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

 

 

1

 

보이차에 대해서라면, 여름에 바닥 닦느라 썼다가 그대로 처박아 뒀던 걸레를 가을에 문득 꺼내서 빨아놓은 물에서 날 법한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었다. 요즘에는 잘만 마신다. 맛도 좋다.

 


누군가를 만나 자신이 예전과 다른 사람이 되는 것. 한 편의 시를 읽고 예전과 다른 삶을 꿈꾸는 것. 마치 드라이아이스가 하얀 연기로 변하는 것처럼 물리적 변화를 경험하는 것. 그것이 가능할까? 나는 그 변화의 가능성을 믿는다. 그것은 어제 내려서 홈통에 고여 있던 빗물이 오늘 아침 작은 종을 울리는 것처럼 미세하고 일상적인 신비일 수도 있고, 바늘로 우물을 파는 것처럼 더디며 부질없는 노력으로 비칠 수도 있다. 만물이 변하듯 사람도 변화한다. 변하지 않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거나 무섭도록 외로운 사람이다. 나는 매일매일 사람들과 부딪쳐 내 안의 선한 신이 태어나기를 바란다.

_ 김이듬, 안녕, 나의 작은 테이블이여

 

 

 

2

 

일요일부터 시작하는 달력과 월요일부터 시작하는 달력처럼 아무리 맞대어도 맞아들어가지 않고 딱 한 뼘씩만 빗나가는 사람들은 대체로 길고도 낡은 사랑을 하게 된다. 서로를 고치지도 버리지도 못하는 사람들은 아주 닮았거나 아주 다르지는 않고, 조금만 다르다.

 


  사람은 죽었거나 살아 있거나

  그 이름을 불렀을 때 따뜻해야 하고

  사람은 잊혀졌거나 잊혀지지 않았거나

  그 이름을 불렀을 때 눈물이 글썽해야 한다

_ 정호승, <부도밭을 지나며> 부분

 

 

 

3

 

회의주의자가 논리주의자가 되는 이유는 회의밖에 하지 않으면서도 회의 이외의 모든 것들에 대해서도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용을 추상하는 형식에 대한 집착, 모순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불관용이 그들의 기본 태도가 된다. 코앞의 일을 통과하는 데 몰두하느라 형식과 양식을 따져볼 여력이 없는 사람, 자기의 모순을 이해하거나 용서하거나 모순이 아니라고 자기를 속이며 사는 것으로도 벅차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사람은 회의주의를 할 시간이 없다.

 


인간은 완벽하게 합리적이지 않다. 더구나 인간은 존재하지도 않는 상상을 믿는다. 우리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것들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상상이다. 인공지능이 존재하는 세상의 모습을 바꿀 수 있을지라도 존재하지 않는 상상을 바꿀 수는 없다.

_ 김상욱, 김상욱의 과학공부

 

 

 

4

 

왜 어떤 사랑은 끝이 없을 거라고 믿는 바람에 소소한 것들을 놓치는 일이 축적되다가 끝나고, 또 어떤 사랑은 반드시 끝이 있을 것만 같아서 사소한 것들에도 불안을 쌓다가 끝날까?

 


흔히 리스크가 크면 손실이나 이익도 크고, 리스크가 적으면 손실이나 이익도 적다고 이해하는데 이건 수학의 가장 기초적인 공식, 덧셈이나 곱셈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 수학에도 곱하면 오히려 작아지는 답이 있듯 리스크도 복잡한 여러 경우의 수가 있다. 리스크가 증가하면 이익에 대한 불확실성도 증가하고 손실 가능성도 증가한다는 의미다. 보통 변동성이 큰 시장이 리스크가 크다고 생각하지만 변동성에 따라 기대수익이 달라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실 리스크가 크다고 알려진 것 자체가 리스크를 줄여놓은 상태라는 걸 알아차리는 사람이 별로 없다. 흔히 주식시장에서는 돈을 버는 활황기에는 리스크가 없는 것처럼 보이고, 주가 폭락기에는 리스크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생각한다. 폭락장에서 얼마나 깊고 멀게 손해가 발생할지 모르니 그 리스크가 너무 커 보여 아무도 주식을 사지 않아 급락한 것이다. 사실은 그 시기가 리스크가 가장 줄어 있는 때다.

