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 찜케이크 - 믹스로 초 간단!
준코 지음, 황세정 옮김 / 다봄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얼마전 밥솥케이크에 처음 도전하면서 그전엔 생각도 안 해봤던 빵만들기에 부쩍 관심이 생겼다. 친한 언니네 오븐 동냥으로 빵을 구워보기도 했지만 아직 오븐이 없는 터라 오븐 없이도 가능한 찜케이크에 관한 정보를 찾아봤는데, 의외로 노오븐 케이크에 대한 정보가 다양했다. 전기밥솥이 아닌 그냥 냄비의 찜기로도 찜케이크가 가능하다는 얘기에 찜케이크에 도전해보려던 중 <러블리 찜케이크>를 알게 됐다. 오븐 없이 믹스로 간편하게 만드는 찜케이크책일 뿐만 아니라 제목처럼 찜케이크 위에 아기자기 앙증맞은 그림을 그려넣어 만드는  찜케이크책라니! 책표지에 쓰인 딸기 그림부터가 너무 귀여워서 바로 주문을 했다.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찜케이크를 위한 기본도구와 기본재료, 찜케이크틀에 대한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특이점은 이책의 가장 포인트인 찜케이크에 그림을 그려넣기 위한 도구인 짤주머니 만드는 방법이 자세하게 나와 있다는 것. 짤주머니는 기성품을 사서 써도 되지만 책에 소개된 방법을 따라 오븐페이퍼로 직접 만들어 사용해도 좋을 듯하다.






<러블리 찜케이크>에는 크게 찜통으로 만드는 찜케이크와 전자레인지로 만드는 찜케이크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찜통으로 만들면 손도 더 가고 시간도 더 걸리지만 찜케이크 위의 그림들이 곱게 나오는 반면 전자레인지는 쉽고 빠르지만 기포의 흔적이 커서 외적인 모양은 조금 덜 예쁘게 보였다. 그래서 전자레인지 찜케이크는 머핀모양보다는 스틱케이크나 오믈렛케이크 같은 변형된 찜케이크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장 먼저 머핀틀 찜케이크 위에 그림을 그려넣는 기본적인 찜케이크가 등장한다. 기본 찜케이크 첫페이지에는 만드는 과정들을 사진으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고, 이책의 가장 핵심인 찜케이크 그림 그리는 방법을 상세하게 적어놓았다. 찜케이크 초보라도 책의 내용을 따라 충분히 혼자 만들 수 있을 듯하다. 또한 이책은 기본적으로 믹스로 만드는 초간단 찜케이크지만 믹스 대신 밀가루를 사용하고픈 독자들을 위해 박력분 용량과 다른 재료의 용량 변화도 같이 표기하고 있다. 다만 밑부분에 작은 글자로 실려 있어 눈에 잘 안 띄니 미리 잘 챙겨야 할 듯하다.



 



반복과정인 기본반죽에 대한 설명은 첫 메뉴 설명으로 대체하고 두번째 메뉴부터는 다양한 도안을 그리는 방법에 집중한다. 그림을 그릴 색반죽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사진에 나온 도안을 그릴 때는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짤주머니는 어떻게 조절하는지 등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설명해 놓았다. 책에 실린 다양한 도안들의 찜케이크 사진들만 봐도 직접 그려보고 싶은 마음에 손가락이 근질근질해졌다.






찜통으로 만드는 찜케이크에는 기본적인 머핀틀 찜케이크 뿐만 아니라 귀여움 돋는 모양의 중국식 찐빵 만드는 방법도 소개되어 있다. 믹스로 만드는 머핀 찜케이크보다는 조금 더 손이 많이 가는 듯해 쉽게 용기가 나진 않지만, 사진 속 귀여운 모양을 보니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도 생겼다. 더구나 지금은 찐빵이 사랑받는 겨울이기도 하니까. ㅋ 단팥 뿐만 아니라 다양한 찐빵소의 종류와 만드는 방법도 간단히 실어두었다.






책을 볼 때는 만들기만 하면 사진과 같은 찜케이크가 나올 것 같지만 막상 직접 만들어 보면 예기치 않은 상황이나 실수가 발생하기 마련. 그런 경우를 대비해 그림을 잘못 그렸거나 찜통으로 찌고 나니 그림이 사라지거나 가라앉았을 경우, 또는 케이크가 갈라지거나 구멍이 뚫리는 등 찜케이크를 만들 때 발생할 수 있는 실수들에 대한 팁도 간략하고 실어 놓았다.






찜통 찜케이크와 전자레인지 찜케이크에 대한 내용이 끝나면 정성껏 만든 찜케이크가 돋보일 수 있는 간단한 포장법이 소개되어 있다. 더불어 책에 나왔던 그림들의 도안(무늬본)도 따로 모아놓았다. 각각의 도안마다 몇 %로 확대복사해서 사용해야 하는지 적혀 있는데, 그림마다 제각각 확대비율이 달라서 조금 난감했다. 그리고 책에 나온 것 외에 조금 더 다양한 무늬본들이 더 실려있었으면 했는데 딱 책에 소개된 것들만 실려 있어 아쉬움이 남았다.






<러블리 찜케이크>는 남들과는 다른, 사랑스럽고 특별한 찜케이크를 만들기 원하는 독자들에게 좋은 정보를 담고 있는 요리책이다. 찜케이크에 그림을 그려넣는다는 것은 생각도 못해 본 나로서는 꽤나 신선한 충격이기도 했다. 물론 찜케이크에 그려넣은 그림들이 사라지거나 갈라지는 등의 일들을 겪지 않고 무사히 완벽하게 나오기 위해서는 여러 팁들이 필요하고 손도 더 많이 가겠지만, 찜케이크 하나에도 자신의 개성을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꽤나 흥미돋는 작업일 듯하다.

