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이 재미있다. 평범한 하루를 기억할 만 한 하루로 바꾸기 위한 프로젝트 북 같아 보인다. 김신지 작가가 원래 이렇게 'memorable moment'에 애착과 관심이 많은 분인 듯. 나도 비슷한 부류라 이 귀여운 책의 컨셉트에 호감이 갔다. 쉽고 간단하게 삶의 시간대 한 부분을 만들어주는 이런 도구적 역할을 하는 책들도 괜찮겠다. 



중년의 중간지대를 슬슬 통과해가는 이들에게 새로운 인생의 전환기를 마련해주기 위한 이런 책 참 좋다. 나야 원래 남들이 일 년 내내 자가격리하라고 해도 할 일이 하도 많아서 심심할 틈이 없을 인간이라고 할 정도로 알아서 잘 놀지만 성 다른 동거인께서는 그러시지를 못하여 티브이와 진실한 우정을 나누기 시작하신지 좀 되었는데 은근히 권하고 싶어진다. 뭣보다도 스스로의 문화영역을 넓혀가도록 설득하고 있는 듯해서 좋아보인다. 



원래 음식 에세이에는 껌뻑 넘어간다. 먹는 것도 좋아하고 만들어 먹이는 것도 좋아한다. 체질적으로 양식이 안 받아 미국 살 때 체중이 8 킬로 가까이 빠져버려서 피골이 상접한 몰골로 귀국했는데, 귀국하고 한 달 만에 토실토실하니 얼굴이 좋아져서 남들이 다 너는 절대 외국살이 못 하겠다고 엄청나게 웃어댔다. -_-;; 



물질 인문학은 또 뭘까? 새로운 키워드들은 종종 새싹처럼 조심스럽게 머리를 내민다. 보살펴 줄 독자를 찾는 키워드도 있고 잡초처럼 강인하게 어딘가에든 뿌리를 내려 뭔가를 붙들고 새로운 시대정신의 바닥을 만드는 것들도 있다. 일단 보지 못했던 개념들이 손을 잡고 굳어 있는 땅을 들추고 나오면 관심있게 바라볼 일이다. 



오... 식당을 운영한 소설가. 

자기 손으로 뭔가를 요리해 남을 먹여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게 되게 독특한 체험이고 사람의 사고방식에 기존의 것들과 많이 다른 흐름을 만든다. 타인이 내 안에서 주체가 되는 경험이라는 게 세상에 그렇게 많지가 않을 것 같은데... 그게 이 소설가에게는 무엇을 남긴 것인지 궁금해진다. 



이 아이디어가, 생전 장례식이라는 아이디어를 어디서 본 적이 있는데 나는 이게 좋은 것 같으면서도 너무 슬플 것 같다. 물론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보는 게 낫다는 주인공 할머니의 말엔 적극적으로 동의하는데, 그래도 너무 명백한 이별을 눈앞에 두고 거행하는 어떤 식이라는 건... 정말 그 이별의 슬픔을 몇 배쯤 증폭시키는 거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나는 그보다는 사실, 아주 예전에 번역됐었던 Papa told me라는 일본 만화에서 미워할 수 없는 능글맞은 조연이자 작가인 우사미가 말했던 이상적인 장례식이 더 좋다. 물론 슬프겠지만, 모두가 모여서 울고불고 하기보다 '그 녀석 @(#*(했지' 라든가 '바보같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녀석이었어' 라든가, 또 고인이 저질렀던 실수라든가 웃기는 에피소드같은 것들을 나누면서 기분좋게 그를 추억하면, 어딘가 슬프지만 아름다운 그런 장면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현실적이지 않을지는 몰라도, 생각하다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공상이다. 

이 책에서, 곧 돌아가실 할머니의 생전 장례식은 어떻게 치러지고 있을까?



이 책의 소개글을 보자마자 딱 하나 생각난 게 있다. 환상특급. 진짜 무서웠는데!