_ 김승호, 돈의 속성

 

 

 

5

 

인간의 본성이 선한지 악한지 이도 저도 아닌지가 뭐 그리 중요하냐, 뭐가 됐든 똑바로 사는 게 중요하지- 라는 의견은 정론인 동시에 훌륭하다. 그러나 일견 큰 의미 없어 보이는 본성론이 사회의 모양을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는 의미가 크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지금 똑바로 사는 게 중요하다는 말은 인간에게 어떤 본성이 있어도 환경이 그의 선한 본성을 발휘될 수 없게 하거나 문명이 그의 악한 본성을 억누른다는 가정, 인간에게 어떤 본성이 없다면 결국 그 인간의 성향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이 환경과 문명이라는 가정을 바탕에 깔고 있다. 그래서 그 환경과 문명의 생긴 꼴을 좀 주물러보길 워하는 개혁가, 새것을 가져다 놓기를 바라는 혁명가, 아예 싹 다 치워버리기를 바라는 아나키스트들에게, 현재의 틀에 변동이 생겼을 때 인간이란 동물이 어느 방향으로 걸어갈 것인가 하는 문제는 쉽게 무시할 만한 이야기가 못 된다.


 

가정소설은, 이미 하나의 실체로 현존해 있었으며 소설의 관습에 따라 관계를 형성해왔던 개인들을 가리키기보다는, 18세기와 19세기의 지배적 이야기 형식과 자신을 구분하는 일에 더 힘을 쏟았다. 지역, 분파, 당파에 따라 정체성을 표현하는 다수 이야기들은 특정 형태의 욕망이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제대로 확인해 줄 수 없었다. 이와 달리, 가정소설은 인간 욕망이 정치사와는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것처럼 전개시킨다. 바로 이 점이 욕망은 전적으로 주관적이며 정치적으로 코드화될 수 있는 행동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환상을 만들어 내는 데 일조했다. 물론 욕망은 정치적으로 코드화된 이런 행동을 발생시킨다.

_ 낸시 암스트롱, 소설의 정치사

 

 

 

6

 

모든 사랑은 언젠가 서술되어야 하는가?

모든 사랑의 서술은 단지 해명일 뿐인가?

 

모든 사랑은 다르다고 여기면서, 왜 나는 어떤 사랑이 우리의 사랑과 닮았다고 생각하거나, 그 사랑의 결말이 아름답지 못했을 때 우리의 사랑 역시 아름답지 못한 결말을 맞을 거라는 선고를 들은 사람처럼 불안해지는가?



 

우리가 어떤 존재들을 사랑하게 될 때면 그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지게 마련이어서, 그런 것은 사실 우리들 자신에게밖에는 별 흥밋거리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적절한 순간에 늘 상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_ 장 그르니에,

 

 

 

--- 읽은 ---



279. 문해력 공부

종원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

 

백종원 선생님의 성공 비결도 문해력, 안창호 선생님도 문해력, 괴테 선생님도 문해력. 두루 읽어보면 김종원 선생님이 말하는 '문해력'이라는 것이 다른 경영/자기계발서에 자주 등장하는 통섭적 직관이나 통찰력, 요즘 선호되는 분위기인 '인사이트'라는 힙한 용어와 그다지 다를 게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외견상 새로워 보이는 용어를 선택하시고 미시는 이유를 나의 부족한 문해력으로 짐작해보면…….

 

틀린 말씀을 하고 계신다는 게 아니라.

