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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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에 이어 두 번째 만난 정유정. 이번에도 살인사건을 다루고 작가의 특기라 할 꼼꼼한 심리묘사와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한 엄청난 전문지식정보 홍수가 빛난다. 싸이코패쓰 오영제와 소심하지만 이따금 튀어나오는 광기를 통제못하는 최현수 묘사가 실감난다. 정유정이 왜 인기있는지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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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졸업 - 소설가 8인의 학교 연대기
장강명 외 지음 / 창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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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9명이 학교를 소재로 한 작품씩 실었다.

전체적으로 수준 높았고 정세랑과 전혜진 작품은 정말 좋았다.

아홉 명 가운데 전에 읽어 본 작가는 장강명과 정세랑 둘 뿐이었다. 가장 많이 읽은 장강명조차도 한국일보에 쓰는 칼럼과 에세이 <5년 만에 신혼여행>과 sf소설집<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있으니까>에 실린 단편 하나 읽은 게 다고 그 다음 많이 읽은 정세랑도 어딘지 기억조차 안 나는 일간지인지 주간지에서 이따금 짧은 글 실린 거 본 게 다였으니.

 

소설은 2015년부터 199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그 가운데 아홉해를 골라 시대적배경으로 삼는다.

 

첫문을 여는 2015년은 장강명이 급식비리고교를 다룬다. 기자 출신이라 그런지 장강명의 순발력은 놀랍다. 주목할 만한 사건사고가 언론에 보도되면 곧 작품으로 다룬다. 부러운 솜씨다.

 

둘째 이야기 2010년은 집안이 망해 서울에서 아버지 고향 강원도로 이사 온 여중생 얘기다. 끄트머리 주인공과 엄마가 이야기나누는 장면은 영화 <열세살 수아> 끄트머리랑 비슷한 분위기.

 

셋째 이야기 2004년도 집안이 망해 다목에서 오로로 이사온 중2 여학생 얘기. 주인공은 어릴 때 오로에서 살다 초등학교 입학 맞춰 '차로 고작 십 분 거리로, 폭이 좁고 물이 흐리멍덩한 보리천을 경계로 나뉘어'진(88쪽) 다목으로 이사갔다가 다시 중2를 앞둔 봄방학 때 오로로 돌아와 어릴 적 알고 지내던 경진이를 만나지만 7년 새 서로 많이 바뀌었음을 깨닫고 어색해한다.

 

넷째 이야기 2002년은 작품집에서 가장 분위기가 가볍고 우스운 작품. 6월18일 나중에 대전대첩이라 불리게 될 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전날. 남학생학교인 전북 y고 고3학생들은 야자를 땡땡이치고 거리응원 나서고 싶지만 학교는 학생들을 가둬놓고 싶어하는데. 멀리론 김유정, 가까이론 성석제나 김종광 분위기가 난다.

 

다섯째 이야기 2001년은 중3 여학생들의 레즈비안스런 애정과 파국을 담았다. 먹먹했다.

 

여섯째 이야기 2000년은 중학생 때부터 사귀던 고1커플 배가영과 차창우 얘긴데 비평준화 지역에서 둘이 사귀다 가영은 지역명문고로 창우는 성적이 떨어지는 하굑로 갈리며 서서히 멀어지다 결국 헤어지는 얘기다. 강승원이란 가영과 같은 명문고남학생의 특권의식에 빠진 엘리트 모습은 섬찟하다.(237쪽) 제목은 '육교 위의 하트'이고 하트는 거의 황순원 '소나기'의 소녀가 소년에게 던진 조약돌 같은 상징성을 선보인다. 두루 뛰어난 이 선집에서도 두번째로 맘에 든 작품이자 내가 정세랑 작품을 더 찾아읽어야겠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킨 작품.

 

일곱째 이야기 1995년은 고1여학생 얘긴데 간발의 차로 이 선집에서 가장 내 맘에 든 작품이다. 한마디로 아주 모범적인 단편이 갖춰야 할 미덕 다 갖춘 단편. 전혜진. 기억할 이름이다.

 

여덟째 이야기 1992년은 벽창호 선생들 앞에 절망감 느끼는 어쩌다 학생회장이 돼버린 순지ㄴ한 고2여학생의 '세상 이면 첨으로 맛보기' 유형 이야기.