나도 정말 내가 이런 사람(???)하고 친구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아주 친해진 친구가 하나 있다. 그 친구는 무슬림이고, 친구의 남편도 신실한 무슬림이다. 나도 보통 사람인지라 무슬림에 뭐라 말 못할 편견이 있었는데, 그 친구 가족을 만나면서 그게 상당히 많이 깨져나갔다. 한 사람의 역할이라는 게 그렇게 크고 대단한 것이다. 그 덕분에, 내가 죽을 날까지 뭔 상관이랴 싶었던 라마단의 첫 날과 마지막 날 인사를 꼭 챙기게 됐다. 인생 모를 일이야... 무튼, 쓰고 싶었던 건, 나는 이 저자가 왜 이 책을 쓰게 됐는지 알 것 같다는 거였는데. 한 사람으로 인해 내게 새로운 세계를 이해하는 문이 열린 순간의 경이, 그로 인해 배우게 된 어떤 알음 같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그 마음을 알 것 같다는... 



이 책은 사실 작가나 책에 대한 정보보다는 출판사와 이 시리즈에 대한 믿음이 먼저여서 골랐다. 비룡소의 블루픽션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꽤 믿는 우리나라의 YA라인 기획물이다. 역서도 많지만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들도 많다. 뭣보다도 띠지의 '관광객이 아니라 순례자가 되겠다'는 문구가 아주 예사롭지 않다는 거. 



이민자로서 낯선 공간이 내게 의미가 있고 익숙한 장소가 되어가는 것을 지리학자로서 바라본 글. 사람이 공간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 관심이 있던 분들에게는 아주 좋은 책이 될 것 같다.



나는 뭔가를 잘해보려고 했는데 잘 되기는커녕 전혀 원하지 않던 결과를 불러일으킨 재난같은 경험... 흔하지 않고 희귀하지 않은 그 중간 어디에서 왔다갔다하고 있는 거 아닐까. 선의로 한 일이 아무것도 안 한 것만도 못하게 된 일. 그런 일들이 왜 일어나며, 어떻게 이런 일을 방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누군가가 말하고 있다면 호기심이 동하지 않을까?



우리집의 네모아저씨 워너비를 위해. ㅎㅎㅎ



기술이 인간을 소외시키는 이슈에 대해서는 정말로 많은 글들과 썰들이 난무한다. 최근에 김초엽 작가와 김원영 변호사가 함께 쓴 <사이보그가 되다>를 읽고 있는데 거기서도 이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최신의 기술들이 장애인들에게 장밋빛 미래를 보여주고 있지만 실상은 철저하게 그들을 소외시키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는 문장들을 읽다가, 기술의 옹호세력만큼 기술과 과학윤리에 대한 고민의 양이 두터운지 문득 궁금해졌다. 



자수 책 그만 사려고 하는데. -_- ... 



우리가 머무르는 사회가 적어도 믿고 거주할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면 사회학적으로 바라봐야 할 문제와 사건들에 늘 관심을 주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서만큼은 무임승차자가 되지 말자. 적어도 사회학자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무엇이 문제라고 말하고 있는지를 듣고 읽고, 그리고 현장에 계신 분들의 말씀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믿는다. 

천종호 판사님이 그동안 쓰신 책들을 조금씩 추려 새로 발간한 책이라고...



식물과의 동거생활에 관하여. 

한때 200여개가 넘는 화분을 끼고 살았던 명실상부 아파트 가드너의 (이사하면서 전부 처분;;;) 과거가 생각나는 책이다.



누구나 자기 아이는 책을 '열심히' 읽는 것을 넘어서 진짜 독자로 자라주기를 원하지 않을까 싶다. 언제 어느때고 책을 사랑하고 책에서 위안을 찾고 책에서 지혜를 찾는... 궁금한 건 그토록 아이에게 책을 가까이하게 해 주고 싶어 안달이 난 부모들이 태반인 우리나라의 성인 독자수는 왜 이리도 처참한건지. 아무튼, 어떻게 '독자'로 키울 수 있는지를 말하는 책인데 기존의 책들과 약간 다르다 싶어 눈길을 끈 부분은 디지털 독서/비주얼 리터러시/지속가능성을 위한 읽기에 대한 챕터가 있다는 거.



