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의-아마도 10년 전쯤의- 나는 누군가가 존경하는 作家가 있는냐는 물음에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이오덕선생님하고 이이화선생님이요"라고. 참고로 누군가를 지칭할 때 '선생님'이란 말은 내가 쓰는 가장 존경의 표시이다. 이오덕선생님은 예전부터 '우리말 바로쓰기'등의 책을 통해 알고 있었고, 이이화선생님의 경우는 1986년 그러니까 내가 대학에 갓 들어갔을 떄 외가의 서재 한 귀퉁이에 있던 '허균의 생각'이란 책을 읽고 나서 존경하게 되었지 싶다. 안타까운 사실은 나의 큰 외삼촌과 이이화선생님은 37년생 동갑나기 막역한 친구사이였는데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는데 그 뒤로 두 분의 사이가 약간 소원해져서 내가 이이화선생님을 뵐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나는 그 당시 외가에서 기숙을 하고 있었는데, 동생글의 말에 의하면 그전엔 종종 선생님께서 외가를 방문하셨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큰외삼촌이나 이이화선생님 두 분 모두 올해가 칠순이시다. 두 분의 건강을 빌어 본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 두 분의 책을 다 읽었느냐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존경하는 것과 책을 모조리 다 읽는 건 다르다고 우겨본다. 이오덕 선생님의 한글 순결주의(?)로 보이는 주장은 좀 다르게 생각하지만 '글말과 입말이 같아야한다'와 '쉽게 써야한다'라는 말에는 무조건 동의한다. 때로는 아무리 읽어도 도저히 알아 볼 수 없는, 온갖 추상의 향연을 벌이는 책들을 보면 난 당혹스럽다. 스스로를 정규 교육을 그런대로 이수한 평범한 30대라고 생각하는 내가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는 글은 도대체 누굴 대상으로 한 것일까?
약간 말이 어긋나 버렸지만, 오랜만에 보는 이오덕선생님의 글이다.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