 

아홉째 이야기 1990년은 남고2학년 선도부장과 그 주변이눌들이 벌써 어른들 뺨치게 노회하고 타락한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로 찍으면 학교느아르장르가 될 듯.

 

아홉 얘기 가운데 중심인물이 남학생인 얘기가 2015년, 2002년, 1990년 셋이다. 참여작가 가운데 여성작가가 많아선지 학교에서도 한국사회 여혐이 뿌리기퍼선지 여성이 괴로워하는 얘기가 6편으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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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새 2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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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후반을 무대로 한 소설을 2005년으로 옮기다 보니 자잘한 흔적이 보인다. 모아 봤다.

 

1권 19쪽에 '장현순(張賢順). 1960년 10월 5일생.' 이라고 나온다. 장현순은 중년 여잔데 2005년판으로 개작하면서 나이를 고친 것으로 생각된다. 70년대말 처음 쓸 때는 몇년이었을까? 아마도 40년생안팎이었을 듯.

1권 42쪽에는 '산산이 부서진 mp3 플레어이가 물에 젖은 길 위에 흩어져 있었다.' 처음 쓸 때는 mp3플레이어가 아니라 다른 것이었을 텐데 뭐였을까? 찌그러진 도시락통?

2권 254쪽에는 '영후의 차는 중앙청 아플 달려 나아가고 있었다.'는 문장은 미처 2005년에 맞춰 업데이트하는 데 작가가 실패한 대목이다. 일제총독부 건물이었다가 광복 뒤엔 중앙청으로 불리다 아마 노태우 정부 들어서면서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관청에서 박물관으로 바뀌었다가 김영삼 때 역사바로세우기 운동 일환으로 헐려버린 그 건물. 중앙청이란 이름 참 오랜만에 들어본다.

 

문득 2005년에 손보기 전 어떤 모습이었는지 궁금해진다. 여건 되면 개작 전 나온 불새를 헌책방에서 찾아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봐야겠다.

 

2권 122쪽에 '서양 속암의 이런 말 생각나세요? 한 번은 부족하고 두 번은 지나치다.' 난 첨 들어보는 서양 속담인데 영어권속담이 아닌 것인지 나만 모르는 것인지. 아시는 분들 댓글로 영어 원문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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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6 14: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심술 2018-01-06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숙은 80년 영화에선 비중있는 조연 은영을 87년 mbc드라마에선 여주 현주를 맡았고 mb정부의 문화부장관 맡으며 좋았던 인상 다 깎아먹은 유인촌은 87년 드라마에선 남주 영후를 97년 영화에선 조연을 맡았는데 아마 민섭,미란 남매의 아버지인 대정그룹 강회장 역이였을 듯하다.

2005년 sbs드라마판은 제목도 바꾸고 주인공들 이름도 꽤 많이 바꿨따. 김영후는 강민수로 오현주는 한정연으로 강민섭은 최강혁으로 강미란은 최마리로. 또 드라마방영시작일이 2005.02.16.인데 두 권으로 여백에서 나온 이 개정판 출간일이 2005.03.17.이다. 그러니 이 책 두 권은 드라마 인기에 맞춰 나온 스크린셀러구나.
 
불새 1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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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쪽에 걸쳐 작가의 말이 나온다.

1970년대 말에 조선일보에 2년 동안 연재한 소설인데 2005년에 신문연재하느라 집어넣었던 억지복선과 중언부언을 쳐내 다듬어 4000매 가까웠던 걸 2500매 쯤으로 줄여 두 권으로 낸 게 이 책이라고. 두 번 영화화, 두 번 드라마화됐다고도 말한다.

 

궁금해서 네이버영화와 나무위키 찾아보니 시간 순서대로

1980.09.19. 개봉영화 이경태감독 신일룡(영후)장미희(현주)이영하(영섭)오수미(미란)이미숙(은영)

1987.02.02.부터 방영 mbc드라마 김한영감독 유인촌(영후)이미숙(현주)현석(민섭)윤석화(미란)

1997.02.01. 개봉영화 김영빈감독 이정재(영후)김지연(현주)손창민(민섭)오연수(미란)유인촌

2005.02.16.부터 방영 sbs드라마 조남국감독 조재현(강민수)송윤아(한정연)차인표(최강혁)김효진(최마리)

이렇게 네 편이다.