나이를 먹으면서 따박따박 검진을 다니는 병원이 두 군데 있는데 하나가 치과고 다른 하나가 안과다. 특히 나는 유전적 문제로 시신경이었나 뭐였나 아무튼 결손이 심해서 정상인의 60%밖에 안 되는 시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눈 건강에 굉장히 민감하게 군다. 건강관리에 관한 책이 집에 분야별로 한 권씩은 다 있는 것 같은데 ㅎㅎ 이것도 하나 갖고 싶다... 



제목만 봐도 사실 책 내용 언급할 게 뭐 있나 싶다. 경찰서에 한 부씩 다 돌리고 싶... 



가끔은 웬수 같아서 내다 버리고 싶지만 세상에 상처받고 돌아왔을 때 또 유일하게 나를 받아주고 도닥여줄 그들을 이야기한다.



부모를 교육하고자 하는 책들은 점점 더 많이 출간되고 그런 부모들은 여전히 아무 신경 안 쓴다. 가끔 그래서 좀 안타깝다. 



(지렁이는 너무너무 공포스럽지만) 흙밭을 갈아엎으며 뭔가를 뿌리거나 심고 흙을 다시 토닥이며 북돋아주는 행위가 치유적인 이유가 뭘까? 몇 달 뒤 풍성하게 그곳을 덮는 초록과 색색의 부케를 볼 수 없더라도 그냥 그게 인간 정신의 어딘가를 어루만지고 쓰다듬는 효과가 있긴 있는 듯한데, 음... 이 책은 그런 차원에서 정원과 원예일의 쓸모있음을 말한다. 



16세 1호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네. 여러가지 이유에서... :)



죽음이라는 무거운 이별을 처음 겪어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심리학자들이 모여 쓴 그림책이라고. 



소설 내용보다도 출간에 이르기까지의 원고의 여정이 더 소설같은 소설이다. 수정의 밤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며, 망명 중이었던 유대인 작가가 독일 국적이라는 이유로 수용소에 붙잡혀 갔다가 풀려나 귀환하게 된다. 그.러.나 ... 그 배는 독일 잠수함이 쏜 어뢰에 맞아 침몰했다고 한다. 남아있던 초고를 출판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으나 출판사들이 거절하여 수십년 간 묻혀 있던 이 원고는 결국 80년만에 출간이 됐다고 하는데 이게 어쩐지 소설 본편보다 더 극적인 느낌이 있네.



감성AI라는 건 처음 들어봤다(최신 정보에 좀 굼뗘서...). 이걸 개척한 Affectiva라는 회사를 창업한 여성의 산문집. 기술의 최전방에서 활약하는 이 여성은 감정과 감성지능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듯하다. 이런 거 보면 너무 궁금하지 않아요? 어느 분야에서 뭔가를 만들어 낸 개척자 정신으로 무장한 사람들은 어떻게 자랐으며(그러니까 부유하냐 가난하냐, 이런 게 아니라 자신의 삶을 어떤 방식으로 다루고 정련했는지...), 어디서 통찰을 얻었는지. 옛 위인전들도 훌륭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기업가 정신으로 자신의 삶을 끌어올린 현대의 위인들을 읽혀야 할 필요가... 막막 느껴지지 않아요? 나만 그런가... @_@;; 



이 달의 독서지출금액 한계선은 일찌감치 다 채웠는데 달초 설정한 독서분량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사재기로는 일등 먹고도 남겠구만... (알라딘에서는 아닐 것 같다.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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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ywOqofIkdRo


대략 서너 달을 생각하고 고민하고 실험하고... 한마디로 삽질을 한 끝에 첫번째 영상을 올립니다.

