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전 법무팀장 김용철(49) 변호사가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을 통해 폭로한 내용이 하나 둘 사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월 29일 천주교정의구현 사제단이 기자회견과, 이후 언론을 통해 공개한 삼성 관련 비리 의혹은 ▲임원 명의의 차명 계좌를 통한 삼성의 불법 비자금 조성의혹 ▲ 2002년 대선자금 비자금 의혹 ▲에버랜드 재판부에 대한 로비 및 증인조작 의혹 ▲‘떡값’ 검사 리스트 ▲이건희 회장의 직접 지시 로비관련 문건 ▲ 김 변호사에 대한 거액 회유시도 등이다.
이 6가지 의혹 중에서 이건희 회장이 직접 로비를 지시한 정황이 담겨 있는 내부 문건의 존재가 확인됐고, 김용철 변호사 명의의 거액 차명 계좌의 존재 도 확인됐다. 결국 애매모호한 이유를 대며, 수사를 기피하던 검찰이나, 차명계좌 조성 등 금융실명제법 위반 의혹에 대해 검사 요구를 피하던 금융감독원에 대한 압력이 거셀 전망이다.
◆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지시 문건 존재 시인
한겨레신문과 인터넷 매체 오마이뉴스는 3일 ‘이건희 회장이 로비를 직접 지시한 내용이 담긴 증거'라며 삼성그룹의 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은 그 동안 천주교정의구현 사제단이 확보했다고 밝힌 이건희 회장의 직접 로비 지시 관련 문건이다.
'회장 지시사항'이라는 제목의 이 문건 내용을 보면 이 회장은 지난 2003년 12월12일 “호텔 할인권을 발행해서 돈 안 받는 사람(추미애 등)에게 주면 부담 없지 않을까? 금융관계, 변호사, 검사, 판사, 국회의원 등 현금을 주기는 곤란하지만, 주면 효과가 있는 사람들에게 적용하면 좋을 것임"이라고 말했다.
또 "Wine(와인)을 잘 아는 사람에게는 와인을 주면 효과적이니 따로 조사해 볼 것. 아무리 엄한 검사, 판사라도 Wine 몇 병 주었다고 나중에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임" 이라고 적혀 있다.
또 같은 문건에는 이 회장이 지난 2003년 10월 22일 일본 도쿄에서 "참여연대 같은 NGO에 대해 우리를 타겟으로 해를 입히려는 부문 말고 다른 부문에 대해서는 몇 십억 정도 지원해 보면 어떤지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 문건의 존재에 대해 삼성은 대체로 시인하고 있다. 삼성그룹 측은 "(해당 문건은) 비서실 직원이 회장 발언을 메모해 두었다가 중요하고 긴급한 업무 지시는 즉시 전달하고 단순히 참고할 사항은 모아 두었다가 몇 달에 한번씩 정리해서 임원들이 필요하면 참고로 볼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삼성그룹측은 “공개된 문건을 보면 대부분이 국제경제동향이나 제품개발,고급인력확보 등 회사의 경영에 대한 사항들이고,와인이나 호텔할인권에 대한 언급도 주었을 경우 문제가 있는지 검토해보라는 취지”라며 “(이건희 회장의 지시 사항은) 돈을 주라는 것이 아니고, 마음의 정표를 주라는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삼성관계자는 "이 문건은 이회장의 지시사항을 모아 정리한 것이지만 '한번 검토해보라'는 수준의 발언으로 이 중에는 실제 실행되지 않은 것들도 많다"며 "이 회장의 발언 중 일부만을 뽑아 마치 이 회장이 로비를 직접 지시한 문건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상당한 비약이자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일부 이 회장이 정계와 법조계 등을 직접 언급하며 로비의 방법에 직접 언급한 내용의 삼성그룹 내부 문건이라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 삼성의 최고수뇌부들이 직접 나서 사회 각계 각층에 조직적으로 실시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은 피할 길이 없게 됐다.
◆ 차명 계좌 존재 여부도 이미 확인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지난달 29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용철 전 법무팀장의 양심 선언 내용을 공개했다. 김용철 법무팀장은 천주교정의구현 사제단이 대신 밝힌 내용을 통해 “‘나도 모르게 내 명의로 개설된 은행 계좌에 50억원대 현금과 주식이 들어 있었으며, 이는 삼성이 불법으로 조성한 비자금”이라며 차명 은행계좌 3개와 증권계좌 1개를 공개했다.
4개의 차명 계좌 중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 2층에 있는 위치한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에 개설된 미확인 계좌를 보면 김변호사의 2006년 금융소득 종합과세 납부실적에는 1억8000여 만원의 이자소득이 발생한 것으로 나와 있다. 연이율을 4.5%로 해서 계산하면 이 계좌의 예금액이 5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계좌는 김용철 전 팀장 자신도 모르게 개설된 자신 명의의 보안계좌지만 정작 본인은 계좌 조회조차 할 수 없는 ‘의문의 차명 계좌’ 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측은 이 계좌의 존재 여부는 시인하면서도 “계좌는 그룹의 비자금 계좌가 아니며, 임원 개인간의 거래에서 발행한 차명 계좌”라고 해명하고 있다.
천주교정의구현 사제단 김인국 신부는 “지금까지 제기한 (삼성그룹) 의혹과 관련해 구체적인 증거가 있다”며 “그것 때문에 제가 잠도 잘 못 자고 심장이 벌렁벌렁한다”고 말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5일 2차 기자회견을 통해 불법 비자금 조성 경위 및 삼성그룹 로비 내부 문건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강영수 기자 nomad90@chosun.com]
http://news.media.daum.net/society/others/200711/04/chosun/v18720004.html?_RIGHT_COMM=R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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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조선이 왜 이런 기사를 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