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식품첨가물 이야기 -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
최낙언 지음 / 예문당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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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웰빙과 친환경, 유기농 등을 강조하는 시대에 식품첨가물에 대한 다양한 가설들이 우리의 불안감을 증폭시켜주고 있다. 이 불안감을 가져오는 주요 근원지는 바로 체험담이다. 체험담은 전형적인 '카더라 통신'의 예이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가질 수 있는 이 불안감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나 기업들이 많다는 것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 중에 절대적으로 안전한 것은 없다. 물도 많이 마시면 죽고 산소도 과잉호흡하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전혀 신뢰할 수 없는 정보, 즉 체험담을 맹심하며 식품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저자는 이 식품첨가물의 유해성 논란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체험담에 대한 맹신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부터 주장한다. 저자는 약 20년 정도 식품회사에서 첨가물에 관한 연구를 해왔던 분이다. 지금은 관련 업계에서 떠난 상황이라 식품첨가물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할 처지가 되었다고 하니 그의 말에 귀기울여보자.


식품첨가물은 비행기보다 훨씬 안전하다. 그런데도 식품첨가물이 화학물질이고, 다른 공업원료, 농얍, 약품 등에서 화학물질 사고가 많으니 매우 위험하다는 말을 다들 쉽게 믿는다. 하지만 천연을 포함한 세상 모든 물질이 화학물질이고, 첨가물은 모든 화학물질 중에서 가장 철저히 검증된 원료다.  - p.33


식품회사에서 신제품을 개발하여 성공할 확률이 5%라고 한다. 그렇다면 95%는 실패한다는 이야기인데 체험담을 믿는 많은 사람들은 식품가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만든 제품을 먹지 않는다고 유언비어를 퍼트린다. 단 5%만 성공할 수 있는 신제품을 개발하면서 자기가 직접 먹어보지도 않고 개발하는 연구원에 세상에 어디에 있을까. 전문가 행세를 하는 비전문가가 활개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체험담을 맹신하는 소비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작년인 2013년 말에 남양유업에서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인산염'이 들어있지 않다고 홍보하는 과정에서 인산염은 유해성 물질이라고 오해하도록 한 광고를 보고 나서이다. 남양유업은 그 이전에 카제인나트륨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해서 경쟁사인 동서식품의 큰 반발을 사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남양유업 사례 이전에도 MSG나 사카린과 같은 첨가물의 유해성 논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의 논란을 정리할 기회가 되었으니 저자와 출판사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저자는 세개의 파트로 구성된 이 책의 첫번째 파트에서 이와 같은 체험담의 위험성과 비과학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본격적으로 두번째 파트와 세번째 파트에서 식품첨가물에 대해 분석한다. 일단 식품첨가물은 다음과 같이 정의(p.74)된다.


식품을 가공하고 조리할 때 식품의 춤질을 유지 또는 개선시키거나, 맛을 향상시키고 색을 유지하게 하는 등의 목적으로 식품 본래의 성분 이외에 첨가하는 물질

식품의 외관, 향미, 조리 또는 저장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소량으로 식품에 첨가되는 물질


식품첨가물의 사례를 설명하면서 저자는 '소금'을 예로 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소금은 식품으로 분류되고 MSG는 첨가물로 분류된다. 하지만 소금은 MSG보다 독성이 7배는 강하고 맛을 내기 위해 사용되는 양은 6배나 많다는 사실을 모른다.


두번째 파트에서는 첨가물의 사용처에 따라 그 종류를 나열하고 각각 종류별로 특성들을 설명하고 있다. 크게 네가지를 다루고 있는데 유통시 품질을 지키기 위한 첨가물로 보존료와 산화방지제, 작업성(품질)을 높이는 첨가물로 유화제와 응고제, 영양을 높이는 첨가물로 미네랄, 비타민, 아미노산, 식이섬유(증점안정제)를 다루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미각(감미료, MSG), 후각(향료), 시각(색소, 발색, 표백)등의 기호성을 높이는 첨가물을 설명하고 있다.


