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Underworld: The Fast Times and Hard Life of an American Gangster in Japan (Paperback)
Robert Whiting / Vintage Books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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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패망 때부터 책이 나온 90년대말까지 일본현대사.


주인공은 니콜라 자페티Nicola Zapetti.

뉴욕 할렘서 태어나고 자란 이탈리아계 미국 남자다.

험악한 동네에서 범죄인 가족의 일원으로 1923년 태어나

1945년 점령군 일원으로 일본에 간 뒤 줄곧 일본에 눌러앉아

미국마피아, 일본야쿠자 등 암흑가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평생을 산 범죄자의 삶을 통해

일본 현대사를 그린다.


우선 책이 몹시 재미나다.

등장인물도 어마어마하다.

일본의 최대스타로 떠올랐지만 인성에 문제가 많고 암흑가와도 긴밀했고

무엇보다 한국사람인 걸 숨기고 살고 죽어간 리키도잔(역도산).

'김대중 vs 김영삼'을 슨 이동형도 그의 여러 책에서 되풀이해 다룬 야쿠자 보쓰 고마다 요시오를 비롯한 여러 야쿠자들.

그런 야쿠자들과 긴밀한 관계였던 기시 노부스케,다나카 가쿠에이,나카소네 야스히로 등 정치인들.

일본에 관광이나 작품 홍보차 왔을 때 니콜라의 이탈리아 음식점에 자주 드나든 헐리우드 스타들.

암흑가 사람들이 운영하는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는 성매매여성들. 첨엔 전후 배고픈 일본여성들 뿐이지만 나중에 일본이 부유해지며 옌을 노린 외국인 여성들도 많이 성매매에 뛰어들었다고.

이런 수많은 등장인물의 얽히고 설킨 얘기가 잘 알려지지 않은 미일관계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며 책의 뼈대를 이룬다.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도 흥행할 거 같다.


작가 로버트 화이팅도 일본에 사는 미국사람인데

나는 일본야구에 뛰어든 미국선수들 얘기를 통해

미일관계를 다루고 일본문화를 미국에 소개했던 책 You Gotta Have Wa로

처음 만났다.

원서가 아니라 우리말 번역본이었는데 80년대말에 OB 베어스 구단에서 비매품으로 뿌린 걸 90년대 후반에 동네 성당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읽었다. 우리말 제목이 아마 '재미있는 일본야구 이야기'인가 뭐 그랬던 거 같은데. 글솜씨가 좋아서 그 뒤 기억하는 작가다.

그 뒤로도 줄곧 일본을 미국에 소개하는 책을 써오는 것으로 안다.


추신 - 그러고보니 설경구 주연 송해성 감독 영화 '역도산'도 생각나네.

나중에 그 영화에서 역도산의 후원자로 나온 일본 할배가 다름아닌

오시마 나기사의 문제작 <감각의 제국> 남주 맡았던 그 배우였단 걸 알았을 때

느낀 놀라움도 아직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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