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발이 거세어진다. 하늘을 어둡게 만드는 흰 막이, 불길이 밤을 더 어둡게 하듯 황혼을 재촉한다. 나는 얼어붙은 채 서 있다. 맨손으로 있기엔 너무 춥지만 나는 맨손이다. 눈이 내 눈썹에 내려앉는다. 내 소매에 떨어진다. 커다랗다. 꽃과 별들. 그들의 서로  포개지고, 형태를 유지하면서, 완벽한 별표와 꽃들의 작은 더미가 되어 마치 아이들 블록 장난감처럼 그들만의 기하학으로 함께 굴러떨어진다. -181쪽


모두가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모든 사진이 뛰어나게 감각적이지는 않다. 누구든 글(이라고 부르자, 일단은)을 쓸 수 있지만 모든 글들이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지는 못한다. 미감은 어디에서 발생하고 어떻게 감각하게 되는 것인가. 내가 느낀 것을 최대한 비슷하게 타인이 느끼도록 정련하는 기술은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걸까? 


사실 우리는 답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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