 

하늘의 반짝이는 별도 빛나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나를 스치는 바람에게도 여기에서 저기로 가는 이유가 있다. 비도 갑자기 내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릴 준비가 갖춰져야 내릴 수 있다. 별 그리고 구름과 공기, 하늘의 움직임을 관찰한 자는 갑자기 내리는 비가 갑작스럽지 않다. 쏜살같이 빠르게 이동하는 바람도 반짝이는 별도 그는 충분히 이해한다.

  바라보지 않는 자에게만 그렇게 느껴질 뿐, 세상에 벼락처럼 갑자기 쏟아지는 것은 없다. 번개처럼 빠른 트렌드와 새로운 기술의 이동이 그에게는 마치 느릿느릿 움직이는 굼벵이처럼 보인다.

  깨달음은 공부나 지식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하나를 위해 존재하는 수백 개의 또 다른 존재와 수백 개의 지식을 떠받치는 하나의 굳센 기둥을, 바라보거나 짐작하고 연결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_ 김종원, 문해력 공부

 

 

 


280. 언제까지나 내성적으로 살겠다

에비스 요시카즈 지음 / 강한나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19

 

, 그러셨군요?

 

나는 이렇게 산다!! 가 너무 강해서 뭔가 일반화한달지 배운달지 하려는 의욕이 사라져버렸다. 내성적으로 좀 살아보려고 그랬더니만….

 

 

 


281. 사조영웅전 4

김용 지음 / 이지청 그림 / 김용소설번역연구회 옮김 / 김영사 / 2020

 

그런 것이 아니다. 잘 생각해 보거라. 황상의 적들은 모두 고수였네. 무공은 여러 문파를 아우르고 있는 것이지. 그 심오함과 오묘함은 이루 형용할 수가 없어. 그 모든 사람의 초식을 깨뜨리려 한다면 얼마나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느냐? 그는 깊은 산속에 몸을 숨기고 무공을 연마하는 데만 심혈을 기울였다네. 밤낮으로 무공만을 생각했을 뿐 그 어떤 잡념도 없었어. 그러는 사이에 40여 년 세월이 흘러버린 거야.”

  “40년요?”

  “그래. 전심전력으로 무공을 연마하다 보면 40년 세월은 쉽게 가버리는 거라네. 나는 여기서 이미 15년을 지냈는데, 사실 별것도 아니지.”

  주백통은 하던 말을 계속했다.

  “황상은 그 소녀가 이미 노파가 되어 있는 것을 보고는 감개무량했어. 하지만 그 노파는 병으로 운신도 하지 못하고 침상에 누워 숨만 헐떡이고 있었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을 운명이었어. 황상이 수십 년간 마음에 담아두었던 깊은 원한이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네.”
  여기까지 말한 주백통은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아우, 사람은 모두 죽게 되어 있다네. 이게 바로 아무도 피할 수 없는 병이라는 거야. 끝날 때가 되면 아무도 그것을 피할 수가 없는 법이지.”

  곽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사형과 그의 일곱 제자는 날마다 양생과 수양에 전념했지. 그렇다고 그들이 죽지 않는 신선이라도 될 것 같은가? 그래서 나 같은 큰 도사는 그런 것은 아예 하지 않는 거라네.”

  곽정은 멀거니 듣고만 있었다.

  “그 적들은 원래 40~50세 먹은 사람들이었네. 거기에 40년이 지났으니 하나씩 죽지 않았겠는가? 하하하! 그러니 그는 애초에 초식을 깨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었던 거야. 그저 누가 오래 사나 겨루었으면 되는 거지. 40년 동안 겨루다 보면 하늘이 대신 적들의 목숨을 거두어갈 것 아닌가?”

