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 관한 기상천외한 이야기, 숫자꺼리
박영수 지음, 이리 그림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를 둘러 싼 숫자, 무엇을 얼마만큼 알고 있는가?

영과 공의 차이는 무엇일까? 즉, 숫자 '0'을 어떤 경우에 '영'이라 읽어야 하고, 어떤 경우에 '공'으로 읽어야 할까? 어떤 이는 “영으로 읽든, 공으로 읽든 그게 그거 아닌가?”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아래 세 가지 숫자들을 읽어 보자.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정답에 가깝게 읽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그 차이를 말하라면, 확실하게 구분하여 짚어주기란 어쩐지 자신이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지 않을까.

전화번호:010-569-0007-공일공-오륙구-공공칠칠 /달력:2005년-이천오년,또는 이공공오년 /계산기:0.0001-영점영영일

-영과 공으로 읽어야 하는 경우를 구별해주고 사람과 숫자의 오랜 개념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정리하면 수량의 개념일 때는 '영' 단순한 아라비아 숫자일 때는 '공'으로 읽어야 한다고 한다.


<수에 관한 기상천외한 이야기-숫자꺼리>는, 칼럼니스트 박영수가 쓴 숫자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들이다. "4자는 불길하다. 7은 행운의 숫자며, 중국인들은 8자를 좋아한다더라" 등 누구나 흔하게 알고 있는 것들이 아닌, 좀 더 전문적이며 다양한 이야기 거리들이다. 숫자 0에서 666까지 한 꼭지, 혹은 네 꼭지까지 다양하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따라 많은 것들을 함께 알아간다.

내가 의식하지 않아도 나를 둘러싼 수많은 숫자는 나와 함께 살아 왔다. 그리고 숫자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를 둘러싸고 끊임없이, 다양하게 움직이고 변화하며 발전하고 있다. 째깍 째깍 우리의 순간순간을 돌고 돌며 우리 삶의 전반에 깊숙이 관련되어있다. 그런데 우리는 막상 이런 숫자에 대하여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내 손가락질에 귀신이 따라 다닌다구요?

경우에 어긋나는 사람에게 욕을 하고 손가락질을 한다. 또한 기분 나쁜 정도가 지나쳐 다툼을 할 때도 분노의 감정을 실어 삿대질을 한다. 반대로 누가 길을 물으면 별다른 뜻 없이 방향을 가리키며 검지를 펴고 ‘쭉!’ 저 멀리의 방향을 가리킨다. 물론 화났을 때의 손가락질과 방향지시의 손가락질은 큰 차이다. 그러나 똑같은 개념의 검지를 사용한다.

‘하나’ ‘처음’을 나타내는 손가락 ‘검지’를 통하여 알아보는 숫자 1편의 이야기는 의외였다. 으뜸을 나타내는 엄지와는 달리 하나, 처음의 의미로는 검지를 쓴다. 검지는 아기들이 제일 먼저 배우는 몸짓 언어이며 어른이 된 후에도 가장 많이 쓰는 손가락이어서 처음의 의미로 하나를 나타낸다. 그리고 방향은 물론 사물을 가리킬 때도 엄지를 쭉 편다. 그런데 검지는 귀신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앗~! 검지에 귀신이?

'검'은 '귀신'을 뜻하는 옛말이며, '검지'는 '귀신'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라는 말이 놀랍다. 옛 사람들은 검지로 누군가를 가리키면 귀신의 눈길이 그리로 쏠린다고 믿었다. 귀신마저 주목하는 곳이 검지가 가리키는 방향이었다. 그러니까 삿대질이나 손가락질은 최고의 모욕이었고 저주였다. 받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기분 나쁘다. 우리의 일상에서 격해진 감정 따라 너무 쉽게 삿대질과 손가락질을 볼 수 있지 않은가.

옛사람들은 검지를 함부로 쓰지 않았다고 한다. 손가락질이나 삿대질이 귀신의 저주라고 기분 나빠하는 정서는 우리 나라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가깝게는 일본에서, 멀리는 이슬람 문화권까지 보편화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 뜻을 거의 모르고 사용하고 있다지만 손가락질이 기분 나쁜 것은 사실이다. 지금도 여전히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손가락질이 귀신의 저주라고 여겨진다니 여행객들은 더 주의할 일이다.

숫자를 통한 지적 탐구여행

다양한 숫자의 유쾌하고 다양한 스캔들이 참 재밌다. 저자가 들려주는 다양하고 기상천외한 이야기 중에 우선 몇 개만 덧붙여 보면 이렇다.

11숫자 48과 관련된 이야기는 한 사람이 평생 벗는 피부 무게가 대략 48킬로그램이라는 것이었다. 또한 70과 관련하여선 원자력 발전소가 바닷가에 세워지는 이유이고, 53이라는 숫자에는 트럼프의 비밀이 들어 있었다. 94라는 숫자와 관련한 이야기는 무엇일까? 놀랍게도 아기가 성장하여 어른이 되는 과정에 뼈의 개수가 94개 없어진다는 이야기였다.

그러고 보니 숫자는 참 매력 있는 문자다. 날짜 하나에 그날 나의 기념이 고스란히 들어있다든가 삶을 바꾼 계기의 추억도 들어 있었다. 뿐만이랴? 오늘도 나는 하루를 더하였고 나이를 조금씩 더하였다. 일일이 의식하지 못했지만 수많은 숫자들과 함께한 나의 하루였다. 놀랍다. 숫자와 늘 함께 살아서 그다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숫자에 이렇게 많은 의미가 있을 줄이야?

숫자를 통하여 다양한 이야기들을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었으며 유용했다. 숫자를 따라 가다보니 사회, 역사, 생활, 종교 등이 다양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 책은 초등학생 전 학년에 해당하는 기준을 잡아 둔 책이다. 이런 점에서 요즘 아이들이 부럽기 그지없다. 아이들 책이라지만 이 책을 통하여 숫자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이 책에서 얻어낸 것들을 바탕으로 좀 더 깊이 알아보고 싶은 기초를 얻었다.

이왕이면 아이들과 함께 해보는 숫자 여행은 어떨까. 요즘 아이들 책 중에는 부모와 함께 읽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내 아이가 컴퓨터게임에만 몰두한 나머지 점점 책에서 멀어진다고 염려만 할것이 아니라 이런 책을 통하여 아이와 함께 해보는 호기심 여행은 어떨까? 그것도 책을 읽고 다양하게 이야기 나누어 볼 수 있는 소재의 숫자에 관한 이야기다.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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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25 08: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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