이중에서 미네랄에 대한 내용만 잠깐 살펴보도록 한다.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미네랄은 나트륨, 칼륨이고 세번째로 많이 쓰이는 미네랄이 인과 칼슘이다. 이 부분에서 남양유업 신제품 홍보로 세간이 주목을 끌었던 인산염에 대해서 좀더 구체적인 이해를 돕고 있다. 인(인산, 인산염)은 첨가물로도 다양한 기능을 한다. 인산염의 용도는 콜라의 산미료(인산), pH조정제(인산염), 케이킹억제제, 팽창제, 안정제, 유화제, 산화억제제 등의 기능이다(p.135). 복잡해 보이지만 결론은 인은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미네랄이라는 것이다. 인은 흡수가 잘 되기 때문에 결핍증을 겪는 경우도 별로 없다. 인산염과 미네랄에 대한 본문의 언급을 인용해 본다. 결국 남양유업의 신제품 홍보는 불안심리를 조장하는 노이즈마케팅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용도가 다양하다보니 가공식품을 통한 다량 섭취를 우려할 수도 있겠으나, 천연물에 워낙 많이 존재하여 우리가 섭취하는 인의 95% 이상이 천연식품을 통하여 섭취되고 , 인산염 등 첨가물의 형태로 섭취하는 양은 5% 이하라고 한다. 따라서 가공식품의 모든 인산을 제거해도 우리의 인 섭취량은 별 차이가 없는 것이다.  - p.135


비타민과 미네랄도 첨가물이다. 다른 첨가물은 허용량보다 훨씬 적은 양도 불안해하면서 이들은 무작정 안전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도 문제다.  - p.150


두번째 파트에서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첨가물은 사카린, 아스파탐, MSG 등 우리가 주변에서 가장 경계하고 있는 식품들이다. 비만이 높거나 당뇨가 있는 사람들은 칼로리가 높은 설탕 대신 칼로리가 없으면서 단맛이 나는 물질을 선호해왔는데 이러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개발된 것이 인공감미료다(p.156). 그중 사카린은 1879년에 개발되었고 그동안 유해성 논란이 일다가 2001년 미국 식품의약청은 안전한 물질로 인정했고, 2010년에는 미국 환경보호청이 사카린을 인간 유해물질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현재 사카린은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당분 섭취가 늘어 비만,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면서 칼로리가 없는 사카린의 장점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 한편 MSG는 소금보다 40배나 안전하며, 비타민C보다도 독성이 적으며,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도 2010년 MSG는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사카린과 MSG에 대한 불신이 크다.


마지막 세번째 파트에서는 지금까지 조목조목 언급해 왔던 식품첨가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지식들을 광범위하게 정리해 주고 있다. 어느 나라보다도 식품에 대한 법규나 제도가 잘 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식품첨가물 하나 잘못 사용하여 물의를 일으킨다면 그 기업은 살아남겠는가. 철저히 검증된 재료들만 사용하고 있으며, 사용자들이 과도하게 이용하지 않는 이상 지금까지 잘못 알려진 것처럼 위험한 물질이 절대로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불안은 또다른 불안은 만들어낸다. 내가 식품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다면 그 불안의 원인은 누군가의 개인적인 경험담인가, 과학과 통계에 의한 결과인가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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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자의 선물
김치진 지음 / 베다니출판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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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는 죄인을 가두는 곳이 아니라 그들을 교정하고 교화하는 곳이다. 그들이 출소하여 사회에 나왔을 때 사회와 유리되지 않고 잘 스며들어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곳이어야 한다. 여기에 크리스찬이라면 한가지 더 사명을 생각해야 한다. 바로 복음을 전하는 일이다. 그들이 사회에서의 죄를 진심으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영접하도록 도움을 주는 일이다. 저자는 바로 이러한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분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재소자 복음전도 사역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간증하고 있다. 먼저 저자 본인 스스로 재소자들보다 더 죄인이었음을 고백한다. 무리한 주식투자로 2억의 빚을 지고 마음의 고통을 감당하기 힘들어 자살을 결심하기까지 한 죄인이었으며, 먼저 자신이 회개하고 예수님께 나아갔을 때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보였다고 말한다.


책은 크게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그의 교도소 선교사역을 통해 회개하고 주님께 나아온 사람들의 눈물겨운 사례들이 언급된다. 예수를 믿고 난 어떤 재소자는 다른 재소자를 전도하는 일군으로 거듭나기도 하고 찬양사역자로 봉사하기도 한다. 어떤 재소자는 예수님을 영접하고 15년 전에 지은 살인죄를 자수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저자부터 자살까지 결심했던 죄인임을 고백하며 하나님께 나아가 새 사람이 되었다고 고백한다. 마약중독자가 회복되기도 하고, 교도소를 제 집 드나들 듯 하던 조직폭력배들도 복음을 받아들이고 새사람이 되었다.