솔직히 기대했던 것보다 책도 얇고 소개된 그림 도안도 그리 다양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첫 시도로 따라하기엔 이 정도면 무난하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믹스로 간편하게 만드는 찜케이크에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도전할 수 있는 도안들이 실려 있으니 말이다. 얼마전 물어물어 찾은 베이커리 재료상에서 식용색소와 녹차가루도 사왔으니 조만간 러블리 찜케이크 만들기에 도전해볼까 한다. 첫 시작은 하트무늬이겠지만 마지막은 심히 창대한 대작(?)을 완성하는 그날이 오길 바라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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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선생 이성실의 홈베이킹 노트
이성실 지음 / 꽃숨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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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고백하자면 나는 (다른 요리도 마찬가지지만;;) 홈베이킹 '레알' 왕초보다. 직접 만들어본 빵이라곤 얼마전 생전 처음으로 도전해본 밥솥케이크가 전부다. 당연히 오븐도 없다. 오븐이 없으니 베이킹을 한다는 건 꿈도 못 꾸고 살았는데, 전기밥솥이 뚝딱~ 하고 만든 빵을 보니 신기했다. 물론 굽는다기보단 찌는 것에 가까운지라 빵의 식감과는 조금 달랐지만 내가 빵을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왠지 감동적이었다고나 할까. ㅋ





밥솥케이크를 만들고 보니 오븐으로 제대로 빵을 구워보고 싶어졌다. 오븐은 없지만 그건 나중에라도 장만하면 되니까. 먼저 홈베이킹에 대한 책을 읽어보고 싶어 관련 분야의 책들을 뒤지다 만난 책이 <빵선생 이성실의 홈베이킹 노트>이다. 다른 책에 비해 책값이 좀 쎄다 했더니 총 452쪽이라는 압도적인 페이지수가 눈에 띈다. 미리보기로 보니 상세한 과정샷과 함께 옆에 달린 설명이 장난이 아니다. 아무래도 홈베이킹 초짜인지라 이왕이면 자세하고 상세하고 꼼꼼하고 설명해주는 친절한 선생님 같은 책이 필요했는데 이책이 딱이다 싶어 주문을 했다.





내손에 도착한 책은 생각보다 더 두툼하고 묵직했다. 사진도 많고 깨알 같이 박힌 설명글들이 정말 빼곡하게 많이도 박혀 있다. 책을 받아드는 순간 아마 책값이 아깝다는 생각은 절대 들지 않을 것 같다. 홈베이킹에 문외한인 나는 처음이지만 이책은 20년 경력의 '빵선생' 이성실 님의 네 번째 책이라고. 저자는 서문에서 이번 책 <빵선생 이성실의 홈베이킹 노트>을 통해 새로운 메뉴들과 함께 기존에 담지 못했던 홈베이킹의 기본 원리와 실패 요인 등을 세세하게 담으려다 보니 책 두께가 어마어마해졌다고 밝히는데, 덕분에 나 같은 왕초보도 보다 쉽게 홈베이킹에 도전해볼 수 있게 됐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가장 먼저 홈베이킹 기본 재료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너무나도 기초적인 것이지만 그렇기에 그에 대한 충실한 설명이 더 반갑다. 밀가루, 감미료, 유지, 달걀, 유제품, 팽창제 등등 여러 기본재료의 종류나 기능에 대해 실려 있고, 듣기만 해봤던 사워크림, 캐러멜시럽, 바닐라엑스트랙 등은 만드는 방법까지 담아두었다. 스콘 재료에 나왔던 사워크림을 보고 순간 당황했었는데, 막상 설명을 읽어 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따라 만들 수 있었다.

홈베이킹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를 꼽으라면 바로 오븐이다. 그래서 이책에서는 오븐에 대한 설명이 꽤 자세하게 담겨 있다. 특히 가정용 오븐은 정확한 온도를 내기 쉽지 않기 때문에 온도 체크를 잘 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는데, 막상 언니네 오븐에 빵을 구워보니 표시된 온도와 시간보다 더 빨리 빵이 익거나 타서 놀랐었다. 본인이 갖고 있는 오븐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온도와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는 책의 설명을 몸소 느꼈다고나 할까. 그외 제빵기와 믹서, 팬 등 여러 베이킹 도구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다.





<빵선생 이성실의 홈베이킹 노트>에 실려있는 베이킹 레시피는 크게 Daily Bread, Sweet Bread, Simple Cake, Lovely Dessert 이렇게 네 개의 꼭지로 나뉜다. 책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Daily Bread에는 통밀빵, 모닝빵, 식빵, 심플빵, 간식빵 등 빵을 생각할 때 떠올리는 대부분의 빵들 레시피가 담겨 있다. 그리고 Sweet Bread는 머핀, 비스킷과 스콘, 도넛이, Simple Cake에는 스펀지케이크, 시폰케이크, 버터케이크, 치즈케이크가, 마지막으로 Lovely Dessert에는 쿠키, 마들렌, 브라우니와 바, 파이와 타르트, 마카롱이 자리잡고 있다.



 



친절한 선생님답게 <빵선생 이성실의 홈베이킹 노트>는 각 꼭지마다 본격 레시피를 시작하기 앞서 'intro' 부분을 두어 꼭 기억하거나 주의해야 할 중요한 부분에 대해 먼저 짚어준다. 예를 들면 빵만들기에서 반죽이나 발효를 가장 어려워하고 겁내는데, 그 부분에서는 발효 시 이스트가 만들어낸 좋은 풍미의 가스와 성분을 손실시키지 않게 글루텐을 잘 형성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래서 기본 빵 반죽과 발효의 과정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짚어가며 설명한다. 무엇보다 가장 와닿았던 건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였다. 뭐든 자꾸 만들어봐야 자신만의 노하우와 감이 생긴다는 건 세상 모든 일에 통용되는 진리가 아닌가. 홈베이킹 역시 마찬가지일 게다.



 

 



인트로를 지나 본격 레시피로 넘어가면 하나하나 과정을 담은 상세한 과정샷과 설명글이 실려 있다. 홈베이킹 왕초보인지라 과정 하나를 넘어갈 때마다 불안한데 이때 자세한 과정사진은 큰 도움이 된다. 더불어 <빵선생 이성실의 홈베이킹 노트>에는 각각의 과정마다 정말 꼼꼼한 설명이 적혀 있고, 그 밑에는 주의할 점을 파란색으로 따로 표기해두는 친절함까지 잊지 않는다. 이제껏 이렇게 친절한 요리책은 처음인지라 감동이 물결쳤는데 이게 끝이 아니다.





