陽貨 第十七

        凡二十六章

17-01-1 陽貨欲見孔子, 孔子不見, 歸孔子豚. 孔子時其亡也①, 而往拜之②, 遇諸途③.


양화욕현공자, 공자불견, 귀공자돈. 공자시기무야, 이왕배지, 우저도.

번역 : 陽貨가 孔子를 뵈려고 하였으나, 孔子가 만나주지 않아, 孔子에게 돼지를 보냈다. 孔子가 그가 없는 때를 맞추어서 그에게 사례하러 가다가 길에서 우연히 만났다.

① 孔子時其亡也에서 '時'가 문장의 동사술어이다. 흔히들 '엿보다,틈타다'라고들 번역하는 데 그냥 '때'라는 명사를 동사로 만들어 '때를 맞추다' ,'때를 잡다' 정도의 번역이 가능하겠다. '其'는 陽貨를 가리키는 대사이고, '亡'은 '무'로 읽는다.

② 而往拜之에서 '而'는 접속사이니 별 문제가 없고, 往拜之를 분석하면 往(동사)拜(동사)之(목적어:陽貨)이다. 이렇게 동사가 연이어 나올 경우 두 번째 동사가 첫 번째 동사의 목적으로 해석이 가능할 경우는 '~하러, ~하다'라고 번역하는 게 좋겠다. 직역하면 <陽貨에게 인사하러(拜) 갔다(往)> 가 될 것이다.

③ 遇諸途에서 '遇'는 우연히 만나다라는 의미가 강하고, 諸는 이때는 '저'로 읽으며 '之+於'이고 途는 길(道)과 같다.

集註 - 陽貨, 季氏家臣, 名, 虎. 嘗囚季桓子而專國政. 欲令孔子來見己, 而孔子不往. 貨以④禮, 大夫有賜於士, 不得受於其家, 則往拜其門. 故④瞰⑤孔子之亡而歸之豚, 欲令孔子來拜而見之也.

번역 : 陽貨는 季氏의 家臣이며, 이름은 虎이다. 일찍이 季桓子를 가두고 國政을 전횡하였다. 孔子가 자기를 보러 오기를 바랬으나 孔子는 가지 않았다.  禮에 大夫가 士에게 주는 것이 있을 때, 자기 집에서 받지 못하게 되면 그 대부의 문으로 인사하러 간다고 하였다. 그래서(그러한 연유로) 陽貨는 孔子가 없는 틈을 타서 그에게 돼지를 보내어, 孔子가 인사하러 와서 그를 보기를 바랬던 것이다.

④ 내가 한 번역이 상당히 매끄럽지는 못하나, 以와 故를 서로 인과관계로 번역하는 게 좋겠다.

⑤ 원문에서 쓰인 '時'를 다시 풀어 쓴 단어이다.

집주 - 양화, 계씨가신, 명, 호. 상수계환자이전국정. 욕령공자래견기, 이공자불왕. 화이례, 대부유사어사, 부득수어기가, 즉왕배기문. 고감공자지무이귀지돈, 욕령공자래배이견지야.  43350724

17-01-2 謂孔子曰: "來! 予與爾言①." 曰: "懷其寶而迷其邦②, 可謂仁乎?" 曰③: "不可④." "好從事而 失時, 可謂知乎?" 曰③: "不可." "日月逝矣, 歲不我與⑤." 孔子曰: "諾, 吾將仕矣."


위공자왈, 래! 여여이언. 왈, 회기보이미기방, 가위인호? 왈, 불가. 호종사이기실시, 가위지호? 왈, 불가. 일월서의, 세불아여! 공자왈, 낙, 오장사의.

번역 : 孔子에게 일러 말하였다. "오시오! 내가 그대에게 할 말이 있습니다." 이어 말하였다. "보배를 품고서 나라를 미혹되게 하는 것을 仁이라 말할 수 있습니까?" 孔子가 말하기를, "그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일에 종사하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자주 때를 놓치는 것을 지혜롭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孔子가 말하기를, "그렇게 말할 수 없습니다." "세월은 흘러가서 나를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孔子가 말하였다. "나는 장차 벼슬을 할 것이오."

① 予與爾言를 논어주소에서는 '言我與汝有所言也<내가 당신에게 할 말이 있다는 말이다>라고 풀이하였다.

② 懷其寶而迷其邦의 논어주소 풀이를 보자. 참고할 만하다.

 ⊙ 此陽貨謂孔子之言也. 寶以喩道德, 言孔子不仕, 是懷藏其道德也. 知國不治, 而不爲政, 是使迷亂其國也. 어설프게 번역해 본다. <이는 陽貨가 孔子에게 한 말이다. 寶는 道德을 비유한 말로, 孔子가 벼슬하지 않는 것이 道德을 품고 숨긴 것이며, 나라가 잘 다스려지지 않음을 알면서도 정치를 하지 않음이 그 나라를 미혹시키고 혼란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③일반적으로는 孔子가 대답한 말로 이해하는데 양백준은 陽貨가 自問自答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뒤에 나오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自次以下的"曰"字, 都是陽貨的自爲問答' (論語譯注 181쪽)

④'不可'는 풀어 쓰면 '不可謂之仁也'이 될 것이다.(논어주소)

⑤ 歲不我與를 나는 歲(주어)不(부정부사)我(목적어)與(동사술어)로 본다.