조직폭력배였던 그가 조직들의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고 살인사건을 자수한 것도 성령님께서 감동을 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육신의 생각으로는 도저히 행할 수 없는 엄청난 일 아닌가! 소파에서 울고 있는 그의 곁에 다가가 나는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를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였다.  - p.99


2장과 3장은 재소자들의 사례보다는 저자 본인 스스로의 회개와 뉘우침의 간증을 이어가고 있다. 본인이 얼마나 죄인이었는지, 하나님이 자신을 활용하고자 어떻게 주변 상황들을 만들어가셨는지 이야기한다. 아들이 친구를 때리고 자전거를 훔치는 일을 통해 자녀를 향한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게 하셨으며, 아버지의 갑작스런 지하철 구도사건으로 하나님께서도 자녀를 살리기 위해 이렇게 고통스러워한다는 것을 깨우쳐주셨다. 2억의 빚도 개인회생절차를 통해 회복의 길을 얼어주셨다. 더 중요한 것은 교도소에서의 업무가 하나님의 주신 선교사역의 일환으로 삼으셨음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제목에서 말하는 탕자는 누구일까. 본인 스스로 탕자라고 고백하며 지은 제목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3장에서의 주요 내용이 바로 개인회생절차를 준비하고 인가를 받는 과정에서 겪은 일련의 사건들을 다루고 있는데 이 과정을 통해 철저하게 하나님이 개입하고 계심을 느끼게 해 준다.


2010년 11월,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남으로써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내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기 시작하였다. 진리의 말씀이 내 마음 속에 들어왔을 때 내가 변할 수 있었고, 성령을 통해서 내 정체성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 깨달음을 통해서 눈물의 회개를 할 수 있었고, 그 변화된 삶이 작은 빛과 소금으로 사용되어지고 있다.  - p.250


아무래도 교도소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다보니 첫장부터 연출, 출역, 사동 등 교도소 전문용어(?)들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이 언급되는 것이 조금은 낯설었지만 금방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저자의 개인회생절차가 무사히 마무리 되기를, 그리고 교도소에서 하는 모든 사역위에 하나님의 함께 하심을 위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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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움직이게 하라 - 살아있는 조직을 만드는 시스템의 힘
김종삼 지음 / 더난출판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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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는 있지만 실행으로 옮기지 않는 사람들, 또는 조직들을 우리 주변에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물론 나조차도 그런 사람들 중의 대표적인 사람이다. 저자는 이런 상황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시스템'을 제시한다. 즉 행동을 일일이 간섭하거나 통제하지 않고 누가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움직이도록 하는 것을 바로 시스템이라고 저자는 정의(p.26)하고 있다. 즉 시스템은 규칙이나 장치를 만들어 저절로 되게 하는 원리를 적용한다. 가만히 놔두면 문제가 생길 법한 상황이라면 시스템이라는 규칙을 만들어 적용하면 문제 발생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저자는 관련 분야 전문가답게 각 기업이나 지자체에 강의나 컨설팅을 하면서 접한 케이스들을 1장에서 흥미롭게 언급하고 있다. 여러가지 사례들이 있었지만 하나만 인용해 보면 비오는 날에 시민들에게 우산을 대여해 준다든지 시민들을 위해 공공자전거를 대여해 주는 경우 가져오는 사람의 수가 적어 늘 문제가 많았는데 이를 해결한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시스템이 해결해 주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많은 문제 상황의 원인으로 대부분의 경우 문제를 일으킨 사람을 지적하게 되지만 그보다 그 문제를 일으키게 만든 시스템이 문제의 원인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 대부분은 시스템이 사람을 바꾼다는 사실을 모른다. 사람이 문제라고 생각하며 의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대적으로 의식개혁 운동을 추진하고, 변화와 혁신을 외치며, 캠페인을 벌인다. 우리 주변을 한번 둘러보자. 사람들의 의식으로 인한 변화는 거의 없다. 시스템이 그렇게 만들었다.  - p.20


그렇다면 왜 저자는 시스템을 해결책으로 강조하는 것일까. 2장에서 저자는 '뇌과학'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뇌과학의 기본 원리에 따르면 인간의 뇌에는 인간의 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동물의 뇌도 있다. 더 구체적으로 동물의 뇌는 포유류의 뇌와 파충류의 뇌가 있는데 책에서는 구체적인 설명은 하고 있지 않으니 여기서는 그냥 동물의 뇌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책에서는 동물의 뇌와 인간의 뇌를 설명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바로 앞에 두고 3층까지 걸어 올라가라고 권유하는 상황을 예로 설명하고 있다. 즉 이 상황에서 인간의 뇌는 건강에 좋고 전기세를 아끼기 위한 방법이라고 이해하여 걸어가도 좋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사람은 동물의 뇌를 동시에 가지고 있어서 편한 엘리베이터를 놔두고 왜 걸어가야 하는지 의문을 제시하고 반발하게 된다. 책에 따르면 이 두 영역의 싸움에서 거의 대부분은 동물의 뇌가 이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동물의 뇌를 제어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 고민하게 된다. 여기서 바로 시스템이 솔루션으로 제안된다. 예를 들면 CCTV이다. CCTV가 있는 곳에서 동물의 뇌가 작동하여 발생할 수 있는 범죄는 그 수가 현저히 줄어들게 될 것이다. 따라서 사회 곳곳에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으면 동물의 뇌는 자취를 감추고 인간의 뇌가 우위에 서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시스템이 대안으로 제시되는 이유이다(p.72).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사회는 너무나 복잡하며 불확실성이 극대화되어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 복잡다단한 사회를 원활하게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서 우리는 예측 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으며(p.88), 시스템을 만들면 얼마든지 복제가 가능하여 전국을 넘어 세계시장을 넘볼 수 있게 된다(p.95). 책의 1장에서도 잠깐 언급되었다시피 사람은 언제라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시스템을 만들려면 사람이 아닌 다른 곳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p.107).


