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에게도 배꼽이 있을까 자모사이언스 23
이자벨 아우어바흐 지음, 안냐 필러 그림, 고은주 옮김 / 자음과모음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아이와 함께 서점 나들이를 갔다가 이 책을 사게 되었다.제목부터가 썩 마음을 잡아 끌었다.아이가 잠든 밤이나 학교에 간 후 모두 읽었다.그리고 어제 이곳에서 두권을 더 주문했다.조카들에게 어린이날 기념으로 선물하기 위해서다. 더이상 망설임이 없이 주문해버리고 말았다.

말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은 끊임없이 묻고 묻는다.엉뚱하기조차 한 아이들의 물음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이어지고 이어진다.미처 대답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당혹감은 아랑곳없이 다시 이어지는 물음. "왜?","왜요?"

제대로 된 부모가 되어야 하는 현명한 부모는 어떻게든 대답해 주어야만 한다. 그리하여 물음에 귀 기울여 보지만, 속 시원히 대답해주기란 결코 쉽지 않다. 또한 아이들의 무궁무진한 호기심은 어른들의 생각을 웃돌고 뛰어넘기 일쑤다. 먼저 지치는 것은 늘 어른들이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걸까?'

감탄할 정도로 아이들의 물음은 기발하기 이를 데 없다. 터무니없는 물음만도 아니다. 생활의 작은 것들부터 광활한 우주세계까지 눈에 보이고 생각한 것들에 대한 반짝이는 호기심들이다

어른들의 기준으로 보면 쓸데없는 물음마저도 아이들에게는 다른 세계로 나아가는 '씨앗'이 되어 줄 것이다. 호기심이 왕성한 아이가 기특한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아이들의 물음에 답해 줄 'RJ리'가 부족하거나 설령 알고 있어도 좀더 구체적으로 대답해줄 수 없는 한계 때문에 우리가 먼저 지치고 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아이들에게 궁금하기 짝이 없지만 대답하기 쉽지 않은 그런 이야기들이 주제다. 먼 이야기들이 아니라 우리 몸을 비롯하여 가까이에 늘 보이고 일어나기 쉬운 것들에 대한 기발한 물음과 재미있는 대답을 담고 있다. 아이들만이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궁금하기 이를 데 없는 그런 것들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는, 과학적인 원리를 사실대로 전하면서도 과학적으로 읽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몸에서부터 시작하는 생물학적인 원리부터 바다나 우주로 이어지는 광활한 세계에 대한 법칙들까지 아주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다.

병아리에게도 배꼽이 있을까? 이 제목 앞에 이미 수많은 병아리나 닭을 보았으며 얼마든지 먹고 살아 왔음에도 병아리에 배꼽이 있는지 없는지 가물가물했다. 이 기발한 질문 앞에 판매대에 있던 생닭의 모습들을 떠올렸다. 도마위에 있던 생닭의 배꼽 자리를 곰곰이 생각해보기도 하였다. 지난 여름에 먹었던 삼계탕도 생각이 났다. 그러나 생각을 거듭해도 막막할 뿐이었다.

'병아리에게도 배꼽이 있을까?' 이렇게 물어보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어른들이 얼마나 될까? 매일 보는 하늘이 파란 이유를 이미 우리들은 학교에서 학습하였음에도 아이들이 물으면 제대로 설명이나 해줄 수 있을까? 방귀는 어떻게 하여 뀌게 되는 건지, 파리는 왜 다리를 비벼대는지. 이 책은 이런 물음들을 담고 있다.

이 책은 크게 다섯 가지 주제를 다룬다. 첫째 하늘과 관련한 이야기부터 다섯째 우리 몸에 이르기까지 이 책이 담고 있는 서른 가지 질문들을 몇 개만 소개해 보면 이렇다.

"은하수에도 나무들이 자랄까, 병아리에게도 배꼽이 있을까, 돌고래는 왜 물위로 올라와서 숨을 쉴까, 동화는 누가 생각해 냈을까, 추우면 왜 이가 덜덜 떨릴까, 왜 우리 스스로는 간지럼을 못태울까, 사람들은 왜 방귀를 뀔까?, 치즈에는 왜 구멍이 있을까?, 하늘은 왜 파랗게 보일까, 은하수에도 나무들이 자랄까, 딱따구리는 왜 나무를 쫄까, 샴쌍둥이는 왜 태어날까."

한편 이 책은 아이들에게 한 가지 물음에 대하여 대답해 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다시 궁금해질 수 있는 것에 대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또 아이들 스스로 알고 있으면 생활의 위험에 놓이지 않을 수도 있는 지혜까지 일러준다.

물음과 관련하여 덧붙여 둔 간단한 실험을 통하여 아이는 비교적 쉽게 과학 원리를 체험하고 터득할 수 있을 것이다.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원리에 대한 실험이나 머리카락의 건강 지수를 알아보는 실험은 돋보인다.

혹시, "별걸 다 묻는다", "아이들은 그런 것 몰라도 돼", "그걸 말이라고 하니?""그런 걸 왜 묻는데?" 이런 대답에 더 알고 싶었던 호기심을 눌러버린 기억이 있진 않는가. 아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 역시 되풀이 하고 있는 그런 잘못은 아닌가.

이 책은 재미있다. 이 책을 아이들보다 먼저 읽어 보면서, 책을 놓지 못하고 반짝 반짝 빛나는 아이의 순진한 눈망울이 생각났다. 아이들의 반짝이는 호기심을 맘껏 충족해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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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2005-05-12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책... 궁금해지네요^^

필터 2005-05-13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아마 3권 샀지 싶어요....^^*....정말 기가막히게 써보고 싶었던 책인데....나의 졸필로 가려졋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