머핀을 구울 때 머핀틀의 높이(한국틀과 일반틀)에 따라서 오븐의 온도와 시간을 따로 표기해두는 꼼꼼함이나 쿠키를 구울 때 쿠키의 쫀득함이나 바삭함, 촉촉함에 따른 각각의 레시피를 적어두는 치밀함 등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심함으로 독자를 감동시킨다. 홈베이킹 입문자로서 이런 친절한 책을 만나다니 출발이 좋은 듯. :)



 



각 레시피의 과정샷과 설명으로도 다 알려주지 못한 중요한 내용은 '이성실의 베이킹노트'에 실어두었다. 내가 만들어본 Sweet Bread에서 사용하는 '원 믹스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라던가 비스킷과 스콘에서 주의할 점, 반죽을 차갑게 해야 하는 점 등 홈베이킹에서 중요한 노하우와 팁 등이 이것만 읽어도 배우는 부분이 참 많을 정도로 상세하게 실려 있다. <빵선생 이성실의 홈베이킹 노트>라는 제목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정말 자세하고 꼼꼼한 설명들이 마음에 쏙~ 드는 친절한 홈베이킹 책이었다.

다만 많은 설명들을 싣다 보니 책이 겁나게 두껍다는 점, 게다가 사진이 많아 질 좋은 종이를 사용하다보니 두께에 비례해 무겁다는 점, 그리고 너무너무 자세하게 설명하다 보니 글자가 작아서 (글자가 작아 노안이거나 노안이 오는 중이라면) 눈이 좀 아플 수도 있다는 게 이책의 단점이라면 단점이라 할 수 있겠다. 큭.







침샘 자극하는 여러 빵들이 담긴 홈베이킹 책을 보다 보니 나도 직접 빵을 구워보고 싶어졌다. 그런데 데일리빵은 반죽과 발효가 중요한데 자신도 없고, 무엇보다 반죽은 이성실 쌤도 제빵기를 추천하시니 제빵기 없는 나로선 일단 패쓰. 심플 케이크는 나름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니 이것도 넘어가고. 그래서 남는 건 스위트 브래드와 디저트인데, 책의 설명을 읽어보니 sweet bread가 특별한 공정이나 기법이 필요치 않아 초보자들이 쉽게 만들기 좋다니 요걸로 결정! 머핀과 비스킷과 머핀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마트에서 홈베이킹 재료 잔뜩 사들고 오븐 있는 언니네로 원정 홈베이킹 고고~♪





가장 먼저 페이브릿 비스킷에 도전했다. 가장 기본 비스킷이기도 했고, 필요한 재료가 가장 간단하기도 해서 선택했다. 책의 설명대로 버터는 사방 1cm로 잘라 냉동실에 넣어두고, 우유와 생크림도 미러 섞어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밀가루 베이킹파우더 설탕 소금을 계량해서 체에 두 번 내린 뒤 버터를 넣은 뒤 커팅을 했는데 첨 해보는 거라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스크레이퍼가 없어 비교적 단단한 알뜰주걱으로 대체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하는 거지, 초보자의 마음으로 열심히 커팅을 했다.

버터가 콩알만 해지면 우유와 생크림을 넣고 쌤이 그렇게 강조한 '원 믹스법'에 따라 포크로 대충대충 빠르게 반죽했는데, 정말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쉬웠다. 오븐을 예열하는 동안 반죽을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한 다음 (언니네 오븐이 전기렌지까지 되는 거라 팬이 동그래서 잠시 당황했지만) 포크로 팬닝을 한 다음 오븐으로 고고~. 일단 책에 표기된대로 시간을 정했는데 빵이 빨리 익는 것 같아 대략 5분 전에 꺼냈는데도 조금 탔다. 남의 오븐이라 아직 감이 잘 안 오는 듯. 완성된 비스킷은 모양이 내 생각과는 좀 달랐지만 (팬은 좁고 반죽은 많아 좀 양을 많이 담아서 그런지 넘 컸다 ㅠ), 그리고 사진을 본 친구는 돈까스냐고 놀렸지만 -_-;, 그래도 보기보다 맛은 괜찮았다. 계량할 때 소금이 조금 더 들어갔는데 그것 때문에 좀 짭쪼름했지만, 그래도 고소하고 바삭하니 맛있었다. 조금 타고 조금 짜고 조금 모양이 튼실했지만 그래도 나의 첫 베이킹에 나름 감격! :D




 

 



바삭하고 고소한 페이버릿 비스킷에 힘입어 두 번째로 블루베리 스콘에 도전했다. 때마침 냉동실에 블루베리스무디를 먹으려고 얼려둔 블루베리가 있었기 때문! ㅋ 다시 책에 적힌대로 계량을 하고 반죽을 해서, 역시나 원믹스법으로 대충대충 섞듯 재빠르게 반죽을 했다. 블루베리즙이 살아있게 냉동 블루베리를 녹이지 말고 그대로 쓰라고 하셔서 그렇게 했다. 왠지 맛있을 것 같은 느낌~♪ 포크로 팬닝한 페이버릿 비스킷과 달리 스콘은 반죽을 뭉쳐서 원형으로 만든 다음 칼로 잘라주었다. 네모로 만들까 잠시 고민했지만 그래도 책과 같이 만들어보려고 원형으로 다듬었는데, 책과 달리 8등분으로 잘랐더니 스콘이 너무 날씬해졌다.





완성된 반죽을 팬에 올려 오븐에 돌렸는데 이번에도 예상시간보다 더 빨리 빵이 익었다. 이번 기회에 언니네 오븐 온도에 대한 연구를 해봐야 할 듯하다. 그런데 완성된 블루베리스콘을 보니 너무 구워져서 그런지, 아님 시간이 없어 반죽을 냉장고에 오래 넣어두지 못하고 오븐에 넣어서 그런지 스콘의 블루베리가 책처럼 예쁘게 익지 않고 폭발하듯 터졌다. 흑, 이번에는 맛있게 익은 블루베리 스콘이 나와주길 기대했는데 이런 참사가. ㅠ 그래, 이러면서 배우는 거지, 이것도 경험이야~ 경험! 하면서 친구에게 보여줬더니 이번엔 친구가 피자냐며 -_-+ 진심 비웃었다.