사실 도망가고 싶. ㅎㅎㅎ 


얼마나 고개를 이리저리 둘레둘레하면서 말을 했던지 톤도 균일하지도 않고 더듬기도 엄청 더듬고. 웃긴 게 한두 개가 아닌데 '굉장히'를 굉장히 많이 썼더라고요. 조금씩 나아지겠거니 스스로 최면을 걸고 있습니다.


다음주는 좀 더 나아지길 바라요. 사실 저 자신보다 이걸 더 간절히 바라는 사람이 또 있겠냐마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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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제르맹 소설 읽어보고 싶다 생각한 게 이 책이 처음이 아닌데 어째 여태껏 한 권도 못 읽었음을 새삼 깨우침... 이 작가의 무엇이 그렇게 끌어당겼을까 천천히 살펴보다 보니 제목의 두 단어들이 맺는 관계 사이의 간격에서 내가 만들었던 공상들이 그런 기대를 부풀렸던 게 아닐까 싶다. 기대된다!



학교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던 사람들이 학교가 계속 이래도 괜찮을까... 라는 문제의식을 조금이라도 가졌다면, 난 그건 유현준 교수의 덕분이 크다고 생각했다. 그가 열심히 학교 공간에 대해 발언했던 덕분에 그나마 그 공간의 중요성과 현재의 문제성이 조금은 알려졌고 개선 가능한 부분부터 손대보고자 하는 노력들이 있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처럼 앞에서 공개적으로 발언한 사람들과 또 같은 뜻을 품고 있었던 사람들이 있었으므로 변화의 시작이 움텄을 것이다.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곳에서 나타났다는 이유로 악마의 화신이라는 오해를 받는 한 소년이 화형당할 위기에 놓인다. 다만 한 아이만이 소년을 위기에서 구하고자 고군분투한다... 는 스토리 라인. 궁금해서 아마존 찾아봤더니 평점이 상당히 좋고 리뷰도 호의적이다. 한 리뷰의 제목이 재미있었는데, '당신이 무얼 알고 있다고 믿건 간에 어쨌든 계속 놀랄 수밖에 없을 걸!' 이라고. 약간 어두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재미있는 스토리일 것 같아요.



0호를 읽었었는데 좀 놀랐다. 이런 잡지가 나오고 팔리는구나... 격세지감을 느끼고 있다. ㅎㅎㅎ 나쁜 뜻이 아니라 정말로 놀랍고 좋았어서... 흥하시기를!



이 책의 띠지에서 눈을 뗄 수 없다. 간병... 언젠가 우리에게 가까운 이에게 닥칠 일이고 우리에게도 닥칠 일 아니겠는가. 더욱이 출생인구수가 수직낙하하고 있는 요즘에는 노인 문제라든가 연금이라든가 뭐 기타 등등 이런 이슈가 나올 때마다 몸이 움츠러든다. 간병도 남의 일이 아니다. 병은 공평하게 찾아올 텐데, 참, 이 일을 어쩌면 좋은가... 



연필들의 수다 삼매경이랄까. 아이가 잠든 밤 필통 속의 연필들은 하루종일 있었던 서로의 노고와 안부를 주고받으며 아이의 속마음을 들여다본다. 이 이야기는 어쩐지 읽으라고 주기보다 옆에 앉혀놓고 소리내어 읽어주면 더 좋겠다. 눈으로 읽는 수고를 덜면서 머릿속에선 내 필통 속 연필들은 무슨 이야기를 할까 상상에 빠지는 아이도 있겠지.



