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러니까 17일 화요일 아버지가 모처럼 가족이 다 모인 저녁밥 자리에서 생일선물로 뭘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내게 무엇, 동생에게 다른 무엇을 바라셨다. 아버지 생일은 금요일 20일이다. 오늘 장보러 간 김에 사려고 했는데 아버지가 바란 게 뭔지 별안간 기억이 안 나는 거다. 어허, 이런 낭패가 있나! 자정을 1분 남기고 지쳐 들어온 동생에게 아버지가 내게 바랐던 선물이 뭐냐고 물었다. 같이 골똘히 생각해 봤지만 동생도 기억하지 못했다. 원통하게도 우리 둘 다 아버지가 동생에게 바랐던 건 뭔지 기억했다. 마지막 희망은 어머니다. 내일 어머니께 여쭤 보고 어머니도 기억 못 하시면 할 수 없다. 아버지께 도로 여쭤야지. 나이 때문에 가뜩이나 우울한 거 같은 아버지께 불효가 될 지도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