그래도 블루베리가 폭발하긴 했지만, 생긴 게 흡사 블루베리피자 같아 보이긴 하지만, 빵도 좀 많이 구워지긴 했지만, 어쨌든 막상 먹어보면 '그래도 맛있는데?'라는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실제로 이날 했던 세 가지 스윗트 브래드 중 가장 주변 반응이 좋았다. 그에 힘입어 다음에는 블루베리가 폭발하지 않고 얌전하게 정착한 예쁜 블루베리스콘을 구울 방법을 조금 더 고민해봐야겠다. :) 



 

 



언니네 오븐 원정 홈베이킹 도전의 마지막은 바로 머핀! 머핀틀도 없고 주변에 파는 곳도 없어서 베이킹컵 두 장을 겹쳐서 반죽을 부었는데 다행히 쓰러지지 않고 잘 버텨줘서 무사히 머핀을 구울 수 있었다. 비록 사이즈는 좀 작았지만 이날 도전한 세 가지 빵 중에서 비주얼은 가장 성공적인 듯. 책대로 바닐라 초코릿칩 머핀을 구워보고 싶었지만, 초콜릿칩은 없고 건 크렌베리가 있어 아쉬운대로 그걸로 넣어서 만들었는데 나름 봐줄만 했다. 사실 크렌베리는 빵 안에 더 많이 들어갔는데, 빵을 갈라서 찍는 걸 깜박해버렸다.

어쨌거나 노릇노릇하게 제법 모양을 갖춰 잘 굽힌 크렌베리머핀을 보니 나름 뿌듯했다. 고소한 빵냄새가 가득한 오븐 앞에서 이런 게 홈베이킹의 맛인가 살짝 음미하는 즐거움을 느끼기도 했다. 비록 비스킷은 돈까스 같고 스콘은 피자 같고 머핀은 모양이 좀 웃긴다고 해도, 홈베이킹 좀 하는 절친이 그렇게 진심 백퍼로 알뜰하게로 놀린다 해도, 그래도 처음 만든 것치고 이 정도면 봐줄만 하지 않나 하는 자뻑에 빠져보기도 하면서 말이다. 큭.






직접 밀가루를 체에 치고 반죽을 해서 오븐에 구웠는데 빵이 되어 나오는 걸 보니 왠지 되게 신기했다. 비록 삐뚤빼뚤하니 생각과는 다른 모양이긴 했지만, 내가 만든 반죽이 저런 빵이 되어 나오다니 뭔가 감동적이랄까. 홈베이킹 처음 해본 사람처럼 촌스럽게 왜 그래,라고 핀잔을 줄지 모르겠지만, 사실 오븐으로 홈베이킹 처음 해봤다며;; ㅋ 어쨌든 이제까지 밀가루 반죽으로 전도 부치고 수제비도 만들고 칼국수도 끓여 먹어봤지만, 홈베이킹으로 만든 빵은 그때랑은 조금 다른 신기함이 있었다. 나중에 반죽이 부풀어 오르는 데일리빵을 만들면 이것보다 훨씬 더 신기하고 감동적일지도 모르겠다.

직접 만들어본 스윗트 브래드는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다는 설명처럼 따라해 보니 제법 그럴듯한 빵을 만들 수 있었다. 물론 홈베이킹 생초보인 내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온전히 <빵선생 이성실의 홈베이킹 노트> 덕분이다. 완전 꼼꼼하고 상세하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홈베이킹 선생님인 이책 덕분에 첫 시도임에도 헤매지 않고 빵을 구울 수 있었다 (물론 가장 쉬운 빵이긴 했지만;; ㅋ). 또 누가 만들어주는 것만 먹다가 책을 따라 직접 해보니 힘들지만 재미도 있어서 홈베이킹에 대한 관심이 한층 커졌다. <홈베이킹 노트>는 나처럼 홈베이킹을 처음 시작하거나 아직 궁금한 게 많아 어려움을 겪는 홈베이커들에게 정말 반가운 지침서 같은 책이 아닐까 싶다.

가장 쉬운 스위트브래드이지만 맛은 어느 것에 뒤지지 않는 만큼 이것부터 열심히 연습해봐야겠다. 그리고 차차 영역을 넓혀서 데일리빵, 디저트, 케이크까지 도전해봐야겠다는 야무진 꿈을 꿔본다. 빵순이 엄마님께 맛있는 간식 가져다 드려야지~라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신 난다. 물론 이번처럼 눈치 보이는 설움의(?) 원정 홈베이킹 안 다니려면 미니오븐이라도 내 오븐부터 하나 장만해야겠지만 말이다. :)




+ 아참, 이책의 쪽(페이지) 번호는 보통의 책과 달리 책 안쪽에,그것도 한쪽(홀수쪽)만 적혀 있다. 디자인적인 면 때문에 그렇게 한 것 같은데 깔끔하긴 하지만, 막상 어떤 페이지로 넘어가려고 책을 넘기다 보면 좀 불편하다. 게다가 큰 사진이 섞이거나 하면 그나마 한쪽에만 있던 페이지수가 생략되기 일쑤라 앞뒤로 넘겨보는 수고로움까지 더해진다. 책의 레이아웃이 예쁜 것도 좋지만 실용서인 만큼 우선 독자들의 편의를 먼저 배려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혹시 이거 나만 불편한 건 아니겠...지? ;;)





비싼 오븐이 꼭 좋은 것은 아니지만 기능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중략) 그렇다고 전문가용의 고급스러운 오븐은 필요 없어요. 가장 중요한 건 온도를 내는 스타일이에요. 베이킹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오븐의 온도인데, 가정용 오븐은 정확한 온도를 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에요. (중략) 오븐에 표시된 온도만 보고 판단해서는 절대 안 되는 이유랍니다. (중략) 본인이 가지고 있는 오븐의 성향을 얼마나 잘 파악하고 있느냐가 베이킹의 성공 여부에 있어 매우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세요. 책에 제시된 온도와 시간으로 예열해 방을 구울 때도 내가 가지고 있는 오븐의 상태를 고려해서 사용하세요. (15쪽)

빵 만들기의 포인트는 생각 외로 참 단순해요. 베이킹에 있어, 그것이 어떤 종목이든 가장 확실한 성공 포인트는 경험이에요. 자꾸 만들어 봐야 자신만의 노하우와 감이 생긴답니다.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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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 음식으로 건강 요리하기 - 자연을 그대로
유한나.조애경 지음 / 미래라이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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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이 잘 드는 우리집 베란다에 걸려있는 발 위에는 부지런하신 부모님의 손을 거친 무언가가 늘 널려 있다. 아빠의 텃밭에서는 여러가지 채소들이 무럭무럭 자라나기에 먹고 나눠주고도 남은 가지나 호박, 각종 나물 등을 말리시는 게다. 감이 익는 가을이되면 앞베란다 건조기는 절정을 이룬다. 감을 깎아 건시나 곶감도 만들고 얇게 썰어 감말랭이도 만든다. 한켠에는 말랑말랑 익어가는 홍시도 자리잡고 있다. 작년부터는 흠집이 나서 오래 보관하기 힘든 사과나 고구마도 잘라서 말리기 시작하셨는데, 요것들이 이렇게나 달달한지 새삼 감탄을 거듭했었더랬다. 덕분에 안그래도 입맛 좋은 가을에 각종 말랭이들 덕분에 내 입은 호강이다. 물론 달콤한 만큼 옆구리살도 포동포동 불어나고 있다는 게 문제지만 말이다.





