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만 헤어져요 - 이혼 변호사 최변 일기
최유나 지음, 김현원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생김새는 요즘 유행하는 스낵 컬처에 딱 맞는 생활수필+만화다.

얼마 전 kbs라디오 문화공감 2019결산 특집할 때 강남대 국문과 교수 겸 문학평론가 강유정이 '이런 말 하면 비호감인 건 알지만 집어들고 30분이면 다 읽는 작고 예쁘고 가벼운 책이 너무 많아졌다. 읽으려고 사기보다 유행으로 사거나 악세사리로 쓰려고 사는 책의 팬시상품화 현상이 걱정스럴 만큼 심하다.'고 말했고 듣는 나도 고개를 끄덕였었다.

어제 도서관 신간코너에서 이 책 집어들 때 속을 살피지 않고 제목과 '이혼 변호사 최변 일기'란 부제만 보고 집어들었기에 집에 와서 자세히 살펴본 뒤 그닥 내 취향에 맞는 책이 아니란 걸 알고 실망했다. 우선 이 책 태생부터가 웹툰이니 딱 강유정이 비판했던 그런 책이다.

 

그래도 이왕 가져왔으니 훑어보기나 하자 어차피 짧아서 금방 읽을 테니까 하고 읽었는데 과연 한시간만에 뚝딱 읽을 만큼 정보량이 적긴 했지만 내용만큼은 알찼다. 심지어 Do Not Judge a Book by Its Cover란 영어 격언까지 생각났다.

 

시월드의 며느리 학대, 요즘 들어 시월드만큼 문제가 돼가는 장월드의 사위 학대, 가정폭력, 바람난 배우자의 뻔뻔한 오리발, 한푼이라도 덜 내려는 재산분할, 양육권 확보 전쟁 등 막장드라마스런 험악한 이혼 세계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아울러 드물지만 이혼하러 왔다 사이가 더 좋아지는 아름다운 화해, 배려와 예절을 갖춘 헤어짐도 봤고 한국사회에서 워킹맘으로 일하는 괴로움과 드라마 속 변호사와는 크게 다른 현실의 변호사로 살며 겪는 일상 에피소드도 정말 실감나고 재미나다.

 

짧지만 묵직한 책이다. 이혼전문변호사 최유나라는 이름도 오래 기억하게 될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