集註 - 懷寶迷邦, 謂懷藏道德, 不救國之迷亂. 기, 數也. 失時, 謂不及事幾之會. 將者, 且然而未必之辭. 貨語皆譏孔子而諷使速仕⑥. 孔子固⑦未嘗如此, 而亦非不欲仕也, 但不仕於貨耳. 故直據理答之, 不復與辯⑧, 若不諭其意者. ♥ 陽貨之欲見孔子, 雖其善意, 然不過欲使助己爲亂耳. 故孔子不見者⑨, 義也⑨. 其往拜者, 禮也. 必時其亡而往者, 欲其稱⑩也. 遇諸途而不避者, 不終絶也. 隨問而對者, 理之直也. 對而不辯者, 言之孫而亦無所굴也. 楊氏曰: "陽雄謂孔子於陽貨也, 敬所不敬, 爲굴身以信道. 非知孔子者. 蓋道外無身, 身外無道. 身굴矣而可以信道, 吾未之信也⑪."

★ '굴'자는 言+出이다.

번역 : 懷寶迷邦은 道德을 품어 간직하고 나라의 迷惑과 混亂을 구하지 않음을 이른다. 기는 자주이다.  失時는 일이 시작되는 (적당한) 때에 미치지 못함을 이른다. 將은 바야흐로 그렇게 하려고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말이다. 陽貨의 말은 모두 孔子를 나무래서 孔子가 빨리 벼슬하도록 한 것이다. 孔子는 절대로 이와 같이 벼슬 하고자 하지는 않았지만, 역시 벼슬하지 않고자 한 것은 아니다. 다만 陽貨에게서 (의 밑에서) 벼슬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이치에 근거하여 그에게 답하고는, 다시 해명하지 않아 마치 그의 뜻을 깨닫지 못한 것처럼 하였다. ♥ 陽貨가 孔子를 보고자한 것은 비록 善意라 하더라도, 자기를 도와 亂을 일으키고자 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따라서 孔子가 (陽貨)를 만나주지 않은 것은 義이고, 인사하러 간 것은 禮이다. 일부러 그가 없을 때에 맞추어 간 것은 양화와 대등하고자 했던 것이다. 길에서 우연히 만났을 때 피하지 않은 것은 끝내 (그와의 관계를) 끊어 버리지 않은 것이다. 물음에 따라 대답한 것은 이치의 곧음이고(이치에 따라 바르게 행한 것이고), 대답만 하고 해명하지 않은 것은 말이 공손한 것이지 전혀 굽히는 바가 있지는 않았다. 양씨가 말하였다. "양웅이 '孔子가 陽貨에게 공손하지 않을 사람을 공손히 한 것은 자신을 굽혀 道를 편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孔子를 아는 자가 아니다. 대개 道밖에 몸이 없고, 몸밖에 道가 없으므로, 몸을 굽혀 道를 펼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믿지 않는다.

⑥ 貨語皆譏孔子而諷使速仕을 나는 이렇게 이해한다. 貨語皆譏諷孔子而使孔子速仕. 글자대로 직역하면, <양화가 말한 것은 모두 공자를 나무라서 공자로 하여금 빨리 벼슬하게 한 것이다.>

⑦ '固'의 번역을 천편일률적으로 '진실로'라고 하기엔 문제가 있다. 나는 부사란 원천적으로 명사나 동사처럼, 절대적인 의미를 가진 품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그 상황에 맞추어 융통성 있는 번역이 필요하다. 학자에 따라서 견해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부사는 시간, 정도, 빈도, 부정등의 의미를 지닌다. 나는 이 경우에는 未嘗이라는 단어를 강조하는 정도부사로 보는 게 옳다고 보아 '절대로'라고 번역하였다.  李申도 부정어 강조부사 幷으로 번역하고 있다.

⑧ 이 문장에서 '辯'은 '변명하다','해명하다' 정도로 번역하면 좋을 것 같다.

⑨ 지금부터 아래로 계속 고대한어의 전형적인 판단구 문장이 이어진다. ~者,~也. <~하는 것은(는), ~이다>


⑩ '稱'은 저울의 의미에서 의미확장을 한 것처럼 보인다. 똑같이 하다. 즉, 양화가 공자가 없는 사이에 돼지를 보냈으므로 공자도 그와 같이 양화가 없는 때를 맞추어 인사하러 간 것이다.

⑪ 吾未之信也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吾(주어)未(부정부사)之(목적어)信(동사술어)也(어기사). 이것 역시 고대한어의 특징 중 하나로 부정어 뒤에 목적어로 대(명)사가 올 경우 동사와 목적어가 자주 도치된다. '之'가 가리키는 대상은 의미상 '身 矣而可以信道'이다.

집주 - 회보미방, 위회장도덕, 불구국지미란. 기, 삭야. 실시, 위불급사기지회. 장자, 차연이미필지사. 화어개기공자이풍사속사. 공자고미상여차, 이역비불욕사야, 단불사어화이. 고직거리답지, 부복여변, 약불유기의자. ♥ 양화지욕현공자, 수기선의, 연불과욕사조기위란이. 고공자불견자, 의야. 기왕배자, 예야. 필시기무이왕자, 욕기칭야. 우저도이불피자, 불종절야. 수문이대자, 이지직야. 대이불변자, 언지손이역무소굴야. 양씨왈: "양웅위공자어양화야, 경소불경, 위굴신이신도. 비지공자자. 개도외무신, 신외무도. 신굴의이가이신도, 오미지신야."  433507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