_ 김용, 사조영웅전 4

 

 

 


282. 책 Chaeg 2021. 6

()(월간지)편집부 지음 / ()(잡지) / 2021

 

한국 사회는 은근히, 때로는 대놓고 연령, 성별, 직업, 사회적 지위 등을 구분 짓는다.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실수를 하거나, 보이지 않는 다양한 선을 부주의하게 넘지 않기 위해,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스스로의 가장 작은 버전에 수렴하는 나를 발견한다. 아시아인으로, 입양아로 살아간다는 것은 내가 선택하지 않은 내러티브에 맞추기 위해 외부 환경에 지속적으로 적응해야 하는 삶을 의미한다. 자라나면서 나는 백인 사회에서 종종 소수 인종으로 일반화되거나 고정관념으로 물든 진부한 표현을 감당해야 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내가 개인적, 또는 집단적 의제와 맞아떨어질 때 비로소 한국인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어떤 점에서 두각을 나타내거나 긍정적인 일을 하면 내 한국성이 언급된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는 내 외래성이 강조된다. 아시아인, 또는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은 나와, 또 내가 느끼는 감정과는 거의 관련이 없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인식하고 무엇을 원하는지에 더 깊게 관련된다. 그것은 항상 포함보다는 분리에 관한 것이었다.

_ 호정 아우드네르데, Being Asian

 

 

 


283. 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 심영아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17

 

실은 좀 지루하다. 이 책에서 입을 여는 모든 생물들은 그대로 상징이고 의견이며, 지나치게 상징이고 의견이다. 지혜는 직접적으로 독자를 타격하고, 막강한 만큼 해석의 여지가 크지 않다. 모든 말이 하나의 길을 향해 간다. 이 책은 고정적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새롭게 읽히는 책의 대명사로 바로 이 책을 떠올린다.

 

맞다. 책은 하루하루 다르게 읽힌다. 우리가 그 사실을 깨닫는 데에 필요한 것은 읽는 것, 사는 것, 그리고 다시 읽는 것으로 이루어진 회전체다. 그 회전체 위에서 실은 모든 책이 어린 왕자. 우리가 어린 왕자를 소중하게 여긴다면, 그것은 물론 이 책이 아름답기 때문이고, 시간의 흐름 위에서 천변만화하기 때문인 동시에, 실은 다른 책들 역시 그렇다는 것을 이 책이 증명했기 때문이다. 다시 읽어야 한다. 어린 왕자는 우리에게 다시 읽기의 소중함을 말하고 자기 별로 돌아간 것이다.

 

내 삶은 단조로워. 나는 닭을 쫓고 사람들은 나를 쫓지. 닭은 모두 비슷비슷하고 사람도 모두 비슷비슷해. 그래서 난 좀 지루해.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내 삶은 햇빛이 비치는 것 같을 거야. 나는 다른 모든 발소리와는 다른 발소리를 알아듣게 될 거야. 다른 발소리는 나를 땅 밑으로 숨게 하지. 네 발소리는 음악 소리처럼 나를 굴 밖으로 불러낼 거야. 그리고 잘 봐! 저기 밀밭이 보이지? 나는 빵을 먹지 않아. 밀은 나한테 아무 쓸모도 없어. 밀밭을 봐도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지. 서글픈 일이야. 그런데 네 머리카락은 황금빛이잖아. 그러니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놀라운 일이 일어날 거야! 황금빛 밀을 보면 네 생각이 날 테니까. 그럼 나는 밀밭에 부는 바람 소리까지 사랑하게 될 거고…….“

_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284. 뭘 해도 운이 따르는 사람들의 10가지 습관

우에니시 아키라 지음 / 박재영 옮김 / 센시오 / 2021

 

허망하다…… 예쁘고 당연하여 허망한 말뿐이다. 이러면 또다시 <전도서>를 찾게 된다. 헛 헛 헛

 

 

 


285. 렇게 책으로 살고 있습니다

이나이즈미 렌 지음 / 최미혜 옮김 / 애플북스 / 2018

 

책과 삶을 잇는 으로라는 조사의 끈끈함을 생각해 보면, 책으로 살고 있다는 표현이 가능하려면 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syo 역시 나름 책과 함께, 책으로 버무리면서, 책과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살고는 있지만 책으로라니?

