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3-1 子曰: "唯上知與下愚不移.①"



자왈: "유상지여하우불이."

번역 : 공자가 말하였다. "오직 上知와 下愚만이 변화시킬 수 없다.

① 孔安國의 疏에는 "上知不可使爲惡, 下愚不可使强賢<上知는 억지로 惡하게 할 수 없고, 下愚는 억지로 賢하게 할 수 없다>"라고 되어 있다. 陽伯俊의 번역(只有上等的智者和下等的愚人是改變不了的)에서 보듯이 '不移'는 '변화시킬 수 없다' 정도로 번역이 가능하겠다.

集註 - 此承上章而言. 人之氣質相近之中, 又有美惡一定, 而非習之所能移者②. ♥ 程子曰: "人性本善, 有不可移者何也? 語其性則皆善也, 語其才則有下愚之不移③. 所謂下愚有二焉: 自暴自棄也. 人苟④以善自治, 則無不可移, 雖昏愚之至⑤, 皆可漸磨而進也. 惟自暴者拒之以不信, 自棄者絶之以不爲⑥, 雖聖人與居, 不能化而入也⑦, 仲尼之所謂下愚也. 然其⑧質非必昏且愚也, 往往强戾而才力有過人者, 商辛⑨是也. 聖人以其自絶於善, 謂之下愚⑩, 然考其歸則誠⑪愚也." 或曰: "此與上章當合爲一, 子曰二字, 蓋衍文⑫耳."

번역 : 이 장은 앞장에 이어서 말한 것이다. 사람의 氣質이 (서로) 비슷하지만, 좋고 나쁨이 일정하여 습관으로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이 있다. ♥ 정자가 말하였다. "사람의 본성은 본래 善한데 변화시키지 못함이 있다는 게 무슨 말인가? (사람의) 본성을 이야기하자면 모두 善하고, 材質을 이야기하자면 변화시킬 수 없는 下愚가 있다. 이른바 下愚에는 두 가지가 있다. 自暴하는 자와 自棄하는 자이다. 사람이 만일 善으로써 스스로를 다스린다면,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 없을 것이고, 비록 어둡고 어리석음에 이르렀다하더라도, 모두 점차로 닦아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오로지 自暴者는 믿지 않음으로써 거부하고, 自棄者는 하지 않음으로써 거절하므로, 비록 성인이, (그들과) 더불어 살더라도 교화시켜 들일 수 없는 것이고, (이들이 바로) 공자가 말한 下愚이다. 하지만 그들의 바탕이 반드시 어둡고 어리석은 것이 아니라, 가끔은 강하고 사납고, 재능과 역량이 보통사람들보다 뛰어난 자가 있으니 商辛이 그러한 사람이다. 聖人이 그들이 스스로 善을 끊었기 때문에 그들을 下愚라고 이른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귀착점을 살펴보면 참으로 어리석은 것이다." 혹자는 말하였다. "이 章은 앞 章과 마땅히 합하여 한 章이 되어야 한다. '子曰' 두 자는 아마도 衍文인 것 같다."

② "此承上章而言. 人之氣質相近之中, 又有美惡一定, 而非習之所能移者" 이 문장은 의외로 살펴볼 만한 것이 많다. 먼저 여러 책에서 아래와 같이 달리 끊어 읽기를 하고 있다.

 1) 此는 承上章而言人之氣質이 相近之中에 又有美惡一定하여 而非習之所能移者라 (성백효)
    - 이것은 윗 章을 이어서 사람의 氣質이 서로 비슷한 가운데에도 좋고 나쁨의 일정함이 있어서 습관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말씀한 것이다.

 2) 此承上章, 而言人之氣質相近之中, 又有美惡一定, 而非習之所能移者. (김도련)
   - 이것은 윗장을 이어서 사람의 氣質은 서로 비슷한 가운데에도, 아름답고 惡한 것이 一定하여 習慣으로 옮길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말씀하신 것이다.

 3) 此承上章而言. 人之氣質相近之中, 又有美惡一定, 而非習之所能移者. (李申, 中華書局版 四書章句集註)
    - 這(zhe)是接着上一章說的.人的氣質相近之中,又有善惡固定不變的情形, 不是操習所能改變的.
  
 끊어 읽기가 다름에도 성백효와 김도련의 번역은 별반 다르게 보이지 않는다.  李申의 번역과의 가장 큰 차이는 언뜻 보기에는  '동사 言을 타동사로 보느냐 자동사로 보느냐'는 것이다. 성백효와 김도련은 言을 타동사로 보아 문장 끝까지 言의 목적절로 보고 있고, 李申은 言을 此의 술어로만 보고 있는 듯하다. 한국과 중국에서 나온 책이 서로 다르다는 것은 흥미있는 일이고, 어느 것이 옳은 지는 나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조금 다르게 볼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 다음은 '人之氣質相近之中, 又有美惡一定, 而非習之所能移者.'을 보자. 먼저 나는 人之氣質相近之中을 부사어로 보고, 뒤에 나오는 又와 연관지어 양보의 의미로 번역해 보았다. 또한, 有의 목적어를 문장 끝의 者까지로 보아, 美惡一定로 본 성백효나 김도련과는 다르게 번역하였다. 아마도 성백효나 김도련은 非의 목적어를 習之所能移者로 보는 것 같은데 나는 習之所能移로 보았다. 하나 더 부언하자면, 習之의 번역인데 참 마땅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배워서'라고 번역하기도 좀 어색하고 해서 그냥 '습관으로'라고 번역하였다.