 

내가 도서관에서 빌려읽은 책에는 없지만 이 상품 띠지에 보면 '홍콩 익스프레스 원작소설'이라고 광고하는데 홍콩 익스프레스는 2005년 sbs드라마 작품이다. 영상화된 나머지 세 번은 모두 <불새>란 원작 그대로다.

 

주요 등장인물은 다섯인데 김영후,오현주,강민섭,강미란,은영.

지금부터 미리니름이라고도 하는 내용누설, 영어로는 스포일러가 있으니 알기 싫으신 분은 -----사이는 읽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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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후는 어느 경삳오 시골 마을에 흘러들어온 임신한 미친여자가 낳은 아들. 엄마는 아들 영후 낳고 곧 죽음. 딱하게 여긴 동네 신부와 신도 아주머니 하나가 영후를 키운다. 착하고 순하던 영후는 그러나 10대 후반에 스스로도 통제 못 할 광기에 사로잡혀 성당에 불 지르고 고향을 떠난다. 군대에선 탈영으로 2년 옥살이하고 나와선 도박과 제비 생활로 사는 부랑자가 된다.

그렇게 서른을 막 넘긴 영후는 우연히 어느 도박장에서 대정그룹 회장의 첩에게서 난 전형적 부유층 방탕아 강민섭을 알게 되고 음주운전으로 여학생을 치어 죽인 민섭의 죄를 대신 뒤집어쓰고 다시 1년반 옥살이하고 나온다. 나온 영후는 민섭의 운전사 겸 비서가 돼서 경제적 안정을 얻는다.

오현주는 바이올리니스트인데 강민섭의 약혼자다. 영후는 현주와 짝사랑에 빠지고 현주는 첨에는 영후를 싫어하지만 차츰 영후에게 빠진다. 은영은 민섭이 데리고 놀던 여잔데 현주와 약혼을 앞두고 민섭은 은영을 매몰차게 차버린다.

막 미국유학에서 돌아온 강미란은 민섭의 배다른 동생이자 딸 하나 딸린 이혼자다.

여기서 영후의 악마스러움이 드러나는데 미란을 꼬드겨 혼인해 부자가 되기를 꿈꾸는 한편 은영을 다시 민섭에게 접근시켜 현주와 민섭의 약혼을 깨뜨리려 하고 현주에게도 끊임없이 유혹의 손길을 뻗는다.

그러다 미란에게 현주와 밀애나누는 걸 들키고 화난 미란은 오빠 민섭에게 '오빠 약혼녀가 내 애인이랑 사귄다'고 고자질하고 소설은 끝으로 속도감 있게 치닫는다.

영후가 왜 그렇게 못되게 구는지에 대한 설명이 미친여자에게서 난 본디 악마스런 놈이란 설명 말고는 없는 점과 현주와 미란이 하층계급에 퍽 매너 나쁜 영후와 퍽 쉽게 사랑에 빠지는 점 등 몇 가지 약점이 있지만 범죄,색정이 어울려 통속소설로는 뛰어난 성취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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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개연성의 몇몇 약점에도 불구하고 그걸 뛰어넘는 재미가 있기에 모두 네 번이나 영상화됐다고 생각된다. 통속소설가로서 최인호 진면목을 보시고 싶으신 분들께 좋은 선택.

 

올해 목표 가운데 하나가 최인호 초중기 6대 통속소설 다 읽기인데 <적도의 꽃>,<지구인>,<별들의 고향>,<불새>까지 마쳤고 이제 <겨울 나그네>,<도시의 사냥꾼> 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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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 2018-01-08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이버정보에 따르면 1980년영화 이영하가 맡은 배역이 민섭 대신 영섭이라고 돼 있는데 영화화하며 이름을 살짝 바꾼 것인지 네이버의 실수인지는 모르겠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 2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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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니 99년 문지에서 나왔다가 문동으로 옮겨 냈다. 빠르고 재미나고 이따금 야하고 집어들면 다 읽을 때까지 놓기 어렵다. <사진관 살인 사건>,<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비상구>,<바람이 분다> 네 작품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거 같다. <바람이 분다>는 고 홍기선 감독 단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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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 2018-01-04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도 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