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 2교시 내내 한 시간동안 쓴 아까운 걸 또 다 날렸다. 이번엔 로그인 시간이 오바되는 바람에. 흠... 오늘은... 일진이 영~ 조신하게 지내야겠다.

수요일 1교시. 2학년 1반이다. 8시 40분까지 자습감독하고 학년회의 마치고 서둘러 조례하고 허둥지둥 1교시 수업 들어가면 아이들은 아직도 담임샘께 조례 중 훈시를 듣거나 벌을 서거나 야단을 맞고 있다. 학년 초, 첫 단추부터 삐걱거리더니 (한 아이를 심하게 놀리길래 두어 번 야단을 쳤었다. 것두 심하게.) 한 학기 내내 아이들과 마음 맞추기가 힘들었다.

2학기 땐 잘 지내봐야지 하고 맘을 단단히 먹었지만 겨우 두어 시간 수업했을 뿐인데 1학기 때보다 더 힘이 든다. 대부분이 멍~한 채로 앉아있고 끊임없이 떠들거나 졸거나 자거나 아예 대놓고 장난치는 아이들. 무엇보다 힘이 드는 건 일 반 아이들은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반응'이나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거다. 진심으로 걱정하는 말을 하며 나의 실패담을 들려주어도 조금 반응을 보이다가는 이내 무심해져 버리거나 냉소적인 눈빛을 보낼 뿐.

오늘은 '人一能之 己百之' 구절을 풀이하며 자기애와 자기신뢰에 대해 힘주어 이야기했지만 나와 아이들 사이의 거리를 재삼 확인했을 뿐이다. 다른 반 수업할 때와는 달리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해주고 가급적 '화'나 '짜증'을 자제하고 친절한 표정으로 수업하려고 꾹꾹 맘 다져 먹다가도 불쑥불쑥 무언가 치민다. 무심함을 넘어서는 싸한 분위기를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어찌해야할지... 이렇게 다시 한 학기를 살아야할까? 아이들이나 나나 할 짓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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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09-13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 힘드시겠어요..아이들의 무심한 눈빛...님 그래도 힘내셔요..언젠가 그 아이들이 알아줄날이 있을꺼에요..

해콩 2006-09-13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마음이 닿지 않는 것... 제 탓이죠. 가끔 안스럽고 안타까워요.
그렇다고 녀석들이 스스로를 줄창 불행하다고 느끼지는 않겠지요? 공부보다 아이들이 자신감을 잃고 학교생활이 점점 재미없어질까봐 걱정이죠. 1반 녀석들, 다른 샘들께도 늘 꾸지람 듣는다고 들었거든요. 어찌해야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