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새 1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4~5쪽에 걸쳐 작가의 말이 나온다.

1970년대 말에 조선일보에 2년 동안 연재한 소설인데 2005년에 신문연재하느라 집어넣었던 억지복선과 중언부언을 쳐내 다듬어 4000매 가까웠던 걸 2500매 쯤으로 줄여 두 권으로 낸 게 이 책이라고. 두 번 영화화, 두 번 드라마화됐다고도 말한다.

 

궁금해서 네이버영화와 나무위키 찾아보니 시간 순서대로

1980.09.19. 개봉영화 이경태감독 신일룡(영후)장미희(현주)이영하(영섭)오수미(미란)이미숙(은영)

1987.02.02.부터 방영 mbc드라마 김한영감독 유인촌(영후)이미숙(현주)현석(민섭)윤석화(미란)

1997.02.01. 개봉영화 김영빈감독 이정재(영후)김지연(현주)손창민(민섭)오연수(미란)유인촌

2005.02.16.부터 방영 sbs드라마 조남국감독 조재현(강민수)송윤아(한정연)차인표(최강혁)김효진(최마리)

이렇게 네 편이다.

 

내가 도서관에서 빌려읽은 책에는 없지만 이 상품 띠지에 보면 '홍콩 익스프레스 원작소설'이라고 광고하는데 홍콩 익스프레스는 2005년 sbs드라마 작품이다. 영상화된 나머지 세 번은 모두 <불새>란 원작 그대로다.

 

주요 등장인물은 다섯인데 김영후,오현주,강민섭,강미란,은영.

지금부터 미리니름이라고도 하는 내용누설, 영어로는 스포일러가 있으니 알기 싫으신 분은 -----사이는 읽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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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후는 어느 경삳오 시골 마을에 흘러들어온 임신한 미친여자가 낳은 아들. 엄마는 아들 영후 낳고 곧 죽음. 딱하게 여긴 동네 신부와 신도 아주머니 하나가 영후를 키운다. 착하고 순하던 영후는 그러나 10대 후반에 스스로도 통제 못 할 광기에 사로잡혀 성당에 불 지르고 고향을 떠난다. 군대에선 탈영으로 2년 옥살이하고 나와선 도박과 제비 생활로 사는 부랑자가 된다.

그렇게 서른을 막 넘긴 영후는 우연히 어느 도박장에서 대정그룹 회장의 첩에게서 난 전형적 부유층 방탕아 강민섭을 알게 되고 음주운전으로 여학생을 치어 죽인 민섭의 죄를 대신 뒤집어쓰고 다시 1년반 옥살이하고 나온다. 나온 영후는 민섭의 운전사 겸 비서가 돼서 경제적 안정을 얻는다.

오현주는 바이올리니스트인데 강민섭의 약혼자다. 영후는 현주와 짝사랑에 빠지고 현주는 첨에는 영후를 싫어하지만 차츰 영후에게 빠진다. 은영은 민섭이 데리고 놀던 여잔데 현주와 약혼을 앞두고 민섭은 은영을 매몰차게 차버린다.

막 미국유학에서 돌아온 강미란은 민섭의 배다른 동생이자 딸 하나 딸린 이혼자다.

여기서 영후의 악마스러움이 드러나는데 미란을 꼬드겨 혼인해 부자가 되기를 꿈꾸는 한편 은영을 다시 민섭에게 접근시켜 현주와 민섭의 약혼을 깨뜨리려 하고 현주에게도 끊임없이 유혹의 손길을 뻗는다.

그러다 미란에게 현주와 밀애나누는 걸 들키고 화난 미란은 오빠 민섭에게 '오빠 약혼녀가 내 애인이랑 사귄다'고 고자질하고 소설은 끝으로 속도감 있게 치닫는다.

영후가 왜 그렇게 못되게 구는지에 대한 설명이 미친여자에게서 난 본디 악마스런 놈이란 설명 말고는 없는 점과 현주와 미란이 하층계급에 퍽 매너 나쁜 영후와 퍽 쉽게 사랑에 빠지는 점 등 몇 가지 약점이 있지만 범죄,색정이 어울려 통속소설로는 뛰어난 성취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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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개연성의 몇몇 약점에도 불구하고 그걸 뛰어넘는 재미가 있기에 모두 네 번이나 영상화됐다고 생각된다. 통속소설가로서 최인호 진면목을 보시고 싶으신 분들께 좋은 선택.

 

올해 목표 가운데 하나가 최인호 초중기 6대 통속소설 다 읽기인데 <적도의 꽃>,<지구인>,<별들의 고향>,<불새>까지 마쳤고 이제 <겨울 나그네>,<도시의 사냥꾼> 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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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 2018-01-08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이버정보에 따르면 1980년영화 이영하가 맡은 배역이 민섭 대신 영섭이라고 돼 있는데 영화화하며 이름을 살짝 바꾼 것인지 네이버의 실수인지는 모르겠다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 2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찾아보니 99년 문지에서 나왔다가 문동으로 옮겨 냈다. 빠르고 재미나고 이따금 야하고 집어들면 다 읽을 때까지 놓기 어렵다. <사진관 살인 사건>,<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비상구>,<바람이 분다> 네 작품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거 같다. <바람이 분다>는 고 홍기선 감독 단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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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 2018-01-04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도 있군.
 
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주인공 셋이 집나와 떠돌이 가출팸 하다 폭주족 되는 얘기. 빠른 이야기 전개 솜씨 여전하다. 평탄한 모범생으로 산 나는 읽으며 크게 놀랐다. 이른바 정해진 길에서 떨어져나온 10대들 삶이 이렇게 나쁠 줄은 몰랐다. 그렇다고 가추팸폭주족 이야기만으로도 보면 안 될 거 같기도 하고 좀 알쏭달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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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출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읽는 줄 알았는데 책 가운데 쯤에 있는 <내사랑 십자드라이버>,<총>,<삼국지라는 천국> 읽을 무렵부터 이미 읽은 기억이 났다. <도드리>,<전태일과 쇼걸>은 수필집<포스트 잇>에서 얘기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 <포스트 잇> 막 읽고 읽으니 더 이해가 잘 됐다. 90년대가 낳은 작가란 평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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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 2018-01-03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울리는 작품집.
 
퀴즈쇼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좋았다. 난 김영하 글 가운데 이런 게 좋더라. 끝부분에서 조금 흥미가 떨어졌지만 5분의4 지점까지는 흥미진진해서 길이가 꽤 긴데도 빠르게 읽어내려갔다. 김영하의 단편 ‘퀴즈쇼‘도 있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이 장편이 그 단편의 확장형인지 모르겠다. 단편도 다시 한 번 찾아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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