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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그린
데이비드 미첼 지음, 송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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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를 다룬 작품은 많다. 그러나 청소년기를 ‘제대로’ 다룬 작품은 많지 않다. 청소년소설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나는 ‘블랙스완그린’에 대해 상당한 기대를 하고 신간추천페이퍼에 추천을 했고, 나처럼 다른 분들도 블랙스완그린에 대해 기대가 높았는지 책이 선정되어 오게 되었다.

책의 첫 인상은 사실 그저 그랬다. 두께도 두꺼울 뿐 아니라 표지도 그럭저럭이었다. 사실 청소년 소설은 내용도 중요하지만, 표지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부분 아닌가. ‘요즘 감각적이고 예쁜 표지들의 책도 많이 출간되는데 이 책은 왠지 고리타분하게 보인다’는 것이 솔직한 첫 인상.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는데, 청소년들이 추천을 받지 않는 이상 이 책을 잘 선택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되었건, 첫 장을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사실 좋은 책은 첫 문장으로 판가름나거나, 첫 장 많아도 2-3장을 읽으면 그 느낌이 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의외였다. 그렇게 끌리지도, 그렇다고 덮어버리기도 싫은 그런 책. 문장이 썩 좋았던 것도 아니고, 느낌이 신선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책을 놓치기에는 아까운 뭔가가 분명히 있었다.

주인공 아이의 평범하면서도(독자의 입장) 평범하지 않은 일상(주인공의 입장에서는)은 예전의 나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했고, 아이를 조금 더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이 ‘왠지 모를 그것’이었던 듯 하다. 나는 아이를 조금 더 따라가보기로 결정했다.

말더듬, 발표 불안, 두근거림.. 이 주인공처럼 확연하게 이런 팁을 가지고 있진 않을 수도 있지만, 아마도 누구나 한번쯤은 청소년기에 ‘불안’이라는 것을 느껴보지 않았을까. 안쓰러움과 동시에 잘 헤쳐나가야 할 텐데라는 생각이 들어 눈을 뗄 수 없었다. 어느덧 나는 아이가 되어 있었고, 아이의 두려움과 기쁨은 고스란히 내 안에 녹아 함께 웃고 울고 있었다.

이 책은 중심 사건이 없다. 사소한 일은 지속적으로 일어나지만, 뭔가 커다란 굴곡이 없다는 얘기다. 중심 사건이 없는 책은 지루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다. 오히려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이다. 오랜만에 풋풋한 청소년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기도, 어른의 눈으로 봐서 안쓰럽고, 인물들이 예쁜 마음이 들기도 하는 것이 이 책의 묘미다.

일상의 반복적인 삶에 지쳐 힘든 날이 있을 때, 나는 이 책을 다시 한 번 펼쳐 보려 한다. 이 책의 아이들을 지켜보는 것으로 나는 다시 한 번 삶의 희망을 가져볼 수 있을 것 같아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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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보다 낯선]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천국보다 낯선 오늘의 젊은 작가 4
이장욱 지음 / 민음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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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소설집이란 어떨지 무척 궁금했었다.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지, 어떤 구성을 쓸 것인지, 어떤 인물을 내세울 것인지 궁금한 점이 끝도 없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확인해 보고 싶었던 것은 어떤 문장을 썼을 것인지, 그 문장이 어떤 그림을 그려내고 있는 것인지였다.

 

잘 알려진 시인이기에 어느 정도 기대는 했었지만, 사실 첫 장을 읽고서부터 너무나 마음에 쏙 들어왔던 작품이었다. 애써 떠올리지 않아도 되는 자연스러운 그림이 놀라웠다. 작가가 당기는대로 따라가면 저절로 머릿속에 영상이 떠올랐다. 적절한 구사력이 마치 귓가에 소리마저 들리게 하는 것 같았다.

 

김, 최, 정 등 등장인물들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 것도 좋았다. 사실 이런 구성이 흔하지 않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같은 상황에 있는 세 사람의 목소리를 제각각 들어본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물론 이 장면이 흥미로울 수 있었던 것은 그 만큼 등장인물들의 개성을 잘 살렸다는 얘기겠다.

 

마지막 염, 그리고 죽은 이의 메시지까지. 작품은 신선했고 신비로웠다. 무엇보다 책장을 덮었을 때 제목처럼 ‘낯선’ 느낌, 뭔가 붕 떠 있는듯 하면서도 아련하게 잡힐 듯 잡히지 않을 것 같은 느낌, 즉 ‘천국보다 낯선’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이 좋았다.

