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lue Hearts 僕の右手(나의 오른손)

僕の右手を知りませんか X2
나의 오른손을 모르시나요

行方不明になりました
행방불명이 되었어요

指名手配のモンタ-ジュ 町中に配るよ
지명수배 몽타쥬 온 마을에 나눠주어

今すぐ探しに行かないと さぁ、早く見つけないと
금방 찾으러 가지 않으면 자, 빨리 찾아내지 않으면

夢に餓えた野良犬 今夜吠えている
꿈에 굶주린 들개 오늘 밤 짖고 있어

見たこともないような ギタ-の引き方で
본 적도 없는 듯한 기타 치는 방법으로

聞いたこともないような 歌い方をしたい
들어 본적도 없는 듯한 노래를 하고 싶어

だから
그러니까

僕の右手を知りませんか
나의 오른손을 모르시나요

人間はみんな弱いけど 夢は必ずかなうんだ
인간은 모두 약하지만 꿈은 반드시 이뤄내

瞳の奧に巡り賭けた 挫けない心
눈동자 깊숙히 새겼어 꺾이지 않는 마음

今にも目から溢れそうな 淚の譯が言えません
지금이라도 눈에서 흘러넘칠듯한 눈물의 이유를 말할 수 없어요

今日も 明日も 明後日も 何かを探すでしょ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무엇인가를 찾겠죠

見たこともないような マイクロホンの握り方で
본 적도 없는 듯한 마이크를 잡는 방법으로

聞いたこともないような 歌い方をするよ
들어 본 적도 없는 듯한 노래를 해

だから
그러니까

僕の右手を知りませんか
나의 오른손을 모르시나요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나키 2006-06-02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생 잘 되네요 ㅋㅋ 나머지도 올릴꺼에요??
 

 

누가 당신을 보며 - 남녀 버전



누가 당신에게 말을 걸어옴은

당신과 친해지고 싶음입니다.


누가 당신을 보고 허둥댄다면

당신에게 잘 보이고 싶음입니다


누가 당신을 따갑게 바라봄은

당신에게 무언가 고백하고 싶음입니다.


누가 당신에게 장난치고 농담함은

당신을 누군가에게 빼앗기기 싫음입니다.


누가 당신의 뒷모습이 없어질 때까지 바라봄은

당신이 곁에 있어주길 바람입니다.


누가 당신에게 이유없이 ‘고맙다’라는 말을 자주한다면

당신을 사랑함입니다.


누가 당신의 곁을 냉정하게 지나감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함입니다.


누가 당신에게 지난 시간을 들춘다면

당신을 보내기 위해서입니다.


누가 당신의 옆모습을 지극히 바라봄은

사랑하고 싶으나 그럴 수 없는 현실을 원망함입니다.


누가 당신의 이마에 조용히 입맞춤은

당신을 보내야함을 인정함입니다.


누가 당신을 보고 고개 돌리는 것은

당신을 잊기 싫으나 잊어야함을 감추는 것입니다.


누가 당신에게 이런 시를 적어줌은

당신의 모든 것을 깊이 사랑함입니다





누가 당신을 보며 - 학교 버전



누가 나에게 말을 걸어옴은

나에게 뭔가 시킬 게 있음입니다.


누가 나를 보고 허둥댄다면

나에게 찔릴 짓을 했음입니다.


누가 나를 따갑게 바라봄은

나의 얼굴에 뭔가 묻었기 때문입니다.


누가 나에게 장난치고 농담함은

내가 제일 만만해서입니다.


누가 나의 뒷모습이 없어질 때까지 바라봄은

내가 가는 걸 보고 뒷다마를 까려함입니다.


누가 나에게 이유없이 ‘고맙다’라는 말을 자주한다면

말로 대충 때우고 끝내려함입니다.


누가 나의 곁을 냉정하게 지나감은

나한테 뭔가 불만이 있거나 재수없기 때문입니다.


누가 나에게 지난 시간을 들춘다면

나의 과거를 알고 희망을 얻으려함입니다.


누가 나의 옆모습을 지극히 바라봄은

나올 데 들어가고 들어갈 데 나온 옆모습이 하도 흉함입니다.


누가 나의 이마에 조용히 입맞춤은

나의 이마에 환타라도 한방울 묻어서일까요?