 

작가, 교열자, 디자이너는 물론, 서체 제작자와 제지공까지, ''이라는 물건을 둘러싼 사람들 인터뷰한 책. 책에 관련된 직업이 이렇게나 많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는 진부한 동시에 사실상 아무 말도 안 한 것과 다름없는 말을 감상으로 남기려니까 마음이 불편하다. 사실은 이 책의 인터뷰이들이 각각의 직업 영역에서 발휘하고 있는 스킬이랄지, 일에 임하는 태도랄지, 하는 그런 것들을 주의 깊게 읽고 배움을 얻었으면 좋았겠지만, 늘 그렇듯, 일의 기쁨과 슬픔은 고단수 백수의 몽롱한 시야에는 잘 포착되지 않는다…….

 

인간은 풍부한 상상력을 펼치고 자신이 좋아하는 걸 발견한 후에는 꾸준히 계속하려 하지요. 좋아하는 일을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자신의 인생에서 마음껏 살리려고 궁리합니다. 저는 그런 세계를 대단히 중요하다고 여기려고 해요. 제가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써온 것도 그러한 생각 때문이에요. 그리고 그렇게 계속 써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그게 그 사람의 마법이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_ 이나이즈미 렌, 이렇게 책으로 살고 있습니다

 

 

 


286. 그림 속 경제학

문소영 지음 / 이다미디어 / 2014

- 일독(200625)

- 재독(210813)

 

역사 - 그림 - 경제의 연결고리에서 그림의 위치는 주요한가 부차적인가. 예를 들어, 그림을 통해 역사나 경제를 읽을 수 있는데, 경제나 역사를 통해 그림을 읽을 수 있는가? 그게 가능하다면, 그림을 수단으로 역사/경제를 이해하려는 시도와, 역사/경제를 통해 그림을 이해하려는 시도 가운데 일반독자가 더 많이 선택하는 것은 어느 쪽이며, 그건 왜 그럴까?

 

차치하고, '이해'의 측면에서 보면 그림은 효율 괜찮은 촉매인 듯.

 

경제사의 시간 흐름과 회화 역사의 시간 흐름을 철로의 평행선으로 삼아 이야기를 앞으로 밀고 나가는 좋은 책이다.

 

이렇게 미술과 정치경제적 변동, 그 저변에 깔린 경제학과 철학의 흐름은 몇 겹의 고리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책은 그 고리를 찾아나가는 통섭의 여정이다. 예술의 꽃인 명화들에서 경제학 코드를 찾아 경제·정치·사회적 변화의 역사를 좀더 유기적이고 종합적으로 이해해보려는 책이다.

  그림은 경제와 역사의 미적 증인, 텍스트보다 모호하지만 더 강력하고 매혹적인 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을 통해 우리가 과거를 더 생생하고 흥미롭게 보면서 그 시대에 대해 수동적으로 배우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유추와 상상을 해볼 수 있다. 게다가 과거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현재와 미래에 대해 고찰해볼 수 있게 된다.

_ 김소영, 그림 속 경제학

 

 

 

--- 읽는 ---

완전사회 / 문윤성

정의가 곧 법이라는 그럴듯한 착각 / 스티븐 러벳

에스에프 에스프리 / 세릴 빈트

건축, 모두의 미래를 짓다 / 김광현

서울은 그렇게 / 임혜연 외

아무튼, 바이크 / 김꽃비

부서져 흩어지는 모습을 보여줄게 / 타케미야 유유코

날마다 고독한 날 / 정수윤

한 권으로 끝내는 재무제표 읽기 / 금융가의 방랑자

망내인 / 찬호께이

치유하는 나무 위로하는 숲 / 마르코 멘칼리, 마르코 니에리

민주주의의 정원 / 에릭 니우, 닉 하나우어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서괭 2021-08-14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전도서인가요..?
정의가곧법이라는~ 저책 궁금해요. 다음 페이퍼 기다리겠습니다 ㅎㅎ

syo 2021-08-14 20:1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안녕하세요, 전도서 전도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