말린 음식은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이 즐긴 음식 보관법 중의 하나로 식품의 수분을 제거해 오래 보관이 가능한 것은 물론 부피도 줄어들고 무게도 가벼워진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단지 그것 뿐이 아니다. 말린 음식은 생으로 먹을 때와 달리 영양분이 더해지기도 하고 색다른 식감을 주기도 한다. 무말랭이나 시래기, 말린 버섯처럼 햇빛에 말리는 동안 비타민D가 생성되는가 하면, 예전에 읽은 마크로비오틱 요리책에 따르면 햇빛의 양기가 더해져 음양의 조화에도 도움이 된다니 말린 음식 하나도 조상들의 깊은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듯하다.

채소나 과일들을 주로 마당에 널어 햇빛에서 말리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마당도 없고 환경오염도 심해 자연건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또한 저자 프롤로그에서 언급된 것처럼 제대로 잘 말리지 않으면 상하기도 쉽다. 특히 요즘처럼 연일 비라도 내리면 대략 낭패다. 그런 까닭에 요즘은 간편하게 쓸 수 있는 가정용 식품건조기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란다. 말리는 동안 햇볕의 좋은 기운을 더할 수 없다는 건 많이 아쉽지만, 식품건조기는 날씨나 장소에 상관없이 위생적으로 말릴 수 있고 건조 상태 조절이 가능하며 자연건조보다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건조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이책 <말린 음식으로 건강 요리하기> 역시 식품건조기로 말린 음식들을 활용한 레시피로 꾸며져 있다.



 



어느새 가을이 깊어지고 우리집에 말린 나물이나 과일말랭이들이 늘어나면서 말린 음식을 활용한 보다 다양한 요리법이 궁금해졌다. 그렇게 내 호기심을 채워줄 만한 요리책을 찾던 중 눈에 들어온 책이 바로 <말린 음식으로 건강 요리하기>였다. 제목부터 딱이다! <말린 음식으로 건강 요리하기>는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미녀들의 식탁>의 저자이자 푸드스타일리스트인 유한나 님과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자 여러 권의 책을 낸 조애경 님이 같이 만든 요리책이다. 요리를 하다 보면 항상 남는 식재료들의 보관법을 고민하다 말린 음식에 눈을 돌리게 되었고, 그것을 활용한 요리가 많지 않음에 착안해 개발한 레시피들을 이책에 담게 되었다고 한다.

푸드스타일리스트와 가정의학과 의사가 함께 참여한 만큼 이책에는 말린 음식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수록하고 있다. 건조 식재료의 장점을 소개하고 식품건조기를 이용한 식재료 건조법과 보관법, 활용법도 정리해 놓았다. 그외 계절별 식재료와 식재료 잘 고르는 법, 천연 조미료와 육수 만드는 법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말린 음식으로 건강 요리하기>의 레시피는 1장 밥, 2장 무침 볶음 전, 3장 국 조림 구이, 4장 손님 초대 요리, 5장 간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조애경 원장의 건강 Q&A를 두어 말린 음식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그 이름부터 실험적인 귤밥으로 시작하는 <말린 음식으로 건강 요리하기>의 레시피에는 정말 다양한 종류의 말린 음식들이 등장한다. 그것들을 보고 있자니 대부분의 식재료들은 건조가 가능하다는 말이 새삼 실감난다. 귤밥이나 참외무침처럼 과연 어떤 맛일지 짐작이 안 가는 메뉴가 있는가 하면 대충 머릿속으로 맛이 그려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 재료가 보통의 싱싱한 것이 아닌 말린 음식이라 달라질 식감과 깊어질 풍미까진 상상이 힘들었다. 당장 만들어 맛보고 싶은 요리들이 적지 않았지만 아쉽게도 내 냉장고에는 말린 두부나 말린 닭가슴살이 없고(얘네들은 자연건조도 힘든 재료 아닌가!) 그것들을 말려줄 식품건조기도 없어 침만 꼴깍꼴깍 삼켜야 했다.

책의 구성은 요리책의 가장 전형적인 포맷이자 가장 효율적인 레이아웃으로 직관적이다. 왼쪽에는 완성된 요리 사진이 독자의 침샘을 폭발하게 만들고, 오른쪽에는 요리 재료와 방법, 과정샷이 실려 있어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다. 가장자리에는 공동 저자의 특성을 살린 한나팁과 닥터팁이 수록되어 있어 해당 요리의 식재료의 특성이나 영양상의 정보를 같이 수록해 읽는 재미까지 더해준다.



 



그나마 일단 갖고 있는 말린 음식 재료들로 할 수 있는 요리들 중에 몇 가지에 도전해 봤다. 그중 하나가 배가 출출한 주말 간식 삼아 먹으려고 도전한 말린묵잡채! 말린묵은 작년에 엄마가 직접 만드신 도토리묵을 말린 말린 도토리묵이 비장의 무기다. 레시피에는 도토리묵과 창포묵을 함께 쓰지만 없는 재료는 과감히 생략하는 자취인의 지혜로 요리를 시작했다. 도토리묵을 물에 불리고 데치고 야채들을 썰어 프라이팬에 볶다가 준비한 양념장을 부어주면 끝! 일부 재료의 생략과 부족한 솜씨로 인해 완성된 요리의 비주얼이 책과는 좀 달랐지만 맛만큼은 아주 좋았다.