누가 나를 보고 고개 돌리는 것은

차마 눈뜨고 봐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누가 나에게 이런 시를 적어줌은

보고 정신 좀 차리라는 뜻입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해콩 2006-05-31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 버전... 가끔은 이렇다.ㅋㅋ

물만두 2006-05-31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이들 말 ‘대략’난감 엄마 아빠, ‘열공’하삼
한겨레
요즘 프랑스에서는 청소년들의 말을 어른들 눈높이에 맞춰 해설해주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인기다. 일본 엔에치케이(NHK) 방송에도 청소년들의 말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있다. 미연방수사국(FBI)에서는 청소년들을 강사로 초빙해 수사관들을 대상으로 십대들의 말을 해설하는 특강을 열기도 했다. 한국 땅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방송에서 방영하는 <상상 플러스> ‘세대 공감 올드 앤 뉴’는 현재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세대 간 소통 불능의 현실을 한 눈에 보여주면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유사 이래 세대 간 언어 격차가 가장 큰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 <상상플러스> 이세희 피디는 제작 현장에서 어른들의 말과 청소년의 말을 두루 접하면서 느낀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물론 부모 세대도 청소년기 그들만의 은어나 비어, 속어를 즐겨썼던 경험이 있고, 시대를 대표하는 ‘추억의 언어’ 한 두 개쯤은 간직하고 있다. 3~40대라면 ‘따봉’이니, ‘웬일이니’ 같은 유행어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 청소년들은 신조어를 끊임없이 복제·재생산해 적극적으로 유포하고 기존 단어를 전복하거나 문법 체계까지 뒤집어, 어른들이 근접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언어 세계를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어른들에게는 ‘외계어’로 들릴 법한 청소년말의 탄생은, 물론 인터넷과 휴대전화 보급률이 높아진 덕분이다.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화를 하고 문자 메시지로 의사소통을 하려면 빠른 시간 안에 많은 정보를 전달해야 하고, 자신의 감정이나 기분을 상대방이 ‘눈’으로 볼 수 있게 표현해야 한다. 이세희 피디는 이런 상황이 “구어와 문어의 경계를 허무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간추린다. 입과 손이 동시에 움직이고 말과 글이 하나가 되는, 언어사적으로 의미있는 일대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주목받고 싶은 10대 감정이나 느낌 실은 신조어 쉼없이 복제
외면만 하지 말고 그들의 언어에 관심을…

말은 줄고, 문장부호는 늘고

정해진 시간 안에 많은 내용을 전달하려면 일단 말이 짧아야 한다. 줄임말이 생기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 청소년들은 ‘열공(열심히 공부하다)’같은 줄임말을 일제히 쏟아내기 시작했다. ‘금따’(금세기 최고의 왕따)도 부족해 ‘왕영은따’(완전히, 영원히, 은근히 따돌림)가 나온다. 제일 친한 친구는 베프(베스트 프렌드), 남자친구는 볼펜(보이 프렌드와 발음이 비슷)이다. 그냥은 ‘걍’으로, 많이는 ‘마니’로, 말도 줄었지만 복잡한 맞춤법도 생략된다.

간단한 단어에 감정을 실어 전달하려다 보니 각종 부호(이모티콘)의 쓰임이 크게 늘었다. ∧∧ (웃는 표정), ㅠ ㅠ(우는 표정)은 기본이고, OTL(좌절금지; 글자 모양이 무릎 꿇고 있는 사람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같은 독특한 문양까지, 한정된 글자판을 활용해 ‘시각물’을 만들어내는 청소년들의 능력은 한계를 모른다. 여기까지는 미국을 비롯한 서양권과 일본, 중국 등 동양권에서도 광범하게 벌어진 일이니,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라 하겠다. 그러나 한국 청소년들은 우리말의 특색을 아낌없이 살려 더욱 독특한 말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청소년들, 한자에 매료되다

얼마전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궁>(문화방송)에는 이런 장면이 나온다.

황태후 : 그래, 어찌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느냐?
신채경 : 그게요. 제가 물론 ‘열공’해야할 학생이라 ‘대략난감’이지만요, 저희 집이 ‘당최 압박’을 당해서요, ‘좌우당간’!
황태후 : 열공이라? 이는 무슨 시호인듯도 들리고, 대략난감, 좌우당간…이건 어떤 뜻의 고사성어인고?