 

‘천국보다 낯선’. 이 작품을 통해 나는 이장욱이라는 작가를 내 마음속에 넣었다. 좋은 작가와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기쁜 날이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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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끝의 남자]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혀끝의 남자
백민석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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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필을 선언했던 백민석이 ‘혀끝의 남자’로 10년만에 돌아왔다. 무엇이 그로 하여금 펜을 놓게 만들었고, 또 무엇으로 해서 다시 펜을 들게 되었을까. 궁금한 것이 많았고, 그가 궁금했다.

그러나 ‘혀끝의 남자’ 책이 왔을 때, 나는 왠지 책을 펼치기가 조금 조심스러워 졌다. 10년만에 글을 썼다 하니 이 한 권의 책 속에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너무나 집약되어 들어있을 것 같았고, 여러 가지 감정들이 쏟아져 있을 것 같아서였다. 그 감정에 나도 모르게 휘말려 들어갈 것 같아서 두려웠다고 할까.

‘혀끝의 남자’는 9개의 단편을 모은 단편집이다. 표제작 ‘혀끝의 남자’는 인도여행기를 그린 작품, 두 번째 ‘폭력의 기원’은 자전소설이다. ‘혀끝의 남자’도 15년전 작가의 인도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끄집어낸 것이라 하니, 작가의 삶과 이 두 작품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 두 작품은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묘했고 또 슬펐다. 그렇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묘한 슬픔이라 할 수 있겠다. 뚜렷하게 슬픈 장면이나 눈물샘을 자극하는 대사가 있진 않지만, 작품 자체에서 느껴지는 아릿한 슬픔. 그런 감정이 느껴졌다. 소설 속 화자가 냉소적이기도 하고 무덤덤하기도 해, 감정은 더욱 증폭되었다.

첫 번째, 두 번째 작품에서 너무 감정을 쏟아냈던 것일까.

그 뒤로 이어지는 ‘신데렐라 게임을 아세요’, ‘사랑과 증오의 이모티콘’ 등은 ‘혀끝의 남자’와 ‘폭력의 기원’보다는 쉽게 읽혀졌고, 이해가 쉬웠으나 그만큼 기억에 강하게 남지 않았다.

어떤 작가를 선호하는가 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다. 나는 순간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작가보다 작품이 끝난 뒤 그림을 본 것 같은 느낌을 주거나 느낌을 주는 작가를 선호한다.

이 책으로 인해 백민석이라는 작가는 나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묘한 슬픔을 풀어낼 줄 아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지금 이 책을 덮는 순간, 백민석이라는 작가에 대해 더욱 궁금해진다. 오랜만에 작가의 전작들을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느낌이 들어 반가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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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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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를 처음 접한 것은 지난 시즌 신간평가단으로 활동할 때, 받아본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게 되면서였다. '따스한 감동을 안겨준 기분좋은 책'으로 기억되는 이 책은 지난 시즌 신간평가단 마지막 후기에 제일 기억에 남는 한 권의 책으로 적었을 만큼, 깊은 인상을 남겼고, 동시에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에 대해서도 선명하게 각인된 계기가 되었다. 이후에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백야행'의 저자라는 것을 알았고, 국내에서도 히가시노 게이고 폐인이라 불려질 만한 매니아층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 후부터 히가시노 게이고에 대해 기대감이 커졌다. 물론, 작가는 작품으로 알아가야 하고,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워낙 맘에 들기도 했고, 작가에 대한 긍정적인 평이 대부분이라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이라 하니, 기분에 들떠 엄청난 기대를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망설임없이 신간 추천 페이퍼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기대한다는 글을 남겼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평가단원들이 많았는지 이 책이 이번달의 책으로 왔을 때, 마치 첫사랑과 만나기를 약속한 것 마냥 가슴이 두근거렸다.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제목이 내용과 그 흐름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단박에 짐작할 수 있는 것이었기에 김이 새기도 하였지만, 애써 그 느낌을 무시하고 얌전한 애독자가 된 것 마냥 잠자코 읽기로 하였다.