말린 도토리묵 또한 한층 꼬들꼬들해진 식감으로 맛은 물론 씹는 재미를 주었고 함께 넣은 야채들이 잡채의 맛을 한층 풍성하게 해줬다. 무엇보다 양념장에 들어간 두유가 포인트로 전체적으로 고소하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든든하기까지 해서 간식으로 먹기에 딱 좋았다. 간을 약하게 하면 간식으로, 간을 조금 더 넣으면 밥반찬으로도 좋을 것 같다. 지난번에 맛있게 먹었던 콩나물잡채가 생각나 응용버전으로 콩나물도 넣어서 만들어봤는데, 꼬들꼬들한 도토리묵에 아삭아삭한 콩나물의 식감이 더해져 더 좋았다.





그 다음으로 만든 요리는 만들기 쉽고 맛도 좋은 북어포 콩나물국. 마침 언니가 준 북어포도 있고 콩나물이랑 달걀도 있으니 도전해 보기로 했다. 보통은 북어를 참기름에 볶다가 그냥 물을 부어 끓였지만 이번에는 책의 레시피대로 북어포와 무, 멸치를 함께 넣어 육수를 우려낸 다음 만들었는데, 무를 넣은 육수와 콩나물을 함께 넣어서 끓였더니 시원한 맛이 제대로였다. 술 마신 다음날 시원한 북엇국을 찾는 심정이 이해가 된다고나 할까. 북어의 경우 대부분 건조된 걸 구입하는 게 보통이지만, 남는 명태가 있다면 이책처럼 식품건조기로 직접 북어포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갖고 있는 말린 음식 중 말린사과가 있어 손님초대요리인 말린사과쌀피자에도 도전해볼까 했더니 이번에는 피자를 완성해줄 오븐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포기. orz 이참에 식품건조기와 함께 오븐도 하나 장만해야 하나 잠시 고민했지만 없는 살림을 인정하고 그냥 다음에는 말린 나물들로 만드는 무침과 볶음에 도전해볼까 한다. 그리고 형편이 좀 나아져 식품건조기를 장만한다면 찜해둔 말린 두부와 말린 닭가슴살을 사용한 몇몇 요리를 해봐야지.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ㅋ





<말린 음식으로 건강 요리하기>는 '말린 음식'과 '건강'을 주제로 한 요리책이다. 말린 음식을 주재료로 내세운 요리책이라 처음엔 조금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잘 생각해보면 우리가 먹는 식탁 위에 말린 재료로 만든 음식이 의외로 많다는 것에 놀라게 된다. 울부모님처럼 직접 다듬고 데쳐서 말리는 것 뿐만 아니라 미역, 다시마, 멸치, 묵나물, 북어포, 말린 버섯 등 마트에서 사온 식재료 중에도 말린 음식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책에 실린 재미난 레시피들을 보다 보면 한편으로 뭘 이런 것까지 말리나?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음식이 남았을 때 장기 보관을 위해 건조시킬 수 있고, 말린 식재료들이 있다면 이런 요리들을 만들 수 있다는 이책의 기획의도를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니 책의 레시피를 따라 하려고 재료를 식품건조기에 몇 시간씩 말려야 하냐는 불평은 오해인 셈이다. 말린 식재료들은 평소에 남는 재료들로 틈틈이 건조해 두는 게 정답이다. 

이책 <말린 음식으로 건강 요리하기>는 여러 건조 식재료들로 만들어내는 다양하고 다채로운 요리들을 만날 수 있다. 말린 음식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들을 살려낸 레시피들 덕분에 식탁이 한결 풍성해지지 않을까 싶다. 또한 건조 식재료들의 좋은 점들을 알게 되어 평소 무심하게 지나쳤던 말린 음식들의 가치를 새롭게 재발견하게 된 건 즐거운 변화다. 이책의 말린 음식 레시피들을 보고 나면 오늘 집에 있는 말린 식재료들을 뒤져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요리가 만들어보고 싶어질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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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니 남미였어 - 생에 단 한 번일지 모를 나의 남아메리카
김동우 지음 / 지식공간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 두리번거리는 여행자의 긴 그림자가 골목 안을 채웠다. 그림자 끝엔 바다가 서걱거리고 있었다. 심상치 않은 바람이 바다를 서성이다 뱀처럼 몸을 휘감으며 지나갔다. 눈앞에 하얀 포말이 높은 파도를 타고 떠밀려 내려오는 먹먹한 바다가 펼쳐졌다. '걷다 보니 남미였어, 그래 걷다 보니 세상의 땅끝이었어...' (156쪽)

여행을 좋아한다. 해외여행을 많이 가보진 못했지만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은 곳을 꼽는다면 단연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이다. 정은임 아나운서의 갑작스런 죽음에 사표를 던지고 아내와 떠난, 평소 즐겨 읽던 영화기자의 블로그를 방문했다가 우유니 소금사막의 사진을 처음 보았을 때..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었다. 현실이 아닌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이책의 저자는 그런 소금사막을 '지구에서 가장 큰 거울'이라고 적고 있는데 정말 잘 어울리는 표현인 듯하다. 그때부터 남미는 가장 가보고 싶은 대륙이 됐다. 그런 까닭에 애정하는 우유니 소금사막의 멋진 사진으로 채운 남미여행기라는 것이 이책 <걷다 보니 남미였어>를 집어든 가장 큰 이유였다. 심지어 제목까지 근사하다! 

세계일주의 1막을 끝내는 아프리카 케냐를 떠난 저자가 도착한 곳은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왕가위 감독의 영화 <해피 투게더>의 배경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바로 그곳이다. 예전에 읽었던 손미나의 남미여행기에서도 이곳에 대한 찬사가 이어져 호기심이 몽실몽실 이어지던 곳인데,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매력에 흠뻑 빠진 이책의 저자 역시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방목해서 키워 더더욱 맛있다는 소고기에 대한 찬사와 싸지만 맛있는 와인에 대한 칭찬이 쏟아지는 먹방 이야기는 입안에 군침이 돌게 한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던 저자는 여행자 본연의 감각을 다시 살려 남미 여행루트를 짜는데 저자의 말처럼 흔한 보통의 루트는 아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베이스캠프로 저자가 남미 대륙에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을 오가는 동선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인데, 그렇기에 더욱 개성넘치는 루트였다. 저자의 독창적인 남미대륙의 여행 일정은 영화 <미션>에 나왔던 이구아수 폭포 방문, 파타고니아의 바릴로체레일 토레스델파이네 트레킹, 악마의 산 아콩카구아 산행, 우유니 마추픽추 등의 남미의 주요 여행지를 둘러보는 네 번의 여행으로 짜여졌고 책 역시 그에 따라 구성되어 있다. 