3장에서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문제제기가 많았던 상황들에 대해서 시스템 관점으로 해결책을 제안하고 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원모집 방법과 대학입시 제도에 관한 내용이다. "학력 및 연령, 성별 제한없음".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기업과 공기업의 사원 모집 광고 문구라고 한다. 차별철폐라는 명분 하에 누구나 조건없이 시험에 응시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로또나 아파트처럼 추첨으로 선발하는 게 더 나을 것(p.119)이라는 저자의 말에 100% 동의한다. 저자는 이제부터라도 지자체 공공기관이 먼저 과감히 모집방법을 달라해야 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또한 입시제도의 해결책 중의 하나로 제안한 내용이 인상적이다. 우리나라의 대학 이름을 통일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서울대, 경북대 등 국립대학은 국립1대학, 국립2대학 등으로, 사립대학들은 서울에 있는 사립대학의 경우 서울1대학, 서울2대학 등, 부산에 있으면 부산1대학, 부산2대학 등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프랑스가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름 하나 바꾼다고 얼마나 개선이 되겠느냐 싶지만 생각해 봄직한 아이디어인 것 같다. 건강보험 체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어떤 사람이나 가족들은 1년동안 병원에 한번도 가지 않기도 하지만 또 어떤 사람은 2010년 한해 동안 무려 1806번이나 병원 진료를 받았다고 한다. 연간 100번이 넘게 병원에 간 환자도 무로 52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들 한 사람에게 진료비와 약값 등 건강보험공단에서 지출한 돈은 평균 293만원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자는 의료보험료도 할증방식을 도입하자고 제안한다. 자동차 보험과 같이 병원에 많이 간 사람이 보험료를 많이 내게 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고객을 불편하게 하라는 대목에서 새겨보아야 할 문구를 인용해 본다.


불편함은 몸을 많이 움직이게 한다. 반대로 편리함은 몸을 적게 움직이도록 한다. 빗자루에서 청소기로, 청소기에서 다시 로봇 청소기로 청소가 편해진 만큼 우리 몸도 병들어간다. 병원은 번창할 것이고 약국은 처방전을 든 고객들로 줄을 설 것이다. 몸은 편해서 좋겠지만 우리 몸은 편리함에 조금씩 죽어간다. 사회는 탄소배출량이 늘어나 죽어간다.  - p.146


4장에서 저자는 시스템을 만드는 8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다 공감되는 원칙이었지만 첫번째 원칙은 정말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하고 지금 당장 적용해야 할 원칙이지 않을까 싶다. 바로 평등보다 공정을 중요하게 여기라는 원칙이다. 우리는 평등과 공정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공정한 사회를 세금으로 비유한다면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세금을 많이 내고 적게 버는 사람은 적게 내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봉 10억원인 사람이나 연봉 2000만원인 사람이나 휘발유값은 똑같다. 언뜻보면 공정한 것 같지만 정말 불공정한 사회이다. 왜냐하면 휘발유 값의 절반은 세금이기 때문이다. 많이 버는 사람이건 적게 버는 사람이건 똑같은 세금을 내는 것은 불공정한 것이다. 몇년전 있었던 무상급식도 정말 중요한 지적이라고 본다.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나 적게 버는 사람이나 누구나 공짜로 자녀들의 급식을 제공한다는 것이 무상급식이다. 이 얼마나 불공정한 시스템인가. 적게 벌면 적게 내고 많이 벌면 많이 내는 것이 공정한 사회인 것이다. 참고로 입학부터 졸업까지 모든 교육을 국가가 책임지는 공교육의 발상지인 프랑스에서는 급식비를 부모의 소득에 따라 8단계로 세분화하여 받는다고 한다.


