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7-1 子路從而後, 遇丈人①, 以杖荷조*. 子路問曰: 子見夫子乎? 丈人曰: 四體不勤, 五穀不分, 孰爲夫子? 植其杖而芸.


자로종이후, 우장인, 이장하조. 자로문왈: 자견부자호? 장인왈: 사체불근, 오곡불분, 숙위부자? 치기장이운.

*'조'는 초두밑에 條를 쓰는 것이다.

번역 : 자로가 (孔子를) 따르다가 뒤떨어졌는데 노인을 만났는데 지팡이에 대바구니를 메고 있었다. 자로가 물어 말했다. "당신은 우리 선생님을 보았습니까?" 노인이 말하였다. "四肢를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고, 오곡을 분별하지 못하는데 누가 선생님인가?" 지팡이를 꽂고 김을 매었다.
 
① 丈人은 老人이다.

集註 - 丈人, 亦隱者. 조, 竹器. 分, 辨也. 五穀不分, 猶言不辨菽麥爾, 責其不事農業, 而從師遠游也. 植, 立之也. 芸, 去草也.
집주 - 장인, 역은자. 조, 죽기. 분, 변야. 오곡불분, 유언불변숙맥이, 책기불사농업, 이종사원유야. 치, 입지야. 운, 거초야.

번역 : 丈人은 역시 隱者이다. 조는 대나무 그릇이다. 分은 분별하는 것이다. 五穀不分은 콩과 보리를 분별하지 못한다는 말과 같아서, (자로가) 농사에 종사하지 않고 스승을 따라 멀리 돌아다니는 것을 꾸짖은 것이다. 植는 세우는 것이고 芸은 김매는 것이다.

18-07-2 子路拱而立.


자로공이립.

번역 : 자로가 두 손을 맞잡고 서 있었다.

集註 -  知其隱者, 敬之也.
집주 -  지기은자, 경지야.

번역 : (자로가) 그 노인이 隱者임을 알고, 그를 공경한 것이다.

18-07-3 止子路宿, 殺鷄爲黍而食之②, 見其二子焉. 明日子路行以告. 子曰: 隱者也. 使子路反見之, 至則行矣.


지자로숙, 살계위서이사지, 현기이자언. 명일자로행이고. 자왈: 은자야. 사자로반견지, 지즉행의.

번역 : (노인은) 자로를 붙잡아 머물게 하고, 닭을 잡고 기장밥을 지어 자로에게 먹이고는 (노인의) 두 아들을 (자로에게) 인사시켰다. 다음날 자로가 떠나 가서 孔子에게 알렸다. 孔子가 말하였다. "隱者로다"  자로를 시켜 (다시) 돌아가 그 노인을 만나 보게 하였는데, (자로가 그 집에) 도착하니 (노인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

② 食(사)之는 여기서는 使之食 <그에게 먹게 하다> 의 뜻이다.

集註 - 孔子使子路反見之, 蓋欲告之以君臣之義, 而丈人意子路必將復來, 故先去之以滅其跡, 亦接輿之意也.
집주 - 공자사자로반견지, 개욕고지이군신지의, 이장인의자로필장복래, 고선거지이멸기적, 역접여지의야.

번역 : 孔子가 자로를 시켜 (다시) 돌아가 그 노인을 보게 한 것은 아마도 그에게 君臣之義를 말하고자 한 것인데, 丈人은 자로가 반드시 장차 다시 올 것을 알았다.  따라서 먼저 떠나서 그 자취를 없앤 것이니, 역시 接輿의 뜻과 같은 것이다.

18-07-4 子路曰: 不仕無義. 長幼之節, 不可廢也. 君臣之義, 如之何其廢之? 欲潔其身, 而亂大倫. 君子之仕也, 行其義③也. 道之不行④, 已知之矣!


자로왈: 불사무의. 장유지절, 불가폐야. 군신지의, 여지하기폐지? 욕결기신, 이란대륜. 군자지사야, 행기의야. 도지불행, 이지지의!

번역 : 자로가 말하였다. "벼슬하지 않는 것은 義가 없는 것이다. 어른과 아이간의 예절도 없앨 수 없는데 임금과 신하간의 義를 어떻게 없앨 수 있겠는가? 자기의 몸을 깨끗이 하고자 大倫을 어지럽히는 것이다. 君子가 벼슬하는 것은 그 義를 실행하는 것이다. (군자가) 道를 실천할 수 없는 것은 이미 아는 바이다."

③ 行其義에서 其義는 君臣之義로 보아도 될 것 같다.

④ 나는 道를 不行의 목적어로 보았다.