③ '有下愚之不移'에 대해서 살펴보자. 여기서의 '之'도 앞에 나온 下愚를 다시 받는 複指代詞이다. 좀더 정확하게 직역하면 <下愚, 그것을 변화시키지 못함이 있다>정도이겠다. 물론 도치의 가장 큰 이유는 강조이다.

④ 苟를 '진실로'라고 번역하기보다는 假定詞로 보아 '만일, 만약에' 정도로 번역하는 게 낫다고 본다.

⑤ '雖昏愚之至'에서도 之를 昏愚를 다시 받는 複指代詞로 보아 번역하면 <비록 昏愚, 거기에 이르렀다하더라도>가 되겠다.

⑥ '惟自暴者拒之以不信, 自棄者絶之以不爲'을 다른 번역자들이 번역한 것을 보자.

1) 성백효 : 다만 自暴하는 자는 善을 막아서 믿지 않고, 自棄하는 자는 善을 끊어 버려 행하지 않으니

2) 김도련 : 오직 自暴하는 자는 막아서 믿지 아니하고, 自棄하는 자는 끊어서 하지 아니하므로

3) 李申 : 只有自暴者用不相信來拒絶接受敎育,自棄者用不去做來自絶于聖人之道,
       <오로지 自暴者는 믿지 않아서 교육받기를 거절하고, 自棄者는 하지 않음으로써 聖人의 道를 스스로 끊는다>

 한문의 묘미를 조금 살려서 이 문장을 다시 살펴보아, 나는 '惟自暴者與自棄者拒絶之以不信'을 두 문장으로 나누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한다. 동사 信의 의미상의 목적어를 성백효와 같이 善으로 보든지 李申과 같이 敎育이나 聖人之道로 보는 건 且置하고, 번역하면 <오로지 自暴者와自棄者만이 믿지 않아서 拒絶한다> 이런 식으로 본다면, 맨 뒤의 爲는 앞의 동사 信을 받는 代動詞로 볼 수 있다. 동사1 + 以 + 동사 2 가 있을 때의 번역은 다들 알다시피 두 가지가 가능하다. 以를 전치사로 볼 수도 있고, 접속사로 보아 而와 같이 보는 경우이다.  이 문장에서는 문맥상 '거절하다'와 '믿다'라는 동사의 인과관계를 미루어 볼 때, 성백효나 김도련처럼 而와 같이 보기보다는 李申의 번역이 더 나아 보인다.

⑦ '雖聖人與居, 不能化而入也'에서 다시 다른 번역자들의 번역을 보자.

1) 성백효 : 비록 聖人과 함께 거처하더라도 변화하여 들어갈 수 없다.

2) 김도련 : 비록 聖人과 더불어 살더라도 化하여 들어가지 못하니,

3) 李申 : 卽使和聖人住在一起,也不能讓他們(men)聽進善言受到感化,
    < 비록 聖人과 함께 살더라도, 善言을 듣게 하여 감화시킬 수 없다>

 내가 가장 한문 번역에서 강조하는 것은 문장에서 동사술어의 주어와 목적어를 정확하게 찾아내어 번역하는 것이다. 한문은 시도 때도 없이 아무런 규칙없이 문장에서 주어와 목적어가 생략되어 버리기 때문에 이 점은 더욱 중요하다.  먼저 '雖聖人與居'에서 주어는 무엇인가? 위의 번역자들은 모두 의미상으로 自暴者와 自棄者로 보고 있다. '不能化而入也'에서 주어는 성백효와 김도련은 여전히 自暴者와 自棄者로 보고 있고, 李申은 聖人 또는 일반인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 두 分句(종속절과 주절) 모두의 주어를 聖人으로 보고 싶다. 그렇게 보면 뜻이 훨씬 잘 통한다고 생각된다. 자세하게 직역해 보면 <비록 성인이 (그들과) 더불어 살지라도, (성인도 역시) (그들을) 化하게 하고 入하게 할 수 없다> 여기서 化와 入의 번역은 별개의 문제이나, 李申의 풀이도 참고할 만하다.

⑧ '其'는 의미상 '下愚之'이다.

⑨ '商辛'는 商나라 紂王이다.

⑩ '謂之下愚'에서 '之'는 간접목적어이며 '下愚'는 직접목적어이다.

⑪ '誠'은 '愚'를 강조하는 강조부사이다.

⑫ '衍文' - 문장 가운데서 쓸데없는 글귀

집주 - 차승상장이언. 인지기질상근지중, 우유미악일정, 이비습지소능이자. ♥ 정자왈: "인성본선, 유불가이자하야? 어기성즉개선야, 어기재즉유하우지불이. 소위하우유이언: 자포자기야. 인구이선자치, 즉무불가이, 수혼우지지, 개가점마이진야. 유자포자거지이불신, 자기자절지이불위, 수성인여거, 불능화이입야, 중니지소위하우야. 연기질비필혼차우야, 왕왕강려이재력유과인자, 상신시야. 성인이기자절어선, 위지하우, 연고기귀즉성우야. 혹왈: "차여상장당합위일, 자왈이자, 개연문이." 4335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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