책의 후반부로 가면서 시스템 그 자체에 대한 논의보다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병폐와 문제점들을 드러내고 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안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 공감이 가는 내용들이었다. 처음에는 기업가들이나 경영자들이 자신의 조직을 관리하기 위해 읽어보아야 할 책이겠다 싶었지만 후반부의 내용들을 읽어보니 국회의원이나 정치가들 또는 지자체 공무원들이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되었다. 각 분야의 전문가라고 평가되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자기의 이익만 고집하지 않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공정한 사회를 구현하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기 위해서는 역시나 통제나 관리, 그리고 평가를 공정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 필수적으로 활용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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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1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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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라는 이름은 참 아름답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맑은 샘물처럼 솟아난다. 이번 1월호에도 아름다운 이야기, 가슴아프지만 용기가 생기는 이야기,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철도 직원보다 철도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있다는 이야기, 전쟁 중 실종된 사람들의 유해를 찾아 주고 있다는 이야기, 의대를 졸업하고 낮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살고 있는 이야기 등 기사들의 한꼭지 한꼭지가 모두 선한 영향력을 끼치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전문 필진이 쓴 글이나 독자들이 기고한 글 모두 새해의 하루하루를 아름답게 만들어갈 이야기들이다. 경영 전문가 유정식 님 등 새로운 필진들의 등장도 반갑고, 이번 호에 소개되어 흥미롭게 읽은 박준규 님 등이 앞으로 필진으로 참여한다는 소식도 반갑다.


기사들을 읽어나가다보니 눈에 확 들어오는 사진 한장은 백년도 더 되었다는 바리깡 사진이다. 이웃나라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가업을 잇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없는데 2대째 가업을 잇고 계신 분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이번호는 이런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무엇이든 좋아하는 일을 미치도록 하다보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 1만시간의 법칙을 굳이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글쓴이들의 삶을 반추해 보면 분명 그들이 좋아하는 일을 잘 하기 위해 전력질주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2014년 새해가 밝았다. 2014년은 말의 해이니만큼 말처럼 목표를 향해 전력질주하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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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펫 5 - 초조한 토끼의 요구 좀비펫 시리즈 5
샘 헤이 지음, 사이먼 쿠퍼 그림, 양숙현 옮김 / 샘터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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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등학교를 다녔던 나같은 세대에서 유행하던 것이 '드라큘라'였다면 지금 세대는 '좀비'가 아닐까 싶다. 좀비를 다룬 영화나 소설에 이어 지금 이 책과 같이 동화에서조차 다뤄지고 있으니 어린 아이들에게 흥미를 끌만 한 소재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책은 좀비펫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이다. 지난 7월에 1권부터 4권이 함께 출간된 이후 이번 12월에 5권과 6권이 함께 출간되었다. 소재로 사용된 동물들은 대부분 어린 아이들이 애완동물로 키우고 싶어하는 것들이다. 햄스터를 시작으로 고양이, 개, 금붕어로 이어지며 이번 5권은 토끼, 6권은 앵무새가 좀비로 등장한다. 사이먼 쿠퍼의 그림도 코믹 좀비스럽다.



책을 펼치면 '지난 이야기'가 그림과 함께 간략히 요약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일단 1권부터 내용이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대략 확인할 수 있다. 


조는 어깨가 축 늘어지고 신음이 절로 났다. 좀비펫이었다! 좀비펫들은 자기들 문제를 해결해 달라며 조 앞에 나타났고, 해결이 돼야만 저승으로 편안하게 갈 수 있었다. 찰리 삼촌에게 신비한 이집트 부적을 받은 이후로, 조는 자기 눈에만 보이는 좀비펫들에게 괴롭힘을 당해 왔다.  - p.23


학교 장기자랑대회에서 조는 친구인 매트와 함께 마술쇼를 준비한다. 그때 갑자기 좀비 토끼인 플러피가 나타나서 다짜고짜 도움을 요청하며 훼방을 놓는다. 조는 과연 플러피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을 것인가.



읽다보니 영화 '식스센스'가 떠올랐다. 영화에서 콜은 죽은 사람의 유령을 볼 수 있었듯이 좀비펫 시리즈에서도 조만이 좀비펫들을 볼 수 있다. 그러한 점이 코믹한 상황도 연출하지만 어린아이 입장에서는 긴장감을 유발하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책의 마지막은 초록색 깃털을 발견하는 것으로 끝난다. 여섯번째 시리즈인 앵무새가 등장할 차례인가보다. 앵무새는 조에게 어떤 부탁을 할까, 또 조는 앵무새의 부탁을 들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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