集註 - 子路述夫子之意如此. 蓋丈人之接子路甚倨, 而子路益恭. 丈人因見其二子焉, 則於長幼之節, 固⑤知其不可廢矣. 故因其所明⑥以曉之. 倫, 序也. 人之大倫有五, 父子有親, 君臣有義, 夫婦有別, 長幼有序, 朋友有信, 是也. 仕, 所以行君臣之義, 故雖知道之不行而不可廢. 然謂之⑦義, 則事之可否, 身之去就, 亦自有不可苟者⑧. 是以雖不潔身以亂倫, 亦非忘義以徇祿也. 福州有國初時⑨寫本, 路下有反子二字, 以此爲子路反而夫子言之也, 未知是否. ♥ 范氏曰: 隱者爲高, 故往而不返, 仕者謂通, 故溺而不止. 不與鳥獸同群, 則決性命之情以 富貴, 此二者皆惑也. 是以依乎中庸者爲難. 惟聖人不廢君臣之義, 而必以其正, 所以或出或處而終不離於道也.


번역 : 자로가 이와 같이 孔子의 뜻을 서술하였다. 아마도 노인이 자로를 대했던 것이 매우 거만하였으나 자로가 더욱 공손히 하였다. (노인이) 이 때문에 자로에게 두 아들을 인사시킨 것은 長幼之節은 확실히 없앨 수 없음을 알았기 때문인 것 같다. 따라서 그가 잘 아는 바로써 그를 깨우쳤다. 倫은 차례이다. 사람의 大倫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父子有親, 君臣有義, 夫婦有別, 長幼有序, 朋友有信이 이것이다. 仕(벼슬하는 것)는 君臣之義를 실행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비록 道를 행할 수 없음을 알아도 (道를) 없앨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仕를 義라고 일컬은 것은 일이 옳고 그름과 몸이 떠나고 나아가는 것이 역시 스스로 구차할 수 없는(편의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록 몸을 깨끗이 함으로써 大倫을 어지럽히지 않는다고 하여도 역시 義를 잊고 祿을 좇는 것은 아닌 것이다. 福州에 나라가 세워질 무렵에 寫本이 있었는데 '路'자 뒤에 '反子' 두 자가 있었다. 이 때문에 자로가 돌아오자 공자가 말한 것이라고 하는데, 옳고 그름을 알 수 없다. 범씨가 말하였다. "隱者는 (자신이) 높다고 생각하여, 가서 돌아오지 않았다. 벼슬하는 자는 (자신이) 통달하였다고 여기어 빠져들어서 그치지 않는다.  새와 들짐승과 더불어 무리 짓지 않으면 목숨을 걸고 부귀를 탐하는데 이 두 가지는 모두 잘못된 것이다. 그래서 중용에 의지하기가 어렵다. 오로지 聖人만이 君臣之義를 없애지 않고 반드시 그 바른 것으로써 하여, 혹은 나아가고 혹은 머물러 道에서 떠나질 않는다."

⑤ 固는 '확실히'로 번역하였다.  부사의 번역은 문맥에 맞게 하는게 중요하다.

⑥ '其所明'은 곧 長幼之節이다.

⑦ '之'는 앞에 나온 '仕'를 가리키는 代詞이다.

⑧ '然謂之義, 則事之可否, 身之去就, 亦自有不可苟者'에 대해서는 참고로 다른 번역자들의 번역을 적어 본다. '구차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있다'는 말은 원칙을 준수할 수 없는 게 있다, 다시 말해 편의대로 할 수 없는 게 있다는 말이다.

1) 성백효 - 그러나 그것을 일러 義라고 하였다면, 일의 可否와 몸의 去就를 또한 스스로 구차스럽게 할 수 없음이 있다.
2) 김도련 - 그러나 義라고 이른다면, 일의 옳고 그른 것과 몸이 물러나고 나아가는 데에 있어서 스스로 구차하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3) 김동길 - 그러하나, 이를 道라고 이른다면, 일의 가부와 몸의 거취에도 또한 저절로 구차하게 함이 가하지 아니한 것이 있다.
4) 李申 - 然而叫作義, 那 (me)事情的可與不可,自己是出仕還是離開,也自然有不可苟且行事的. 대충 번역하면 <그러나 義라고 이른다면, 어떤 일의 可와不可, 자신이 벼슬하느냐 아니면 떠나느냐도 자연히 苟且하게 일을 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있다>

⑨ 國初時는 주희가 살았던 송나라 개국 초기를 말한다.

집주 - 자로술부자지의여차. 개장인지접자로심거, 이자로익공. 장인인현기이자언, 즉어장유지절, 고지기불가폐의. 고인기소명이효지, 윤, 서야. 인지대륜유오, 부자유친, 군신유의, 부부유별, 장유유서, 붕우유신, 시야. 사, 소이행군신지의, 고수지도지불행이불가폐. 연위지의, 즉사지가부, 신지거취, 역자유불가구자. 시이수불결신이란륜, 역비망의이순록야. 복주유국초시사본, 노하유반자이자, 이차위자로반이부자언지야, 미지시부. ♥ 범씨왈: 은자위고, 고왕이불반, 사자위통, 고익이부지. 불여조수동군, 즉결성명지정이도부귀, 차이자개혹야. 시이의호중용자위난. 유성인불폐군신지의, 이필이기정, 소이혹출혹처이종불리어도야.  43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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