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정의파들의 위선>

사람은 생존해야 한다. 하지만 그 목적은 진화를 위해서다.

괴로움을 견디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목적은 장래의 모든 고통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전투도 더욱 필요하다. 하지만 그 목적은 개혁을 위해서다.

남의 자살을 비난하는 자는 비난을 가하는 한편 사람을 자살로 내모는 환경에 도전하여 공격을 가해야한다.

암흑의 중심 세력에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화살 하나 날리지 않으면서 약자에게만 끊임없이 잔소리를 늘어놓는 자가 있다. 그가 아무리 정의파라고 하더라도, 나는 말하지 않을 수 없고, 나는 정말 참을 수 없다. 그들이야말로 살인방조자들이라고.

루쉰 [희망은 길이다-루쉰 아포리즘], 이욱연 편역, 이철수 판화 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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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4-11-09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적 때문에 비관, 자살하는 아이들이 한해 평균 200명이라고 한다. 이 글을 읽으면서자신의 삶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그 아이들이 생각났다. 사람들은 '다른 아이들은 다들 잘 견뎌내는데 의지가 약한 것'이라고 자살한 아이들을 비난한다. 그리고 '아이들을 그리 약하게 길러내는 학교 교육'을 다시 비판한다. 죽음이라는 극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사회환경에 대해 공격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세상은 원래 그런 것이란다. 적자생존의 원칙이 시퍼렇게 날을 세우고 그 지독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자 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단다. 살인방조자.. 어쩌면 우리 모두는...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시험 좀 못치고 성적 좀 못나와도 자신을 사랑할 수 있고 작은 것에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아이들... 아이들을 그렇게 가르키는 그런 학교였으면 좋겠다.

물만두 2004-11-09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렵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하죠. 우선 자신부터 내성을 기르는 것이 첫째요, 부모의 가치관이 바뀌는 것 또한 첫째요, 사회와 교육이 바뀌는 것이 첫째라 생각됩니다. 이것이 모두 맞물릴 수 있을 때 가능한 일이겠지만 쉬운 일 아니죠. 그러니 적자생존이라는 말 마따나 내 자신 내가 제일 귀하게 여기는 것을 스스로 알아가는 것, 그것이 우선 길이라 생각됩니다. 어른들이 바뀌기를, 사회가 바뀌기를 바라기보다 그게 더 빠르지 않을까 싶네요. 좌절 금지. 비관 금지. 나를 사랑하기... 이것이라도 우선 가르치심이...