한자에 익숙치 않은 요즘 청소년들이 한자어를 ‘내 맘대로’ 조각해 활용하는 현실을 엿볼 수 잇는 장면이다. 한국어에는 한자가 상당부분 포함돼 있고, 좀더 ‘경제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려는 청소년들에게 뜻글자인 한자는 좋은 재료가 되어 주었다. 대략난감, 위기모면처럼 사자성어를 연상시키는 말들이 있는가 하면, 단어 앞에 급(急)자를 붙여 사태의 긴박함이나 간절한 감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네티즌들의 현재 심리상태, 여론의 향방을 뜻하는 ‘넷심’은 인터넷 혹은 네트워크를 의미하는 넷(NET)에 마음 심(心)이 결합된 영한문혼용어다. ‘지름신’은 ‘물건을 마구 사다’라는 뜻의 속어 ‘지르다’와 한자 ‘신(神)’이 만난 경우다. 친구가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사면서 기분을 풀거나 값비싼 물건을 충동 구매할 때, 청소년들은 “지름신이 내리셨다”고 놀린다. 지름신은 ‘쇼핑중독’과 그 맥락이 닿아있지만, 병리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심각함 대신 청소년 특유의 유쾌발랄함이 느껴지는 단어다.

감정 듬뿍 싣는 ‘신조어’폭증

한글학회 김한빛나리 연구원은 “청소년들의 말 중에서 자신의 감정이나 상황을 ‘강조’하는 단어가 특히 많다”고 분석한다. 당최(도데체), 대략(꽤 많이, 아주, 너무), 열라(무척, 너무) 같은 ‘강조어’를 자주 사용한다는 얘기다. 이세희 피디는 “예전에는 셤(시험)이나 담탱이(담임선생님)같은, 청소년들의 일상을 반영한 신조어가 많았으나 요즘은 개인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신조어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무흣하다’는 요즘 청소년들이 자주 쓰는 신조어다. 감정을 표현한 말이지만, 어른들은 그 단어가 갖는 어감(뉘앙스)을 포착하기가 쉽지 않다. 청소년들이 ‘무흣’한 감정을 느끼는 경우는 1)(성인 대상 영상물 등을 보고)야릇한 느낌이 들 때, 2)생뚱맞은 기분이 들 때 3) 어색한 침묵이 흐를 때 등 무척 다양하다. 상대에 말에 깊은 공감을 표현하는 ‘당근이지(당연하지)’는, 좀더 센 느낌이 드는 ‘당돌하지’로, 다시 ‘말밥이지’(당근을 말이 잘 먹는다는 의미에서)로 복제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하셩’혹은 ‘~하셔’로 끝내면서 상대에게 ‘친밀한 느낌’을 전달하던 유행은 최근 ‘~삼’ 또는 ‘~셈’으로 바뀌었다. 김한빛나리 연구원은 “청소년들이 만들어낸 하삼체나 하셈체는, 우리 국어의 ‘활용’을 포착했다는 점에서 재미있는 현상”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청소년들의 즐겨쓰는 단어들 중에는 소통이 어렵거나 남들의 공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묘사한 단어들이 유독 많다. 얼굴을 보며 대화하기 보다는 문자를 주고받고, 혼자 두 세 명 역할을 하면서 게시판에 댓글을 올리는 ‘자기복제 놀이’를 즐기지만, 누군가의 관심을 끌고, 주목 받고, 소통하고 싶은 마음도 그만큼 간절한 것이 아닐까. “악플(악성 댓글)보다 무플(댓글이 아예 없는 것)이 더 무섭다”고 말하는 청소년들과 진정으로 소통하려면, 그들의 ‘심각한 국어 오염 행위’를 지적하기에 앞서 그들만의 언어에 관심을 가져야 할 듯 싶다. 무슨 말인지 알아야 말이라도 붙여볼 것이 아닌가.

10대 말 따라잡기

① ‘∼셈’체, ‘∼삼‘체: 기존 어미 체계를 과감히 흔드는 새로운 문장 끝맺음 방법. 셈과 삼은 그 뜻에 있어 별 차이가 없다. 평서문, 의문문, 명령문 등 어떤 문장 유형에도 사용 가능하나, 상황과 쓰임, 말투로 그 때 그 때 해석을 달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밥 먹었삼? (밥 먹었니?)
열공하셈! (열심히 공부해!)

