 그래서 막연히 멀다. 정작 과학이 중요하고 미래가 달려있건만, 과학에 대한 어려움은 이공계를 기피하게 하고, 이는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이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요, 우리보다 앞서가는 선진국들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런데 이들 선진국들은 이미 오랜 전부터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 들여 국가적 차원에서 다양한 정책을 모색,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실정은 어떤가?
과학기술인 47명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런 안타까운 현실에, 한국과학기술재단에서 의미 있는 책 한권을 기획하였다. 바로 <과학기술인! 우리의 자랑>이 그것이다. 과학의 대중화와 이공계에 대한 높은 관심과 많은 지망을 염원하며 펴낸 책이다.
"과학 기술부와 한국과학문화재단은 이공계 성공사례를 모아 <과학기술인! 우리의 자랑>을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과학이 얼마나 즐거운 학문이며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세계인지를 청소년과 일반국민에게 알려주자'는 취지로 기획되었고, 특히 '과학의 대중화'에 초점이 맞추어졌습니다. 사실 과학 대중화를 위해 과학자의 글쓰기만큼 효과적이고 바람직한 방법은 없을 것입니다-한국과학 문화재단 이사장 나도선"
이렇게 만날 수 있는 과학기술인 47명. 분야도 다양하다. 이들은 수학, 물리, 화학, 생물학 등 과학의 기초학문은 물론 IT산업, 나노기술, 생명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기반으로 학계나 산업계뿐만이 아닌 정관계, 기업 CEO에서 활약하는 과학 기술인들이다.
"우연히 뛰어든 백신개발과 무료배포는 7년간 이어졌다. 새벽 3시에 일어나 밤잠을 쫓으며 바이러스 연구와 프로그래밍을 하고 학교로 가는 고된 일정이었다. 그러나 박사학위를 받고 군의관 복무를 마친 다음에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의학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 의학에 몰두하는 것이 학생들에 대한 도리이고, 개인적으로도 세계적인 수준의 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전까지는 컴퓨터 바이러스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두 달에 세 개정도라 혼자서도 충분히 대처가 가능했는데 1994년 정도 되니 70여종으로 늘어나 더 이상은 파트타임으로(의대 조교를 하는 틈틈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고 말았다.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 책 속에서
우리에게 컴퓨터 의사로 잘 알려진 안철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의학, 둘 다 병행할 수 없는 현실에 부딪쳤고 결국 평탄한 의대교수(의학박사) 대신 척박한 현실의 컴퓨터 의사를 택한다. 이 책에선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과의 특별한 이야기들은 물론, 국내 컴퓨터산업 및 보안업계를 외국의 공세로부터 지켜낼 수 있었던 그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빛나는 그들의 삶이 농축되어 있는 책
2005년 3월. 사상최고의 실적으로 창립 10주년을 마무리 한 뒤, 홀연히 대표직에서 물러나 미국 유학길에 오름으로서 세인에게 큰 감동을 안겨주었던 컴퓨터 의사 안철수. 이 책에선 국내 보안업계의 선구자로 불리는 '아름다운 한국인 안철수'를 만날 수 있다.
안철수가 들려주는 이야기뿐이랴. 47인의 과학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모두 감동스럽다. 이 들의 글속에는 소박하고 진실하게 털어 놓는 삶의 고뇌와 좌절, 가능성과 희망, 척박한 국내 과학 현실에서 과학자로서 삶을 성공적으로 이끈 빛나는 삶의 철학들이 농축되어 있다.
'나는 왜 과학을 선택했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평생을 후회 없이 과학자로 살고 있는가.'
47인의 저자들은 자신들의 속내를 아낌없이 보여주면서 고백하는 듯, 글을 써 내려간다. 그리고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간적인 면모까지 보여준다. 또 청소년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구체적인 격려와 애정으로 가득 차 있다. 혹시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있다면 삶의 나침반 역할까지 충분히 해줄 수 있으리라. 그리고 과학을 좋아하는 청소년들에게는 과학자로서의 가능성과 자신감까지 심어주기에 충분하리라.
최근 몇 년 간 '과학의 대중화를 위한, 쉬운 과학'관련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서 일정독자층까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멀고 어렵게 느껴지는 과학. 그렇다면 이 어려운 과학을 몸소 이끌어 우리 생활을 윤택하게 하고 있는 주인공들의 속내 이야기, <과학기술인! 우리의 자랑>같은 책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과학의 혜택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외면함에도 우리 주변에서 우리와 함께 늘 숨쉬고 있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우리나라에도 세계적인 과학자가 많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과학기술인! 우리의 자랑>은 '과학의 대중화를 위한, 대중을 위한 쉬운 과학'의 정수리 같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