남미 하면 역시 우유니 사막, 마추픽추를 가장 먼저 떠올렸는데, 이책을 읽으며 이구아수 폭포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 거대한 규모야 일찍이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보는 감흥을 전해듣자니 직접 내눈으로 보고 내몸으로 그 폭포수를 맞아보고 싶은 생각이 물씬 들었다. 남미의 알프스라는 바릴로체의 풍광이 전해주는 감동 역시 직접 느껴보고 싶어졌고, 무엇보다 파타고니아 일정의 압권이었던 모레노 빙하 트레킹은 내게 남미의 또다른 로망으로 등극했다.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이나 악마의 산 아콩카구아 산행은 부럽기는 했지만 내 저질체력에 엄두는 안 났기에 그저 멋진 사진과 저자의 경험을 듣는 간접경험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이책을 읽다 보면 반가운 사진이 종종 보이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칠레 푼타아레나스의 라면집이었다. 얼마전 무한도전 배달의 무도 특집에서 박명수가 방문했던 바로 그 라면집이어서 오! 하며 괜시리 더 반가웠다. 아마 배달의 무도 특집을 재미있게 본 시청자라면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또한 작년에 방영되어 큰 즐거움을 줬던 꽃보다 청춘의 형님들이 다녀왔던 마추픽추를 비롯한 페루의 여러 흔적들을 이책에서 다시 사진으로 만날 수 있어 재밌었다. 티비에서 보아 알던 곳을 다시 만나는 그런 재회의 즐거움이랄까. 

- 여행은 짐을 싸고, 이동하고, 다시 짐을 풀고 하는 단순한 패턴이었지만, 과정은 절대 단순하지 않았다. 어디선가 돌발 상황이 튀어나오고, 순간순간의 선택은 모두 내 책임으로 돌아왔다. (100쪽)

세계일주를 다녀왔는데 왜 남미 대륙 여행기만 낸 걸까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이미 남미 대륙에 도착하기 전 저자의 여행기가 책으로 출간되어 있었다. 책의 앞머리에 '세계일주의 1막'이라 표현한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라는 걸 뒤늦게 알았다. 더불어 남미 대륙은 그것만으로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내기에 충분한 매력적인 여행지 아닌가. 비록 저자의 세계일주 1막의 내용을 모르고 이책을 읽었지만 남미 여행기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고 즐거웠다. 그리고 그런 남미를 몸소 체험하고 온 그가 무척 부러워졌다. <걷다 보니 남미였어>는 저자의 특별한 여행 루트에 따른 에피소드들과 함께 그가 다녀온 여행지에 대한 깨알같은 정보나 꿀팁들이 함께 담겨 있다. 남미 여행을 준비하는 독자들이라면 챙겨두면 좋을 내용들이다. 또한 책의 끝부분에는 '부록'이라는 제목을 달고 토레스 델 파이네, 아콩카구아 등정, 알아두면 좋은 스페인어 같은 남미여행을 도와줄 본격 실용정보들이 수록되어 있으니 놓치지 마시길! :) 

내겐 아직 미지의 여행지인 남미 대륙에 대해 <걷다 보니 남미였어>의 저자는 남미의 경이롭고 환상적인 자연들의 풍광이나 때론 즐겁고 때론 욕지기가 나오는 몸으로 경험한 에피소드들과 함께 여행 후의 이야기를 적지 않게, 그리고 적나라하게 실어두었는데 그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세계일주를 다녀왔다고 하면 우선 그들의 용기에 감탄한다. 그리고 그 여행기에 흥미를 보이며 부러워하지만 여행 후 다시 시작된 일상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렇지만 나는 긴 여행 뒤 일상 복귀 스토리가 궁금했다. 이책의 저자가 들려준 여행에서 일상으로의 컴백은 그야말로 현실적이었고, 많은 경비가 드는 세계 일주 후의 쪼달림이 생생하게 적혀 있어 슬며시 웃음도 났다. 그럼에도 그는 세계 일주를 다녀왔고, 주변의 압박을 이기고 자신의 책을 내는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완성해냈다. 세계일주를 떠나던 용기는 그의 일상에서도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 어떤가? 꿈결 같은 여행 뒤에 기다리고 있는 현실이. 세계 일주를 다녀온다고 변하는 건 없다. 능력이, 돈이 생기지도 않는다. 생활수준은 놀부보다 흥부 쪽에 가까워지고, 좋은 직장을 다니는 친구를 보면 심리적 위축을 겪을지 모른다. (중략) 숙고의 숙고를 거듭하길 바란다. 이런 뒷감당이 가능하면 배낭을 싸고, 그렇지 못하다면 그냥 살던 대로 사는 게 해답이다. 지금 떠날지 말지를 갈등하는 독자를 위해 한마디만 더 하자. 암튼 용기를 좀 내보자. 중요한 건 용기다. (중략) 분명한 건 세계 일주를 다녀왔다고 죽진 않는다는 거. 어떻게 해서든 살아가게 된다. 삶은 살아지는 게 아니고, 살아가는 거다. (381쪽)

솔직히 말하는 나는 그처럼 세계일주를 떠날 자신은 없다. 탈탈 털면 경비는 마련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저자처럼 지금의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떠날 용기가 없다. 그럼에도 나는 꿈꾼다. 언젠가는 남미로 떠나는 꿈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방목해서 맛있는 소고기와 싸고 맛있는 와인도 먹고, 땅고!도 배워보고, 그렇게 소원했던 우유니 사막에서 내 그림자도 비춰보고, 비취색의 거대한 빙하 위를 직접 걷는 모레노 빙하 트레킹도 하고, 푼타아레나스의 라면집에서 뜨끈하고 얼큰한 라면 한 사발 들이키는 그런 달콤한 꿈을. 남미로의 여행을 재촉하는 <걷다 보니 남미였어>의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언젠가 꼭 남미로 날아갈 '나의 그날'을 기대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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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1도 암을 이긴다
요시미즈 노부히로 지음 / 세렌디피티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몇달 전 면역력 저하로 생각보다 크게 병앓이를 하기도 했고 평소 손발이 차가워 냉증을 의심하며 체온 관련 책을 뒤지다 이책을 알게 됐다. 얼마 전부터 체온 다이어트, 체온과 면역력에 관련된 책들이 쏟아지기 시작하던 터라 체온의 중요성을 인식은 하고 있었지만 체온 1도가 암까지 이긴다니, 대체 어떤 강력한 체온에 대한 비밀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궁금해서 주문해서 읽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책은 애초 내 기대와는 조금 다른 책이었다. 나는 체온과 면역력 강화 방법을 기대하고 책을 집어든 반면 이책은 제목에 아주 충실한 '체온'과 '암'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었다. 애초의 기대와는 달랐지만 평소 건강에 관심이 많고 또한 아버지가 위암 수술을 하신 적도 있어 암에 대한 경각심도 큰지라 이책에서 다루는 암치료법에 대한 이야기에도 관심이 갔다. 쭉쭉 읽어내려가는 동안 암에 대해 그동안 몰랐던 정보들을 많이 접하게 되어 기대보다 유용한 책이었다.