② 즐 : 대화를 끝낼 때 상대방에게 건네는 덕담 혹은 빈정거림. 1) 즐겨라, 즐겁고 재미있게 놀아라 2) 어디한번 잘해 봐라 3) 꺼져라 등 상황에 따라 단어의 느낌이 달라진다. “나 짐 놀이공원 가삼(나 지금 놀이공원 간다)”이라는 친구의 문자 메시지에 “즐!”이라고 답했다면 1)의 의미, 인터넷 게시판에서 “비회원은 즐!”이라고 했다면 3)의 의미다. 비슷한 단어로 ‘킨’이 있다.

③ 뷁 : 특별한 뜻 없이 짜증날 때 내는 의성어. 화가 나거나 어이가 없을 때, 난감할 때도 두루 쓰이며 대화 상대 혹은 불특정 다수를 향해 소리를 지르는 모양을 묘사한 것이다.

④ 급∼ : 기존 단어 앞에 붙여 ‘빨리~ 하다’라는 뜻을 나타낸다.

급전달(빨리 전달하다)
급박수(급히 박수를 쳐라, 다같이 환호를 보내자)

⑤ 대략 : 원래 ‘어림잡아서’라는 뜻이지만, 문장 안에서 부적절한 호응을 통해 청소년들의 말로 바뀐 경우다.

대략 오만원쯤 돼(어른들의 말)
대략 감동이야(청소년의 말/‘아주 감동적이야’라는 뜻)

⑥ 지대 : ‘제대로’의 줄임말. 원래 뜻이 조금 변형되어 ‘제대로’와 ‘열라’(아래 ⑦번 참조)를 합친 어감을 갖게 되었다.

너 지대 웃긴다(너 제대로 웃긴다, 사람 웃길 줄 안다, 무척 웃긴다)
우리 담탱이 지대여(우리 담임선생님 제대로야. 이때 ‘지대여’는 ‘좋은 사람이야, 멋져’ 혹은 ‘(선생님이니 만큼) 답답하고 엄격해’라는 상반된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⑦ 열라 : 많이, 무척, 꽤, 너무

감기 열라 심해
여기 사람 열라 많아
울 아빠 열라 무서워

⑧ ‘폭탄’시리즈 : 폭탄=(미팅이나 소개팅에서)못생긴 상대, 콩알탄=그런대로 견딜만한 상대, 수류탄=(인명을 살상할만큼) 끔찍한 상대, 핵폭탄=전체 분위기까지 다 망치는 상대.

참고) 융단폭격 : 미팅이나 소개팅에 나온 사람이 모두 폭탄이 경우 쓰이는 말. 비슷한 말로 ‘무기고’가 있음.

이미경 기자 friendlee@hani.co.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김윤식교수의문학산책] 무지가 앗아간 세가지 환각
한겨레
» 김윤식/문학평론가·명지대 석좌교수
[관련기사]
김윤식 교수의 문학산책-흥교사, 화염산, 박통사언해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소. 대체 안다는 것이 무엇인가. 이 물음 앞에 번번이 낭패당한 것으로 회고되오. 13년 전쯤일까, 중국 산시성 시안에 갔소. 거대한 박물관을 외면하고 먼저 달려간 곳이 시안 교외 뚜치(杜曲)에 있는 흥교사(興敎寺). 신라 승려 원측(圓測, 613~696)의 사리탑을 보기 위함이었소. 경내 오른편에 3기의 탑이 솟아 있었소. 중앙의 큰 것이 현장법사의 것, 그 오른쪽이 수제자 규기(窺基)의 것. 왼편이 역시 수제자의 하나인 원측의 것. 탑의 감실에는 사천왕처럼 눈이 치켜올라간 원측의 조각상이 인상적이었소. 송대에 중수한 것이며 비문엔 원측의 행장이 소상히 새겨져 있었소. 다비를 했을 때 사리 49개가 나왔다고 되어 있었소. 그의 저서 <반야바라밀다심경찬>이 티벳어 역으로 현존하고 있다는 사실로 말미암아 내 발걸음이 일직선으로 흥교사로 향했던 것. 중국인 규기와는 달리, 어쩌면 원측의 사상이 이단으로 몰렸을지도 모른다는 실로 막연한 느낌을 한동안 물리치기 어려웠소.