 

책은 술술 읽히기 시작했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말이 나올 만큼, 나도 모르게 몰입하기 시작했고, 초반까진 한 번의 끊김없이 자연스레 읽혀나갔다. 그러나 1/3쯤 읽었을 때, 나도 모르게 책에서 눈이 떼어졌다. 앞으로의 내용이 전혀 흥미진진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마치 보지 않아도 어떻게 전개될 지 예상되는 드라마처럼, 읽지 않아도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예상이 되기 시작하면서 재미는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급격하게 책의 흥미가 떨어진 것은 무엇일까. 제목을 봤을 때 이미 예상되었지만, 워낙 작가에 대한 기대가 컸던 지라 색다른 방식으로 풀어낼 것이라는 나름의 위안을 가지고 모른 척 읽었다. 그러나 역시 소재의 한계는 어쩔 수 없었다. '출생의 비밀'이라는 소재 자체가 외국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국내에서는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는 것. 국내 드라마에서 마르고 닳도록 우려먹고 있는 소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나마 영상도 아니고 더군다나 책이 이런 소재를 다루고 있다면 정말 문장이 뛰어나거나 구성이 색다르지 않은 이상 주목받기 어렵다. 그나마 히가시노의 필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만큼이나마 읽은 것이지, 사실 히가시노의 작품이 아니었다면 이만큼이라도 읽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는 인물들이 매력적이지 않았다는 점. 주인공격인 카자미와 신고 이 두 명의 캐릭터는 줄거리를 끌고 갈만큼 힘이 있지 않았고, 끌려간다는 느낌이 들만큼 수동적이었다. 이 둘의 연결 역시 억지스러웠다. 즉, 작품 속에 녹아 있다는 느낌보다 작가의 계산 아래(?, 물론 모든 작품이 설정 아래 이루어지긴 하지만, 두드러진다는 느낌)움직이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작품 속에서 작가가 보였기 때문에 더욱 집중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이에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생각하며 읽게 되는 지경까지 다다르게 되었다.

둘 다 재능이 우선일까, 좋아하는 일이 우선일까 하는 화두를 던진 점에서 이 책이 재미만을 추구한 책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작가가 무엇을 강조하고자 했는지, 인물들간의 연결과 전개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바가 얼마나 많았는지 짐작할 수는 있었으나, 이런 작가의 생각들이 비춰보였기에 더욱 아쉬운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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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인류]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제3인류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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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고향인 프랑스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인기있는 베스트셀러 작가. 무려 16종의 책을 펴냈고, <개미>는 신드롬이라 할 만큼, 역대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그런 대형 작가의 작품인만큼, 마케팅 또한 대대적으로 펼쳐졌다.

 

<제3인류>는 기대할 수 밖에 없는 문구, 기대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 속에 읽혀졌다. 뭔가 대단한 작품일 것이라는 생각이 읽기 전부터 머릿속에 가득했다. 가득한 기대감 속에서도 읽기 전 벌써 결론이 나버린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살짝 불쾌감이 일었다.

소문 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했던가. 도저히 독서할 수 없었던 개인적인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손에서 이 책을 놓지 않았던 것은 조금만 지나면,, 조금만 지나면 뭔가가 나올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내가 기대하던 무언가는 나오지 않고 다음을 기약하며 끝이 나버렸다.

다음이 예정되어 있음을 추측할 수 있는 문구에 판단이 들었다. 아, 이 책은 과대포장되어 있구나. 이 지루함이 또 한 번 이어진다니... 다시 베르베르의 책을 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구나.

그도 그럴것이 <제3인류>가 흥미로웠던 부분은 ‘거대인간’에서 점점 소형화되어간다는 그 이론밖에는 없었기 때문이었다.(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지만) 그것 또한 이론만 있을 뿐, 그에 대한 합당한 논리는 이어지지 않고 단지 주장만 반복되었다.

지구의 혼잣말과 반복되어 나오는 미래의 뉴스는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다시 떠올려질 만큼 흥미롭지 못했으며, 긴장감을 안겨주지 않았다. 지구의 혼잣말은 섬뜩한 분노의 느낌보다는 투정에 가까웠고, 위협적이지 않았다.

나에게 <제3인류>는, <개미>의 후손이 이끄는 이야기, 특유의 상상력으로 축조한 장대한 스케일의 과학 소설이라는 문구에 미치지 못하는 이야기였다. 꽉 찬 재미와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상상했던 나에게 마치 바람 빠진 풍선을 안겨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안타까웠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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