보통의 건강한 사람들의 몸에서도 암세포는 매일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암의 기저에 대해서는 정확히 몰랐었는데, 이책의 초반에는 그에 대한 이야기가 비교적 쉽고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암세포는 원래 정상이던 세포의 유전자가 상처를 입거나 변형되어 발생하는데, 이런 암세포는 하루에만 무려 3,000~6,000개나 만들어진단다. 또한 암세포는 정상세포와 달리 외부 명령에 따르지 않고 아포토시스(세포의 자살)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않아 자살은커녕 세포증식을 계속해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무한 증식 때문에 다른 기관으로 전이되기도 하고 정상세포의 영양분을 뺏겨 암에 걸린 사람들이 말라가는 거라고.

이런 무서운 암을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수술, 화학요법(항암제), 방사선치료라는 암의 3대 치료법이 시행되고 있는데, <체온 1도 암을 이긴다>의 저자는 여기에 제 4의 암치료법으로 온열치료를 들고 있다. 온열치료는 몸을 따듯하게 하여 환자의 체온을 상승시키고, 그로 인해 우리 몸의 면역력을 강화시켜 암세포를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암세포의 특징인데, 정상세포는 세포 내 온도가 상승하면 온도조절기능(열조절기능)이 가능한 반면 암세포의 경우 종양 속 혈류 흐름이 많지 않아 온도가 상승하기 쉽고 한번 상승한 온도는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열에 매우 약한 암세포의 한계온도가 42도라는 점을 이용해 지속적인 열을 가해 암세포를 약화시키고 회복능력을 차단하려는 치료법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온열치료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온열요법은 열활성 단백질(HSP)의 산출을 촉진시킨다. 열활성 단백질은 피로물질을 차단해 체력을 쉽게 회복시켜 주고, 엔돌핀 촉진을 돕기도 하며, 내추럴킬러(NK)세포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만들거나 인체 내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는 기능 등 기본적으로 외부 충격으로 상처가 난 세포를 회복시키고 우리 몸을 외부 스트레스로부터 방어하는 단백질이라고 한다. 온열치료는 정상세포에 열을 가해 열활성 단백질을 증가시키는 방법으로 암세포의 치료를 도모하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암세포가 열에 약하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지만 단순히 체온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몸 속에서 이런 여러가지 작용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무척 놀라웠다. 평소 몸을 따듯하게 하라는 어른들의 말씀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기도 했고, 이렇듯 체온 1도가 몸 속 작용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냉증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이야기 또한 이책에서 말하는 내용들을 통해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조금 아쉬웠던 건, 일상 생활 속에서 체온을 올리는 방법에 대한 정보를 기대했던 나의 바람과 달리 이책에서는 바이오매트 같은 의료기기? 치료기기?를 통한 온열요법의 효능에 대한 내용들만 등장한다는 것이다. 체온을 올려야 하는 중요성은 강조하되 그 방법으로는 온열치료 매트만 설명하고 있어 아쉬움이 남았다. 반면 그렇게 암치료에 이용되는 바이오매트의 기능이나 효능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나처럼 몸도 차갑고 면역력도 약한 팔랑귀 독자로선 그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커지는 건 당연지사다.

<체온 1도 암을 이긴다>의 전반부에서는 체온과 암세포, 온열치료에 대한 내용과 온열요법 암 치료의 임상보고들 같은 주요 내용을 다루고 있고, 책의 후반부에는 온열치료와 연관되는 여러 내용들 - 건강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제2의 뇌'라 불리는 장의 기능과 중요성과 디톡스(해독), 면역력 향상을 위한 서프리먼트 치료법, 우리 몸의 유해요소를 비워주는 단식(패스팅)의 방법과 놀라온 효과에 대해서도 함께 언급하고 있다.

이책의 저자는 암을 잘 이겨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암에 걸리지 않게 자신의 건강을 잘 관리하는 것이라고, 만약 이미 암에 걸렸다면 무엇보다 암은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와 함께 책의 말미에 암과의 전쟁을 위해 잊지 말아야 할 세 가지를 당부하고 있다. 첫째 암은 생활습관병인 만큼 식사를 포함한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하고, 둘째 암세포는 무제한 증식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방심하지 말아야 하며, 마지막으로 암이 면역 저하로 발생하는 만큼 면역력 강화를 위해 몸을 따듯하게 데우는 것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암은 무서운 병이지만 못 이겨낼 병은 아니다. 하지만 눈부신 발달을 보이는 현대의학에 모든 것을 의존하기보다 우선 자신의 생활습관을 고치고 면역력을 강화시키며 암을 이겨내려는 강한 의지를 다지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싶다. 또한 정상인들도 매일 암세포가 수없이 발생하고 사라지고 있다고 하니 지금 건강하다고 방심해서는 안 되는 것이 암일 게다. 건강을 자신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고 하지 않은가. <체온 1도 암을 이긴다>는 냉증과 면역력, 체온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해 책을 펼쳤지만 암과 온열치료라는 새로운 대체의학 치료법에 대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






냉증은 모든 병의 원인이며 몸을 따뜻하게 데우면 병은 치유된다고 합니다. (중략) 냉증은 항상 교감신경이 우위를 차지한 상태가 지속되고 이로 인해 혈액순환이 나빠지면서 영양분이나 효소를 세포 안으로 공급할 수 없어서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59쪽)

우리의 장(腸)은 신체를 보호하는 방어 시스템을 항상 작동시키면서 면역력을 유지시키는 가장 중요한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장부터 관리하기 시작해야 하는 것입니다. (1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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