흥교사 현판은 청대의 대정치가 캉유웨이(康有爲)의 글씨. 어째서 캉유웨이의 글씨를 간판으로 내세웠을까. 그것도 ‘有爲’ 두 글자는 적색으로 했을까. 모종의 위화감을 물리치기 어려웠소. 종교와 정치의 거리감 탓이었소. 이러한 위화감을 나름대로 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근자의 일이오. 학병 탈출 제1호에 해당되는 김준엽 씨의 탈출기 <장정>을 읽은 후이오. 충칭으로 모인 탈영 학병들이 시안에 있는 이범석 휘하에서 미군의 O.S.S.(전략정보기관)에 참여했는바 그들의 숙소가 바로 흥교사였던 것. 이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흥교사 경내에서 아마도 나는 또 다른 환각에 빠지지 않았을까. 신라승 원측과 광복군의 만남이 그것. 시공을 초월한 이런 만남이란 얼마나 굉장한가. 내 무식함이 이 감격을 막고 말았던 것.

이런 무지가 가져온 한스러움이 어찌 이에 멈추었으랴. 둔황과 우루무치 사이에 트루판이 있소. 해저 154미터 분지의 오아시스. 그 길목에 화염산이 있소. 구리의 머리, 쇠의 몸뚱이라도 녹여버린다는 이 화염산을 현장법사 일행이 넘어갔지요. 파초선을 갖고 있는 철선선을 정복한 손오공이 아니면 절대 불가능한 일. 지금은 불 꺼진 그 화염산을 지난 곳에 베제크리크 천불동(千佛洞)이 있되 기가 막힐 정도로 훼손된 채 거기 있었소. 15세기까지 이곳 위구르족은 불교를 믿었기에 막고굴 모양으로 천불동을 조성했던 것. 그 뒤 이슬람으로 개종한 이들은 벽화와 인물상을 크게 훼손시켰던 것. 그렇더라도 제법 원형이 남아 있었는데, 독일 탐험대가 벽화의 벽까지 송두리째 뜯어갔던 것. 한발 늦게 이곳에 간 일본의 오타니 탐험대(1910)는 이렇게 적었소. “이곳에서의 불상 발굴은 성과가 없었다”라고. 그럼에도 그들은 남은 부분을 또 수습했소. 오늘날 이 동굴 중심벽화의 복원을 위해서는, 우리 국립박물관에 수장된 벽화조각 한 점이 열쇠를 쥐고 있다고 알려져 있소. 오타니 수장품의 일부가 서울에 남겨졌기 때문이오. 이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그 벽면 앞에 섰을 때 나는 얼마나 가슴이 뛰었으랴. 어찌 이뿐이랴.

화염산은 그래봤자 그저 산이었고, 서유기도 역시 한갓 소설에 지나지 않는 것. 이 소설의 완성본은 명나라 오승은의 것으로 되어 있소. 이런 대작이 한 사람의 단독저서일 이치가 없지요. 수많은 이본들로 조합, 완성된 이른바 적층(積層) 문학인 셈. 이본 연구가 왕성할 수밖에. 이러한 연구에서 빠뜨릴 수 없는 것으로는 썩 오래된, 그러니까 원나라 때 통용된 판본이 있소. 유감스럽게도 그 판본은 중국 천지에서는 찾을 수 없다 하오. 다만 그 판본의 내용을 알 수 있는 실마리가 우리에게 있다면 어떠할까. 조선조가 중국어를 가르치기 위해 편찬한 <박통사언해>(숙종 때)가 바로 그것이오. 그 내용 중에 몇 대목이 들어 있었던 것. “우리 책상에 책을 사러 가자”라고 묻고 “무슨 책을 사러 갈까”라는 식으로 된 중국어 회화책 <박통사언해> 속엔 삼장법사와 손오공이 차지국에 가서 백안대선과 투쟁하던 내용이 대화체로 들어 있었소. 이 사실을 진작 알았더라면 화염산은 내 앞에서 다시 불타오르지 않았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