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받은  판화...

그 작은 잎들 무성해지고

어느새 잎 떨구어낼 시간들...

겸허한 이 시간들...

남김없이 떨쳐 내기를...

그래야 내년에 다시 싱싱한 작은 잎들 돋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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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 속에서도 분발하는 아이들이 이뻐보입니다.

어려운 환경을 조금은 극복할 수 있지요.

그래서 사람입니다. ^^

=>아이들에게 해줄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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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해지기, 단순해지기.. 잠시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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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고 이정표를 잃다


△ 실업고의 중기과(중장비 및 자동차) 학생들이 자동차 엔진수업을 듣고 있다.<한겨레> 자료사진

취업못해 궁여지책 진학 다반사

대학입시철이 되면 실업고 3학년 담임교사들은 표정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에 빠지곤 한다.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의 4년제 대학이나 전문대 관계자 및 교수들이 양손에 ‘선물 보따리’를 싸들고 교무실을 찾아오는 일이 몇 년 전부터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계 고교 교사들은 “대학 교수들이 실업고 교사들을 찾아와 몇 명이라도 좋으니 우리 대학에 보내 달라고 통사정을 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심지어 서울과 수도권 밖의 지방 실업고 3학년 교사들은 인근 지방대 관계자들로부터 학생 1인당 일정액의 사례금 제의를 받기도 한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과거엔 인문고 진학담당 교사들이나 누리던 호사(?)를 이젠 실업고 교사들도 누리는 셈이지만, 정작 당사자인 실업고 교사들은 결코 마음이 편하지 않다.

학업실력 낮은 학생들
오갈데 없어 대학으로
실업고 정체성 큰 혼란
정원 줄여도 미달 속출

전교조 실업교육위원장인 인천 문학정보고 하인호 교사는 “실업고 학생들에게 진학 기회가 넓어졌다는 바람직한 측면도 있지만, 제대로 취업을 못하는 실업고 졸업생들이 궁여지책으로 대학에 가는 일이 늘고 있어 실업고의 정체성에 대한 큰 혼란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공부 잘 하는 학생은 취업을 하고, 학업성적이 뒤처져 오갈 데 없는 학생들은 무작정 대학 문을 두드리는 것이 요즘 실업고 3학년 교실의 풍경”이라고 덧붙인다.

지역별로 봐도 그렇다. 학업실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 실업고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이 다른 지역보다 오히려 낮다. 실제로 서울 및 수도권 실업고 졸업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전국에서 ‘바닥권’이다. 올해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서울 지역의 2004년도 실업고 졸업생 2만4617명 가운데 45.3%인 1만1160명이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은 것이다. 또 인천과 경기도 등 수도권의 진학률도 전국 평균인 59.9%를 넘어서지 못하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지방으로 갈수록 실업고생들의 대학 진학률이 높아져서 졸업생 10명 가운데 7~8명이 진학한 지역도 여러 군데다. <표1>

하지만 취업률은 정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서울은 전체 졸업생 중 49.7%인 1만2239명이 취직해 취업률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지방으로 갈수록 취업률은 더 낮다.

실업고는 본래 졸업 후 곧바로 사회에 진출할 직업인을 양성하기 위한 곳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실업고 졸업생들은 마땅히 취업할 만한 곳이 찾지 못하고 있다. 상당수 실업고 졸업생들은 남들이 선호하지 않는 대학의 빈 자리를 채우는 역할을 한다.

어렵게 취업에 성공했다고 해도 결코 안심할 상황이 못된다. 서울공업고 이성주 교사는 “취업을 한 졸업생 중에는 군 입대를 하거나 대학진학 준비를 뒤늦게 다시 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첫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재취업 준비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실업고에서 인문고로 전환하는 학교가 줄을 잇고 있으며, 실업고로 남아 있는 학교들도 모집정원을 제대로 채우는 경우가 드물다.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전국 실업고(상업, 공업, 농업, 수산·해운, 가사·실업)의 모집정원은 1998년 28만7273명에서 2002년 17만7750명, 올해 16만5893명 등으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다. 하지만 줄어든 모집정원마저도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98년 3.3%였던 실업고 미달률은 2002년 4.2%, 올해 6.1%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표2>

실업고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에 따라 교육인적원부는 지난 2001년 실업교육을 육성한다는 취지로 ‘실업교육 여건 조성을 위한 투자 확대’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이 계획에는 실험실습기자재 확충을 위해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 동안 국고 2000억원, 지방비 2000억원 등 총 4000억원을 투입한다는 방안이 담겨 있다. 하지만 실제 투입된 비용은 계획에 크게 못 미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열린우리당 조배숙 의원은 “2002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실험실습기자재 확충에 투입된 국고예산은 432억6000여만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 의원의 계산대로라면 애초 계획(1500억원)의 30%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실업교육과 관련한 전체 국고 지원 예산규모도 2001년 506억여원에서 올해 454억여원으로 되레 10% 가량 줄었다.

