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2 子貢曰:" 君子一言以爲①知, 一言以爲①不知, 言不可不愼也."


자공왈:" 군자일언이위지, 일언이위부지, 언불가불신야."

번역 : 자공이 말하였다. "군자란, 한마디의 말로 (사람들이) 군자를 지혜롭다고 여기고, 한마디의 말로 군자를 지혜롭지 않다고 여기니 말이란 삼가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①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생각난 김에 살펴보자. 먼저 같은 구조의 다른 문장을 보자. 제 17편 陽貨 23장에나오는 君子義以爲上이다. 이 문장은 君子(주어)義以(부사어)爲(동사술어)上(목적어)로 분석되어 <군자는 의를 으뜸으로 삼는다>라고 쉽게 번역이 된다. 그러면 위의 문장 君子一言以爲知은 어떠한가. 겉으로 보이는 구조가 같다고 하여 <군자는 한마디 말을 지헤롭다고 여긴다>라고 번역할 수 있는가?  以~爲구조에서 以는 전치사(개사)이고 爲는 동사이다. 여기에서 爲의 목적어로는 명사, 동사, 형용사가 올 수 있다. 심하게 말하면 영어에서 주어와 보어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어느 경우에도 전치사 以의 목적어 = 동사 爲의 목적어 관계가 성립한다. 다시 말해 의미상의 주어와 술어 관계(주술관계)로 볼 수 있다.  위 문장에서 義와 上은 이런 관계가 성립된다. 그러면 지금 우리가 보는 문장은 어떠한가? 여기서 우선 다른 분들의 번역을 보기로 하자.

1) 김도련 - 군자란 한 마디 말로 지혜롭게 되기도 하고, 한 마디 말로 지혜롭지 못하게 되기도 하니, 말은 삼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이 번역은 以를 원인을 표시하는 전치사(개사)로 보고 以의 목적어로 앞에 놓인 一言으로, 爲는 되다라는 뜻으로 본 것 같다.

2) 김동길 - 군자는 한 마디 말에 써 知가 되고, 한 마디 말에 써 不知가 되니, 말은 삼가지 아니함이 가하지 아니하니라. - 그야말로 직역이니 이 말로는 통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해설을 읽어 보면 김동길은 문장의 뜻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3) 이기동 - 군자는 한 마디의 말만 듣고도 지혜로운 자로 여기고, 한 마디의 말만 듣고도 지혜롭지 않은 자로 여기게 되니, 말은 조심하지 아니할 수 없다. - 이 번역만 보아서는 군자가 주어인지 목적어인지 알 수가 없다. 상당히 애매한 표현이다.

4) 정후수 - 군자는 한 마디 말로 지혜로워지고, 한마디 말로써 지혜롭지 못하게 되므로, 말을 삼가지 않을 수 없다. - 정후수는 과감하게 군자를 주어로 번역하였다.

5) 성백효 - 군자는 한 마디 말에 지혜로다 하며 한 마디 말에 지혜롭지 못하는 것이니, 말을 조심하지 않을 수 없다.  - 한 마디로 주술관계가 어지럽다.   

이제 조금 헛갈리지 않는가? 이제 잠시 이글을 그만 읽고, 스스로 전체적인 주어와 술어가 무엇인지, 以의 목적어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참고로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중국인들의 번역 및 해설을 보자.

6) 陽伯峻 - 高貴人物由一句話表現他的有知,也一句話表現他的無知, 所以說話不可不謹愼.(論語譯注) 어설프게나마 번역하면 <고귀한 인물은 한 마디 말이 그의 지혜로움(지식)을 들어내고, 또 한 마디 말이 그의 지혜롭지 못함(무식)이 드러낸다. 따라서 말을 할 때는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 내 생각에는 양백준은 그의 책에서 知와 智를 엄밀하게 구별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知를 '지혜롭다' 보다는 '지식'으로 이해하는 것 같다. 한 가지 더 부연하면 양백준의 번역을 한국말로 번역할 때 나는 전치사 由를 마치 주어처럼 번역하였다. 만약 이유를 나타내는 전치사로 보면 <고귀한 인물은 한 마디 말로 그의 지혜로움(지식)을 들어나고, 또 한 마디 말로 그의 지혜롭지 못함(무식)이 드러난다. 따라서 말을 할 때는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 라고 번역할 수도 있겠다. 그게 그거 같은데....