열 살 전후의 아이들을 전사로 키워내는 곳이라. 어째선지 저 대목을 보는 순간 나는 소년병으로 키워지는 아이들이 떠올라버렸다. 판타지는 판타지인데 많이 어둡겠다. 설정은 아주 흥미로운데 마지막권이 연내 출간 예정... 이라고 안내돼 있는 것을 본 순간 그냥 완간되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죽음을 주제로 다룬 책이라 무겁고 슬플 수 있다. 그럼에도 10대 초중반 아이들이 이 무거운 주제를 사건사고면보다 잘 쓰인 소설을 통해 접하고 잘 갈무리해 내면에 간직할 수 있다면 좋겠다.



아이들은 자기를 중심에 놓고 사고를 확장해나가며 자라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사고의 중심을 역전시키기도 한다. 그럴 때 우주와 진화가 곧잘 대화의 주제로 올라온다. 바로 그 시기에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아... 무슨 병이라면 이젠 좀 싫지만, 이 책은 예외로 할까. 

이형성 변이 증후군, 일명 뮤턴트 신드롬은 일종의 사회 부적응자가 되어버린 청년층에서 주로 발병하는 병이다. 그리고 (아마도 화자인 듯한) 어머니는 고등학교 중퇴자인 아들이 한 마리의 징그러운 벌레로 변해버린 것을 알게 된다. 어디서 많이 본 설정이지만, 넘어가고. 그리고 이제 이 대목을 넘어가면 이 소설의 진면목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읽고싶다!는 마음을 별점으로 매긴다면 이건 다섯 개 너끈히 줄 수 있다. 



솔직히 에세이 범람의 시대라고 해도 될 정도다. 이럴 때 이렇게 자기 기준을 확실히 말하는 편집자가 있다면, 그리고 그 책이 꽤 괜찮다면, 그 편집자가 출간한 책은 믿어도 되지 않을까. 더불어 그/그녀가 일하는 출판사도. 



제목이 먼저 오, 이건 뭐지- 하게 하긴 했는데, 저자 파일을 읽다가 내 눈을 반짝하게 만든 건 이거다. 그러니까 김혼비 작가 말고 저 분이 바로 그 '진짜 다른 의도 없이 술만 더 마시고자 했던 바로 그 분' 이로구나.. 하는 정보. 무슨 말인지 아시는 분은 <아무튼, 술>을 읽으셨겠군요. 



가끔 시적인 에너지를 재공급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시집을 읽으면 참 좋겠는데, 나는 그림책이 좀 더 맞더라. 아마 내가 한때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그림에 들어있는 색감과 질감과 양감... 동세... 그런 모든 요소들의 음악성과 문학성, 서정성, 그런 의미를 읽어내는 게 더 체질화돼 있기 때문이겠지.





고요한 밤입니다, 들러가시는 분들 편안한 밤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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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읽는책 #currentreads #thisweeksbooks

#커먼웰스
벨칸토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앤 패칫을 계속 읽습니다
#읽는직업
편집자라는 직업 들여다보기

#여행하는말들
백수린 작가의 산문집에서 건너왔어요
#themysterioushowling
작가가 직접 시연하는 늑대아이의 하울링에 낚였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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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발이 거세어진다. 하늘을 어둡게 만드는 흰 막이, 불길이 밤을 더 어둡게 하듯 황혼을 재촉한다. 나는 얼어붙은 채 서 있다. 맨손으로 있기엔 너무 춥지만 나는 맨손이다. 눈이 내 눈썹에 내려앉는다. 내 소매에 떨어진다. 커다랗다. 꽃과 별들. 그들의 서로  포개지고, 형태를 유지하면서, 완벽한 별표와 꽃들의 작은 더미가 되어 마치 아이들 블록 장난감처럼 그들만의 기하학으로 함께 굴러떨어진다. -181쪽


모두가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모든 사진이 뛰어나게 감각적이지는 않다. 누구든 글(이라고 부르자, 일단은)을 쓸 수 있지만 모든 글들이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지는 못한다. 미감은 어디에서 발생하고 어떻게 감각하게 되는 것인가. 내가 느낀 것을 최대한 비슷하게 타인이 느끼도록 정련하는 기술은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걸까? 


사실 우리는 답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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