실업고가 학생과 학부모의 기피 대상이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은 “우리나라 직업교육의 비중은 3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8개 나라 가운데 23위에 머물고 있다”며 “희망을 잃어 가고 있는 실업고 상황을 방치한다면 앞으로 고용시장 불균형 등 사회적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일용 객원기자 eduplus@hani.co.kr

현장실습·취업센터 국가차원 지원을

실업고 이렇게 살리자

설 자리를 잃어 버린 실업고를 어떻게 살려야 할까? 전교조 산하 실업고 교사들의 분과모임인 실업교육위원회는 실업고 내실화를 위한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실업고 정책 담당자 등이 귀담아들을 만한 내용이다.

■ 실업고 학생들이 정상적 교육과정을 마친 뒤 관련 업체에서 현장실습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참여 업체에는 금융 및 세제상의 혜택을 부여할 수 있다.

■ 국가 차원에서 실업고생 취업정보센터를 설립한다. 국내 고용시장의 수급 균형을 맞추고 청년실업을 해소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 교육인적자원부 및 교육청에 실업교육 전담 부서를 설치해서 운영한다.

■ 실업고생에게 학비 감면 및 장학금 수혜 폭을 넓혀 준다. 학비 감면율은 30%, 장학금 수혜율은 52%로 확대한다.

■ 실업고 교사의 전문성을 높인다. 교사 대상 산업체 연수를 내실화하고, 공업계 통합표시교과 연수를 폐지해서 부전공 연수로 전환한다. 또한 산업체 근무 경력이 있는 실업계 교사가 이전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보수규정 등을 개정한다.

■ 실업고 교육여건을 개선한다. 노후 실험실습 기자재를 현대화하고, 실험실습 기자재 보유율을 75% 이상으로 높인다.

■ 실업고생들의 기초학력 수준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공부 방법 및 학습자료, 국어·영어·수학 기초학력 증진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서 각 실업고에 보급한다.

■ 학벌주의 타파 및 능력중심사회를 구축한다. 실업고 졸업생에게 불리한 관행이나 법제도를 개선한다. 대기업 및 국영기업 채용 때 일부를 실업고 졸업생으로 충원하도록 쿼터제를 도입한다.

신일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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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꼬마리씨 하나

                          -  임영조

멀고 긴 산행길
어느덧 해도 저물어
이제 그만 돌아와 하루를 턴다
아찔한 벼랑을 지나
덤불 속 같은 세월에 할퀸
쓰라린 상흔과 기억을 턴다
그런데 가만! 이게 누구지?
아무리 털어도 떨어지지 않는
억센 가시손 하나
나의 남루한 바짓가랑이
한 자락 단단히 움켜쥐고 따라온
도꼬마리씨 하나
왜 하필 내게 붙어 왔을까?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예까지 따라온 여자 같은
어디에 그만 안녕 떼어놓지 못하고
이러구러 함께 온 도꼬마리씨 같은
아내여, 내친 김에 그냥
갈 데까지 가보는 거다
서로가 서로에게 빚이 있다면
할부금 갚듯 정주고 사는 거지 뭐
그리고 깨끗하게 늙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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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4-10-17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엠토피아 시 메일>

―운명과 자유, 그리고 우연

아하, 그렇군요. 사람의 인연, 특히 부부 사이를 이렇게 재미있게 노래한 시도 있군요. 어느날 산행길에서 문득 바지가랭이에 묻어온 도꼬마리씨 하나, 그것은 우연같지만 어쩌면 필연이고 숙명적인 것인지도 모르지요. 부부란 그렇게 우연인 듯 또는 필연처럼 이러구러 한 평생 서로 떨어지지 않고 살아가는, 살아갈 수밖에 없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것은 대체로 운명과 자유, 그리고 우연이라는 세가지 요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언제 어디서 누구의 몇째 아들 또는 딸로 태어난다는 것은 운명에 속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살아가면서 학교를, 사람을, 직업을 선택하면서 살아가는 것이기에 그 선택이란 바로 자유를 뜻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로서 우연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마련이지요. 운명과 자유, 그리고 우연이 서로 밀고 당기면서 한 평생이 이어져 가기 마련이라는 뜻입니다.

그러고 보면 사람이란 바로 운명과 자유의 주체이면서 동시에 우연의 존재라고 말할 수도 있겠군요. 이 시는 바로 우리가 미처 주목하지 못하고 지나쳐 온 삶과 인연의 문제들을 기발한 착상으로 형상화하여 삶의 본질의 한 측면을 깊이있게 투시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김재홍: 문학평론가, 경희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