7) 논어주소의 설명 - 言君子出一言是, 則人以爲有知; 出一言非, 則人以爲有知, 知與不知, 旣由一言,則其言不可不愼也. 번역하면 <군자가 한 한 마디 말이 옳으면 사람들이 그가 有知하다고 여기고, 그가 한 한 마디 말이 그르면 그가 不知하다고 여긴다, 知와 不知가 한 마디 말에서 말미암으니 그의 말이 삼가지 않을 수 없다고 한 것이다> 솔직히 여기서 知는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다.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알다(know)'의 뜻이 아닌가 한다.

여러분은 누구의 번역이 가장 옳다고 생각하나요? 나의 의견을 말하기 전에 以~爲 句에 대해 잠시 더 짚어 보는 게 좋겠다. 김원중의 허사사전에는 " '以~爲~,以爲~: 이것은 한문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형식으로, 후자는 '以'의 목적어가 생략된 것이다. 모두 '~을~으로 삼다', '~라고 생각한다'등으로 해석한다" "때로 '以爲'는 동사로써 '~라고 생각한다'라는 뜻이 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常務印書館에서 나온 古代漢語虛辭詞典에는 以의 목적어가 以앞에 나올 수도, 생략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여담이지만 이 이유 때문에 한문의 개사를 전치사라고 부르는 데 異意를 다는 분들이 있다.
그럼 이 간단한 문장에서 以의 목적어가 무엇일까? 가능성은 2가지이다. 古代漢語虛辭詞典에 따르면 앞에 나온 '一言'일 수도 아니면 생략되었을 수도 있다. 앞에서 말한 나의 논리대로라면 以의 목적어로 一言으로 보려면 一言과 知가 의미상 주술관계가 성립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보기는 어렵겠다. 따라서 나는 以의 목적어가 생략되었다고 본다. 以의 목적어가 구체적으로 무언지 밝히기 전에 문장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君子一言以爲知. 먼저 君子가 문법적으로 문장성분이 무엇인가를 살펴보자. 문장 맨 앞에 위치하였으니, 우선 주어가 될 수있고, 둘째는 제시어, 주제어가 가능하다. 주제어로 번역하면 '군자라는 것은' 혹은 '군자에 대해 이야기하자면'으로, 심지어는 '군자는'으로 번역도 가능하다. 한국어의 '은/는'이라는 보조사는 앞에 나온 체언을 '주제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번역의 모호함이 생긴다. 어쨌거나, 나는 이 문장에서 君子는 동사의 주체이기보다는 객체라고 보아 주제어로 번역하고자 한다. 그럼 一言은 문장성분이 무엇인가? 아까 나는' 一言'을 以의 목적어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一言'은 부사어로 번역이 된다. 부사어가 될 수 있도록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보면, '한 마디 말로' 혹은 '한 마디 말때문에' 정도가 될 수 있겠다. 이제 우리는 생략된 以의 목적어를 찾아야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나는 以의 목적어가 君子라고 본다. 이제 마지막으로 이 문장의 주어를 찾으면 번역이 가능하다. 나는 생략된 주어가 일반 사람 즉, 人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나의 이론대로 문장을 재구성하여 분석하면 - 물론 이렇게는 아무도 안 쓴다 - 君子[주제어](人[주어])一言[부사어]以[개사](君子[개사빈어(목적어)])爲[동사술어]知[목적어]가 될 것이다. 사실 知의 번역은 심증은 가지만 확증이 없어 그냥 기존의 번역을 따르겠다. 글자대로 기계적으로 번역해 보면 <군자란, 한 마디 말에 (사람들은) (군자를) 지혜롭다고 여긴다>가 되겠다. 따라서 나는 논어주소의 풀이가 오해를 불러 일으키지 않는 가장 잘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간단한 문장 가지고 너무 장황하게 설명한 것 같다.  하지만 한문에 있어서도 또한 그걸 번역한 한국어에서도 주술관계를 분명하게 밝혀 두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어쩌면 나의 번역 작업은 그것을 하기위한 자기-연습이다.한 가지 더 부연하면 뒤에 나오는 문장에서도 言은 나의 이론에 따르면 주제어로 문장 속에서는 동사 愼의 의미상의 목적어다.

여러분들의 반론을 환영한다.

集註 - 責子禽不謹言.
책자금불근언.

번역 - 자금의 말을 삼가지 않음을 꾸짖은 것이다. 4335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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